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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 [문학가 산책] 사진 한 장이 말해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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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유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8-10-04 15:14 조회1,21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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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림(시인. 캐나다한인문학가협회) 

 

 

 

활짝 핀 햇살이

 

창가에 비스듬히 기대어 있는 시간

 

주방 구석구석 먼지를 지우는

 

낡은 사진 안에 내가 있다

 

 

 

랜딩하여

 

처음 장만한 집에서 부산스런 엄마를

 

딸아이가 응시하고 있었다

 

 

 

밀레니엄은 혼돈 없이 시작했고

 

하늘은 더없이 뽀송한 바람을 일으키는 유월의 

 

낯선 나라 낯선 공간에서 

 

균형을 잃은 마음의 중심축이 

 

두려움에서 약간의 설레임으로 이동하여

 

흥얼흥얼 노래라도 부르는 듯한 뒷모습

 

 

 

수많은 밤 속에서

 

뒤척거리며 잠 못 이루던 기억들이

 

이방인의 청년이 된 세월에서

 

온순하게 잊혀져 가고 있었다

 

 

 

종종 인생의 내일은 

 

여전히 정체가 묘연하여

 

가을비 내리는 소리가 요란한 

 

외곽도시의 어둠 안에서 

 

근심이 똘망거리고 있을 때

 

한장의 사진은 그 순간 이렇게 말한다 

 

 

 

시간은 흐르고 모든 세월은 약이다

 

그러므로 쓴 것을 뱉어내지 말고 

 

부드럽게 혀 밑에 넣고 녹여라

 

살아낸 날에서

 

돌이켜 추억하는 것은

 

고통이 다 지워진 

 

우연히 찍어둔 스냅사진 같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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