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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 [바다 건너 글동네] 뽀로로 할아버지,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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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8-05-14 09:49 조회22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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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정(한국문협 캐나다 밴쿠버지부) 

 

 

 

  땅속 깊은 곳에서 생명의 기운을 얻은 나뭇가지들이 봉긋한 새싹을 내미는 봄날이다. 연둣빛 버드나무 가지들은 한껏 기지개를 켜고, 물 고인 풀밭에는 개구리들이 소리 높여 누군가를 부르고 있다. 투박한 노크 소리에 현관문을 여니, 활달한 집배원이 작은 상자를 건네준다. 

 

 서울에 사는 딸이 보낸 소포 속에는 카드와 남편이 부탁한 붓 여섯 자루, 말린 복어 지느러미 세 봉지가 들어 있었다. 붓과 따끈한 청주(히레사케)를 즐기시라며 보낸 복어 지느러미보다 반가운 것은, 세 식구가 여름 휴가를 온다는 소식이었다. 시간과 경비를 들여 먼 길을 온다니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재잘대는 손녀딸을 빨리 보고 싶다. 

 

 지난해 딸네 집에 머물 때, 손녀딸은 유난히 외할아버지에게 낯가림이 심했었다. 가까이 다가오지도 않고 제 방에서 나오려 하지도 않았었다.  

 

 “내 흰머리와 큰 목소리 때문일까?”

 

고심하던 남편은 손녀딸을 둔 친구에게 조언을 구했다. 다음날부터 아침 일찍 일어난 남편은 손녀딸이 제일 좋아하는 뽀로로 만화 속 동물들을 그리기 시작했다. 큰 스케치북에 색색의 크레용으로 그려지는 뽀로로 속 동물들은 아주 그럴듯해 보였다. 호기심 많은 꼬마 펭귄 뽀로로, 요리 공주 비버 루피, 피겨 스케이팅을 타는 펭귄 패티---, 거실 벽에는 하루에 한 장씩 귀여운 뽀로로 친구들이 늘어났다. 아침마다 그림을 받아들고 활짝 웃는 손녀딸을 보며, 남편은 무척 행복해했다. 

 

“언제나 즐거워 개구쟁이 뽀로로, 눈 덮인 숲속 마을 꼬마 펭귄 나가신다---.” 

 

어느 날 옹알대듯 노래를 마친 손녀딸은 할아버지 볼에 입맞춤하고 “뽀로로 할아버지 최고!”라고 말했다. 이 순간의 감동은 남편의 고심 어린 노력으로 얻어낸 큰 결실이었다. 네 살 된 손녀딸은 외할아버지의 무한한 사랑을 기억하고 있었다. 외할아버지가 만들어 주신 나무 퍼즐과 뽀로로 그림들을---. 

 

 우리와 손녀딸의 관계도 정성을 다해 만들어 가야 하는 인간관계에서 예외일 순 없다. 서로 마음으로 다가가는 관계를 위해 기다리고 인내하며 지혜를 모으고 있다. 언제까지 손녀딸은 우리의 마음을 다한 사랑의 대상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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