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럭셔리 | 명품 로고보다 돋보이네, 내 이름 새긴 가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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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중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8-03-08 12:16 조회39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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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찾아도 마음에 드는 제품이 없을 때, 우리는 꿈꾼다. 내가 원하는 디자인의 제품이 나타나는 신기한 마술을. 최근 이 바람처럼 고객이 원하는 디자인을 적극적으로 반영해 세상에 딱 하나뿐인 제품으로 만들어준다는 브랜드가 많다. 이른바 맞춤 서비스, 커스터마이징 서비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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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딱 하나뿐인 나만을 위한 제품 만큼 사치스러운 것이 또 있을까. 개인화, 맞춤화를 의미하는 '커스터마이징'이 패션계의 새로운 돌파구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 터치 바이 딜런]

 

패션계 새로운 돌파구 ‘커스터마이징’
가방 버클·손잡이 교체, 장식 떼고 붙여
진귀한 쇼핑 경험, 희소가치 부여


 

 
커스터마이징, 흥행 공식 되나
 

 
슈트만 맞춤 제작하는 것이 아니다. 봄버 재킷이나 데님 재킷에도 내가 원하는 디자인을 입힐 수 있다. 유지연 기자

슈트만 맞춤 제작하는 것이 아니다. 봄버 재킷이나 데님 재킷에도 내가 원하는 디자인을 입힐 수 있다. 유지연 기자

서울 강남구 청담동 구찌 플래그십 스토어는 지난 1월 25일 리뉴얼 오픈하면서 DIY(Do It Yourself) 코너를 크게 활성화했다. 핸드백 가죽 컬러부터 핸들 장식까지 원하는 대로 고를 수 있고, 수십 종류의 패치를 핸드백 혹은 니트·재킷 등에 붙일 수 있도록 했다. 여성 핸드백 중에서는 실비백과 디오니소스백의 DIY가 가능한데 버클·손잡이·소재·패치·디테일 등에 변화를 줘 무려 1만 가지 다른 스타일이 나온다. 사실상 세상에 하나뿐인 가방이 되는 셈이다. 
남성 제품도 맞춤 슈트에서나 가능했던 MTM(measure to made·맞춤 제작) 서비스를 니트웨어, 봄버 재킷, 데님 재킷 등으로 확대해 원하는 디자인이나 문구를 넣을 수 있도록 했다. 고객이 주문을 하면 이탈리아에서 수작업으로 만들어진다. 제품을 수령하기까지 10주가 걸리지만 반응은 좋은 편이다. 업체측에 따르면 VIP 대상 사전 행사에서 이미 상당히 많은 주문이 이루어졌다고 한다.  
남성용 셔츠 등 의류에 원하는 디자인의 자수 패치를 붙일 수 있도록 준비했다. 유지연 기자

남성용 셔츠 등 의류에 원하는 디자인의 자수 패치를 붙일 수 있도록 준비했다. 유지연 기자

코치도 지난 2월 2일 ‘크리에이트 커스터마이징 서비스’를 시작했다. 딩키백과 새들백, 클러치를 구매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매장에서 어플을 이용해 가죽 장식이나 핀을 가방에 원하는 대로 배치할 수 있도록 했다. 다양한 색상의 태그를 고르고 100가지 이상의 스탬프, 영문 이니셜을 새길 수 있는 모노그래밍 서비스도 가능하다. 롯데백화점 잠실점에서만 가능했던 이 서비스는 체험해 본 고객 반응이 좋아 5월부터는 여러 매장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가죽 가방에 붙일 장식을 선택하면 그 자리에서 직접 나만의 가방을 만들어주는 서비스를 진행 중인 코치. [사진 코치]

가죽 가방에 붙일 장식을 선택하면 그 자리에서 직접 나만의 가방을 만들어주는 서비스를 진행 중인 코치. [사진 코치]

아예 커스터마이징 요소를 액세서리 제작으로 적극 확대한 경우도 있다. 펜디는 지난 2015년 가방 어깨끈을 교체할 수 있는 스트랩 유(strap you) 세트를 출시했다. 다양한 사이즈와 모양으로 출시된 어깨끈을 추가 구매해 자신의 취향에 맞게 바꿔 단다는 콘셉트다. 스트랩 가격만 1백만 원대에 육박하지만, 워낙 장식이 화려한 데다 거의 모든 펜디 가방에 매칭할 수 있어 반응이 뜨거웠다. 
어깨 끈을 바꿔달아 커스터마이징 할 수 있도록 별도의 액세서리를 출시한 펜디. [사진 펜디]

어깨 끈을 바꿔달아 커스터마이징 할 수 있도록 별도의 액세서리를 출시한 펜디. [사진 펜디]

이와 비슷하게 디자이너 브랜드 안야 힌드마치는 색상과 손잡이 등을 고르고 액세서리를 다는 방식으로 나만의 가방을 만드는 '빌드 어 백' 컬렉션을 선보였다. 원통형 버킷백을 기본으로 소재와 색상, 사이즈, 액세서리 등을 선택하면 매장에서 곧바로 조합해 만들어주는 방식이다. 백 가지 이상의 다양한 조합이 가능해 개성을 드러낼 수 있다는 게 업체측 설명이다. 
버킷백의 소재와 컬러를 고르고 어깨끈과 참장식 등을 추가로 구입해 가방에 매달 수 있도록 해 나만의 가방을 만들 수 있도록 했다. [사진 안야 힌드마치]

버킷백의 소재와 컬러를 고르고 어깨끈과 참장식 등을 추가로 구입해 가방에 매달 수 있도록 해 나만의 가방을 만들 수 있도록 했다. [사진 안야 힌드마치]

롱샴은 지난 2월 가방에 붙이는 핀 형태의 액세서리로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한 ‘르플리아주 핀’ 한정판 라인을 출시했다. 가죽 가방 표면에 작은 구멍이 나 있어 원하는 핀을 추가 구입(8만 원대)해 장식하면 나만의 가방을 만들 수 있다. 기존 같은 라인의 가방보다 3~4배 정도 판매가 증가했다고 한다.  
가방에 미세한 구멍이 뚫려있어 소재를 보호하면서도 다양한 장식을 붙일 수 있도록 했다. [사진 롱샴]

가방에 미세한 구멍이 뚫려있어 소재를 보호하면서도 다양한 장식을 붙일 수 있도록 했다. [사진 롱샴]

이처럼 패션 브랜드들의 새로운 흥행 요소로 커스터마이징이 떠오르고 있다. 커스터마이징(customizing)은 생산업체나 수공업자들이 고객의 요구에 따라 제품을 만들어주는 일종의 맞춤 제작 서비스를 말한다. 업체에 따라 DIY, MTM(measure to made·맞춤 제작), 퍼스널라이재이션(personalization·개인화) 등 용어는 다양하지만 개념은 비슷하다. 단 한 사람만을 위한 디자인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취향이 세분화되면서 타인과의 차별성을 원하는 소비자들이 많아진 요즘, 커스터마이징이 패션 브랜드의 새로운 돌파구로 주목받고 있다.  
 

 

 
비용 낮아지고, 접근성 높아져  

 
패션계에서 맞춤 제작 서비스가 아주 새로운 방식은 아니다. 고가의 수트나 드레스 등은 일찍이 맞춤 제작에서 그 역사가 시작됐다. 비스포크(bespoke·주문복) 슈트 역시 전통 테일러 장인들에 의해 현재까지 명맥이 유지되고 있다. 
지금은 그 방식이 매우 간편해졌고 비용도 저렴해졌다는 점이 다르다. 최고가의 물건을 살 때만 가능했던 고급 맞춤 제작 서비스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졌다. 일례로 아디다스의 ‘마이 아디다스’ 서비스를 이용하면 10만원대 운동화를 구매하면서도 내 마음대로 모든 것을 정할 수 있다. 과정도 간단하다. 매장에 갈 필요도 없이 브랜드 공식 온라인 쇼핑몰에 접속해 운동화 색과 무늬, 신발 끈의 타입, 아웃솔과 안감의 형태를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다. 몇 주간의 배송 기간만 제외하면 기성품 구매와 다름없는 방식이다. 
마이 아디다스 서비스를 이용해 만들어본 아디다스 슈퍼스타. 소재부터 각 부분의 컬러, 운동화 끈 등 세부적인 선택이 가능하다. [사진 아디다스 홈페이지 캡처]

마이 아디다스 서비스를 이용해 만들어본 아디다스 슈퍼스타. 소재부터 각 부분의 컬러, 운동화 끈 등 세부적인 선택이 가능하다. [사진 아디다스 홈페이지 캡처]

코치나 구찌 등 명품 브랜드의 경우, 워낙 제품 자체가 고가라서 비용이 저렴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과거보다 주문 제작 과정이 한층 수월해진 것만은 분명하다. 김홍기 패션 큐레이터는 “최근 들어 3D 프린터 등 제작 기술이 발전하면서 맞춤 서비스에 대한 접근성이 좋아졌고, 나만의 특별한 서비스를 원하는 소비자들 욕구 또한 커졌다”며 “이런 요소들이 마케팅 전략과 잘 맞아떨어지면서 커스터마이징이 점차 보편화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재는 물론 세부 디자인까지 고객이 선택하면 일본의 장인이 수작업으로 운동화를 만들어주는 오니츠카 타이거의 '커스텀 오더' 서비스. 현재 일본에서 서비스 중이며 국내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사진 오니츠카 타이거]

소재는 물론 세부 디자인까지 고객이 선택하면 일본의 장인이 수작업으로 운동화를 만들어주는 오니츠카 타이거의 '커스텀 오더' 서비스. 현재 일본에서 서비스 중이며 국내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사진 오니츠카 타이거]

 

 

 
명품이 더는 명품이 아닌 시대

 
디자인 단계부터 로고 대신 구매자의 이름 이니셜을 새길 수 있도록 자리를 비우고 출시된 백. [사진 보테가 베네타]

디자인 단계부터 로고 대신 구매자의 이름 이니셜을 새길 수 있도록 자리를 비우고 출시된 백. [사진 보테가 베네타]

커스터마이징 방식도 훨씬 다양해졌다. 구찌와 코치처럼 기존 핸드백과 옷에 장식을 붙이는 하프(half) 커스터마이징 형태도 있고, 아디다스처럼 아예 제품의 모든 요소를 선택할 수 있는 맞춤 제작도 있다. 
가장 흔하게는 원하는 위치에 이니셜을 새기는 모노그래밍(monograming) 서비스도 있다. 보테가 베네타는 2018년 SS 컬렉션을 발표하면서 브랜드 로고 대신 이니셜을 새길 수 있도록 디자인한 클러치와 백팩 등을 선보였다. 로고 대신 내 이름을 넣는 셈이다. 이는 명품 브랜드의 로고가 더는 희소성을 갖지 않게 된 요즘의 트렌드를 정확히 꿰뚫는 전략이다. ‘터치 바이 딜런’이라는 이름으로 커스터마이징 가방을 선보이는 류은영 디자이너는 “커스터마이징이 흥행하는 가장 큰 이유는 명품이 더는 명품이 아니게 된 소비 가치 때문”이라고 말한다.  
에르메스 빈티지 백에 다양한 장식을 다는 과정. 이런 장식조차 독창적인 피스를 사용한다. [사진 터치 바이 딜런]

에르메스 빈티지 백에 다양한 장식을 다는 과정. 이런 장식조차 독창적인 피스를 사용한다. [사진 터치 바이 딜런]

류 디자이너는 샤넬·에르메스 등의 빈티지 백에 아티스트 고유의 독창적인 디자인을 더하는 작업으로 유명하다. 2005년 어머니가 물려준 디올 클러치에 묻은 와인 얼룩을 가리기 위해 레이스 등의 장식을 단 것이 계기가 됐다. 이 클러치를 본 지인들 사이에서 반응이 좋아 오래된 가방에 장식을 달아 하나씩 만들어주면서 빈티지백 디자이너로 활동하게 됐다. 1920년대 에르메스 백이나 2000년도 샤넬 한정판 투웨이 백 등 이제는 더 이상 생산되지 않는 빈티지 가방에 전 세계 벼룩시장을 돌며 수집한 패브릭 앰플럼이나 금속 스탬핑, 빈티지 젬스톤 등을 다는 방식으로 작업한다. 이 가방들로 그는 전시회도 열고 분더샵·10꼬르소꼬모 등 유명 편집 매장에서 판매도 한다. 
개인에게 의뢰받아 작업하는 경우도 있다. 한정된 기간 안에 응모를 받아 진행하는데 매번 100개 안팎으로 주문이 밀려 들어올 만큼 인기가 좋다. 류 디자이너는 “오래돼서 잘 손이 가지 않는 가방을 새롭게 디자인한다는 목적이 크지만, 이제는 너무 흔해진 샤넬·에르메스 등의 럭셔리 브랜드가 더는 특별하게 느껴지지 않는 고객에게 차별화된 디자인을 제시한다는 면도 있다”며 “심지어 장식으로 브랜드 로고를 가리고 싶어 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전했다.  
"단 한 사람만을 위한 디자인"을 추구한다는 류은영 디자이너의 작품들. [사진 터치 바이 딜런]

"단 한 사람만을 위한 디자인"을 추구한다는 류은영 디자이너의 작품들. [사진 터치 바이 딜런]

 

 

 
제품을 디자인하는 경험까지 쇼핑

 
패션 편집숍 분더샵은 오는 5월 식음료 브랜드 쉐이크쉑 버거와 재미있는 협업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다. 티셔츠나 후드점퍼·가방 등을 쉐이크쉑 버거와 함께 제작하되 기간 한정으로 매장에서 직접 제품에 스탬프를 찍는 등의 커스터마이징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내용이다. 이를 위해 LA 기반의 스트리트 브랜드 ‘차이나타운 마켓’의 마이크 셔면 디렉터가 내한해 디자인 작업에 참여할 예정이다. 이를 기획한 분더샵 패션 MD 성명수 과장은 “요즘 소비자들은 무조건 물건을 소유하고 싶어하기보다 쇼핑 과정 그 자체에서 재미를 느끼고 싶어한다”며 “브랜드 입장에선 제품 디자인 과정에 적극 참여할 수 있는 경험까지 판매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오니츠카 타이거 2018 SS 컬렉션 론칭 현장에서 '커스텀 오더'를 체험해보는 사람들. [사진 오니츠카 타이거]

오니츠카 타이거 2018 SS 컬렉션 론칭 현장에서 '커스텀 오더'를 체험해보는 사람들. [사진 오니츠카 타이거]

커스터마이징 서비스는 브랜드가 소비자를 적극적으로 돌보고 모신다는 기분을 느끼게 하고 친밀감 또한 형성해준다. 성신여대 서비스 디자인 공학과 이향은 교수는 커스터마이징을 통해 제품·브랜드와의 애착 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 교수는 “자신의 손길이 닿은 제품에 대한 애착 관계가 형성되면 종래에는 해당 브랜드 자체에 대한 호감도로 연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동덕여대 패션 디자인과 정재우 교수는 커스터마이징을 보다 정교해진 가치소비의 하나로 봤다. 빠르게 소비하는 패스트 패션에서 느리게 소유하는 슬로 패션으로 의식이 이동하면서 소비에 가치를 부여하는 방식 중 하나로 커스터마이징이 주목받고 있다는 것이다. 정 교수는 “이전에는 럭셔리 브랜드를 소비하는 것 자체로 만족했다면 요즘에는 커스터마이징을 통해 나만의 개성을 입혀 차별화와 희소가치를 추구하고 있다”고 했다.  
유지연 기자 yoo.jiyoen@joongang.co.kr

[출처: 중앙일보] 명품 로고보다 돋보이네, 내 이름 새긴 가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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