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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 [문예정원] 손주들과 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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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의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8-06-18 09:30 조회88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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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의원 

언젠가 고 이병철 회장님께서 세상에 마음대로 되지 않는 일이 많지만 그중에 가장 마음대로 안 되는 것이 자식 농사와 골프라고 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골프에 대하여 고희를 넘긴 나로서 전적으로 동감이 간다. 자식 농사에 관하여는 아들 하나 낳아서 키운 나로서는 그렇게 어렵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었다. 그러나 아들이 가정을 꾸미고 손주들을 낳으니 아이들 키우는데 많은 관심을 기울이게 된다. 결혼하고 사노라면 자식이 생기기 마련이고, 물론 혹자는 아이를 안 낳고 살기도 하지만, 자식이 생기면 기르는 것이 순리임을 우리는 다 알고 있다. 그러나 자식을 어떻게 기르느냐 하는 문제는 그냥 순리대로 기르면 된다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나는 생각한다. 물론 일가친척이 주위에 있어 자녀 키우는 것을 가르쳐 주고 도와주면 별 어려움 없이 키울 수는 있겠지만…… 

캐나다 수도인 오타와에 직장이 있었고, 오타와에는 친척은커녕 아는 사람이라고는 학교 동문 몇 가정과 한 달에 한 번 모여 예배 모임을 하던 한인교회 교인 수십 명 정도였다. 아내가 임신이 되자 걱정이 되어 그 당시 책방에서 유아 양육에 대한 Dr. Benjamin Spock이 저술한 “Baby and Child Care”란 책을 사서 아이의 출산과 기르는 방법 등에 대한 공부를 열심히 했다. 세월이 흘러 아들이 결혼하여 가정을 꾸몄고, 며느리가 쌍둥이 딸을 임신하였다는 소식을 듣자 우리는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된다는 사실에 마음이 설렜다. 나는 곧 “How to do Grand parenting” 에 대한 책을 읽고 준비했다. 쌍둥이가 한창 재롱부리는 3살 때 손자가 태어났다. 우리는 책에서 얻은 지식을 최대한 활용하기를 애썼다.

유아 양육에 대한 여러 가지 장기 연구가 이뤄졌는데 아이의 성격과 기능은 부모로부터 직접 유전되는 것이 50%이고 나머지가 환경과 부모가 어떻게 길렀는가에 달렸다고 결론이 났다고 한다. 특히 내 눈을 끈 연구는 소위 말하는 종적 연구 (Longitudinal Study)인데, 이 연구 방법을 통하여 학생 학습능력 (Student Academic Performance)에 어떠한 요소들이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한 연구 결과였다. 대표적인 연구가 미국의 문교부가 1990년 말기에 실시한 “Early Childhood Longitudinal Study”이다. 이 연구는 어린이들의 학습능력 향상 (Academic Progress)에 대한 연구로, 유치원부터 5학년에 이르는 20,000명 이상의 학생을 대상으로 같은 학생을 6년간 추적하여 학습능력을 평가한 역사적인 연구프로젝트였다. 학습능력에 어떠한 요소들이 영향을 주는가에 대한 방대한 자료를 제공하고 있는데 결론은 부모가 무엇을 해 주느냐 (What parents do)가 중요한 것이 아니고, 부모가 무엇인가 (What parents are)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즉 부모가 건전하고, 제대로 교육받고, 사회에서 성공적인 삶을 사는 사람의 자녀가 학습능력이 좋다는 것이다. 너무나 당연한 결과여서 구태여 방대한 자금을 드려 연구할 필요가 있는지 의심될 정도다. 한 가지 주목할 것은 과외로 먼저 배우는 것 (Head Start)은 학습능력 향상에 별 효과가 없다는 결론이다. 사실 우리나라 부모들은 세계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정도로 아이들 교육에 열성이어서 초등학교서부터 과외공부를 시킨다는 데 참고할 만한 사실이다. 조부모들이 손주들을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가에 대한 책에서 내린 결론을 보면 아이들의 관심사는 얼마나 많은 시간을 같이 놀며 보냈느냐가 중요하지 나머지는 아무 영향이 없다는 사실이다. 예를 들면 비싼 선물을 들고 가끔 방문하는 것, 생일날 많은 선물 들고 방문하는 것, 가르치려고 애쓰는 것 등등, 아이들의 기억에 하나도 각인이 안 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 충고를 따라 우리는 아들네가 허락하는 날이면, 아들네 집에 가서 손주들과 늘 같이 게임도 하고, 숨바꼭질도 하고, 만화 영화도 보고, 같이 놀이터도 가곤 한다. 아들네 갈 때 우리는 손주들에게 조그만 선물이라도 가지고 가서 주고 싶은데 아들과 며느리가 손주들이 무슨 잘한 일 없이 선물을 받으면 선물의 가치를 모른다고 하여 금지하고 있어 주지는 못하고 있지만, 가끔 눈치 보며 일부러 기회를 만들어서 주기도 한다. 집에 놀러 오면 손주들이 놀 수 있게장난감도 준비하고 게임도 준비해서 모든 것을 제쳐놓고 손주들과 시간을 보낸다. 손주들이 장성해서 할머니 할아버지가 얼마니 자기들을 사랑했는지 기억하기를 소원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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