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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 '라가르드, 메르켈, 멜라니아' 패션 끝판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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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중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8-01-29 11:37 조회2,82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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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애의 이기적인 워라밸 패션
 

 

의식주 생각만으로 앞만 보고 달려온 시절을 지나 워라밸-Work(일), Life(인생), Balance (균형)-이 중요한 시대에 살아가는 한 여성으로서 패션 디자인실장이 되기까지의 삶을 돌아본다. 나의 과거와 함께 한 기업의 직장인으로서, 한 남자의 아내로서, 한 가정의 주부로서, 한 아이의 엄마로서, 그리고 한 가문의 며느리로서 한국에서 여성이 직업을 가지고 균형 있게 사는 것이 어떤 것인지, 지난 시절과 변화된 현재의 패션에 대해 가감 없이 이야기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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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패션위크 스트리트 패션. [중앙포토]

 

은발의 우아함,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
여성성 극대화,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완벽한 패션 이해, 멜라니아 트럼프

 

 

지금 함께 사는 남편은 20대의 상당 기간을 유럽과 북미에서 지냈는데, 당시 생활에서 꽤 신선한 충격을 받았던 모양이다. 그중 하나는 여성이 육아를 전담하는 것이 아니라 비록 아이 돌봄 서비스에 자신의 급여 또는 그 이상을 지출하더라도 여성 본인만의 직업을 가지려고 한다는 점과 70세가 넘어 보이는 은발의 노부부조차도 연애 초기 남녀처럼 손을 잡고 다닌다는 것이었다.
 
한국의 풍토는 여전히 여성에게 육아를 강요하는 듯하다. 주변 지인들만 봐도 여전히 육아 때문에 회사를 그만두는 여성이 너무나 많다. 몇 년 전 그 귀하다는 30대 초반 패션 디자이너를 뽑기 위해 면접을 본 적이 있다.
 
그는 3~4년 정도 직장생활을 하다가 결혼해서 아이를 낳았는데 1년은 엄마가 꼭 돌봐야 한다는 부모님 얘기에 회사를 그만두고 1년을 꼬박 채워 아이를 키우다 우울증에 걸렸다고 했다. 면접 과정에서 울음을 터트리고 한참을 우는 모습에 그녀가 지내온 1년이 얼마나 힘들었을지 공감도 되고, 왜 같은 여성인 엄마가 딸들에게까지 희생을 당연시하는지 화가 나기도 했다.
 
신혼 초 신랑이 했던 다른 나라 여성에 대한 이야기가 새삼 떠오른 것은 이것이 단순히 경제적 차원의 문제가 아닌 자아실현과 직결된 문제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대부분 여성은 가정의 행복을 빌미로 불평등과 희생을 당연시하며 살아간다. 심지어 부부가 같이 맞벌이어도 육아와 가사에서 여성이 느끼는 부담감은 훨씬 클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여성으로서 어떻게 나이 들면 좋을까 하는 고민도 하기 시작했다. 특히나 직급이 올라가고 실장이 되니 회사에서 내가 아는 사람보다 나를 아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옷차림에 신경을 많이 쓸 수밖에 없어진다. 특히 유럽의 나이든 멋진 여성 리더들을 보며 자극을 많이 받고 있는데, 최근 세계적으로 영향력 있는 여성들의 패션에 대해 살펴보려는 것도 그런 이유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아틀란틱 카운슬 주관 세계시민상 시상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는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총재. 은발에 블랙드레스가 대조적으로 아름다워 보인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아틀란틱 카운슬 주관 세계시민상 시상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는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총재. 은발에 블랙드레스가 대조적으로 아름다워 보인다. 청와대사진기자단

 
30대 초반 프랑스로 처음 출장 갔을 때 마네킹이 실제로 길거리를 걸어 다니는 것 같아서 눈이 휘둥그레졌었다. 왜 패션 하면 프랑스인지를 알게 되었다고나 할까. 그래서인지 개인적으로 제일 멋진 여성을 꼽으라면 프랑스의 크리스틴 라가르드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여성 5인 안에 꼽히는 IMF 총재 크리스틴 라가르드(1956년생)는 180cm의 큰 키에 샤넬을 즐겨 입고 패셔너블한 팔찌를 즐겨 착용하고, 에르메스 가방을 든 패션으로 보그 잡지의 표지를 장식하기도 했다.
 
때로는 여신 같은 시스루를 입기도 하고, 화려한 색상의 옷도 잘 소화해 낸다. 그는 58세인 지금도 일주일에 한 번은 자전거로 20km를 달리고, 스쿠버다이빙과 요가를 즐기며, 시간이 나는 대로 수영을 즐기는 근육질 할머니다. 그는 “진정으로 강해지기 위해선 때로 인생을 즐길 필요가 있다. 너무 바빠서 일정표에 인생 즐기기를 억지로 끼워 넣어야 할지라도 말이다"라고 얘기한다.
 
물론 고가의 에르메스 가방과 화려한 스카프, 세련된 옷차림이 전부는 아니다. 그의 품위를 높여주는 것은 오히려 자연스러운 은발의 머리색과 얼굴의 주름, 당당한 애티튜드가 아닐까 싶다. 은발은 범접할 수 없는 아우라를 풍기는 그의 시그니쳐 포인트다. 은발이 어떤 장신구보다 눈부시다는 것을 라가르드 총재를 보면서 나도 빨리 저런 은발이 되고 싶다고 생각할 정도로 마력이 있다.
 
지금은 백발의 여성 리더 자체가 화제가 되는 세상이지만(우리나라에서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있다), 앞으로 50~60대 여성의 사회 활동이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여기는 세상이 올 것이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왼쪽)과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두 사람의 패션은 신발에서부터 차이가 난다. [AP=연합뉴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왼쪽)과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두 사람의 패션은 신발에서부터 차이가 난다. [AP=연합뉴스]

 
패션 하면 프랑스지만 영국도 만만치 않다. 창의적이고 실험적인 것을 높이 사는 사회적 분위기 때문에 그들 특유의 독특한 감각이 있다. 
 
메이 총리의 패션은 클래식한 옷에 액세서리로 포인트를 주는데 패턴과 색감을 주어 보수적인 듯하지만, 파격도 즐길 줄 아는 느낌을 준다. 그는 독특한 신발을 사랑하는 취향이 있고, 화려한 모자를 활용한 패션으로 우아함의 정점을 보여준다.
 
BBC의 인터뷰에서는 무인도에 보그 평생 구독권을 가지고 갈 거라고 할 정도로 패션에 관심이 많은 그를 ‘자신의 여성적 아름다움을 극대화할 줄 아는 정치인’이라고 극찬할만하다.
 
한국의 여성 정치인과 비교하면 너무나 파격적인데 한국에서도 메이 같은 여성정치인을 언제쯤 볼 수 있을까? 남자처럼 강해 보이려고 딱딱한 정장을 입기보다는 여성성이야말로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다는 걸 테리사 메이가 보여준 것이다. 그리고 그 뒤에는 아내의 정치적 성공을 위해 옥스퍼드대 동창인 남편의 외조가 있었다는 것은 한국 남편들이 알았으면 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부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 

 
디올의 레드 수트를 입고 파리를 방문한 멜라니아 트럼프. [AP=연합뉴스]

디올의 레드 수트를 입고 파리를 방문한 멜라니아 트럼프. [AP=연합뉴스]

 
마지막으로 영향력 부분의 여성과 패션을 고려하면 미국의 이 사람을 빼놓을 수 없다. 미국 대통령의 부인인 멜라니아 트럼프는 키 180cm로 세계적인 모델 출신답게 TPO(Time, Place, Occasion: 시간, 장소, 경우)의 진수란 무엇인지를 보여준다.
 
한국에선 한복에서 영감을 받은 듯한 코트를, 일본서는 벚꽃 모티브의 의상을, 중국에선 치파오를 재해석한 의상을 입어 눈길을 끌었다. 그는 5개 국어를 구사하는 세계적인 탑모델로 돈과 몸매를 여과 없이 보여주는데 패션 디자이너로서 봐도 패션에 대한 이해도는 완벽 그 이상이다. 이렇게 화려한 영부인은 본적이 없기 때문에 희열이 느껴질 정도이다.
 
심지어 트럼프 대통령에게 꽤 영향력을 끼친다고 하니, 대서양 저편의 2명의 패셔너블 정치인과 견줄만한 파워를 가졌다고 해도 될 것이다.
 
이렇게 위 여성 리더들은 파워 드레싱(Power Dressing: 부와 권력 등을 갖춘 이들이 자신의 지위와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입는 복장)이 무엇인지를 잘 보여준다. 
 
비단 우리 여성이 유명 정치인이 아니라 할지라도, 우린 이미 여성으로, 부인으로, 엄마로 하나의 경제 공동체인 가정에서 실권을 상당히 지닌 파워우먼 아니던가. 그러니 적절한 장소와 경우에는 파워 드레싱이 뭔지 보여줄 때도 있어야 한다.
 
‘옷을 때와 장소에 맞게 잘 입는 것은 국가가 제게 부여한 아주 중요한 임무입니다.’ 철의 여인으로 불리는 마거릿 대처의 말이다.
 
패션이 매우 중요한 전략이 된 시대, 매일 아침 일어나자마자 나는 고민한다. 
‘오늘 뭐 입지?’
 
정영애 세정 올리비아로렌 캐주얼 디자인 실장 jya96540@sejung.co.kr

[출처: 중앙일보] [더,오래] '라가르드, 메르켈, 멜라니아' 패션 끝판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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