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 [캐나다 한 중간에서] 어둠의 각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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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윤문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8-09-28 09:16 조회1,811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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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쿠버의 겨울 밤은 길고
낮은 짧다 그래서 하는 일 없이 하루가 빨리 간다
각오해야 한다
이 어둠의 흐느적 거림을 각오해야 한다
긴 긴 끈을 잡고 끝까지 가보아야 한다
나는 개인적으로 이 긴 끈이 좋다
좀 길긴 하지만 나름대로 고독의 뒷 설거지 랄까
읽다만 책을 움켜쥐고 스르르 잠을 자는 순간이랄까
항상 이 맘 때면 난 떠나야 했다
여름과 가을 사이의 햇살을 견디지 못하고 어디로든
가야 했다
그래야 할 것 같았다
햇살 아래서 잠자코 있다는 것은 뒤쳐지는 것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떠나지 않아도 되었다
오직 나로 부터의 자유로운 여행을 즐기다 가
촉촉한 땅을 밟는 기분으로
어둠을 밟으면 되는 것이었다
어둠을 핑계로 가만히 있어도 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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