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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 [바다건너 글동네] 냉정하게 ‘나’란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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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민완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8-07-19 13:48 조회1,62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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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완기(한국문협 캐나다 밴쿠버지부) 

 

 

한때는 깐깐함이 큰 미덕으로만 여겨지던 때가 있었다. 일 처리를 덤벙덤벙하는 이를 보면 영 못마땅하여 그 사람을 다시 쳐다보게 되고, 개운치 않은 마음에 꼭 두어 마디 보태서 쓴 소리를 해야만 직성이 풀리던 사람.

 

‘남산 딸깍발이’ 마냥 자존심 하나로, 배가 고파도 부른 체, 동장군이 몰아쳐도 훈풍 속에 사는 양, 웃을 줄 아는 것이 선비 이자 군자의 모습으로 여기고 살아왔던 답답한 사람

 

아내가 기대한 것은 ‘이해’이고 따뜻한 ‘위로’임에도 늘 ‘지적’과 ‘나무람’이 앞서던 사람.

 

그런데 살다 보니 좋았던 깐깐함이 발목을 잡고, 세심함으로 살피는 것이 갑갑함을 낳고, 쉬지 않는 잔소리가 세상을 캄캄하게 만드는 것을 알게 되었다.

 

깨달았으니 바꿔야하겠다.

 

평생을 아내의 위에 버티고 서서 ‘on the stand’만 해왔으니, 이제는 아내 밑에 서서 ‘under stand’만 하리라.

 

하루하루 ‘에피소드’로만 살아왔던 것을, 하루하루가 ‘히스토리’ 속에서 누군가를 닮은 삶으로 바꾸어 가보리라.

 

앞으로의 나의 미덕은 ‘깐깐함’이 아니라 그저 묵묵히 들어주고, 곁에 있어주고, 끝까지 이해해주는 ‘든든함’이 될 수 있도록 바꾸어 가리라.

 

부끄럽지만 냉정하게 ‘나’란 사람은 현재 이런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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