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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 < 밴쿠버에서 살아남기 by 제이스 리> 죠프리레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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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혜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8-10-15 21:18 조회1,54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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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부모교육에서 "곽탁타"이야기를 들은 적 있다.

곽탁타는 곱사병을 앓아 등이 굽었는데 그 모습이 낙타같다하여 '탁타(낙타같은 말)'이라 불리었다. 그러나 자신도 그 별명이 그럴싸하여 언짢아 하지 않았다.

탁타는 나무를 심고 기르는 일을 하였는데, 그가 심은 나무는 한 그루도 죽지 않았다. 어떤 나무는 잎이 무성하고 열매는 참실했으며, 남들은 엿보거나 흉내를 내려 해도 제대로 따라 할 수 없었다. 어떤 이가 그 비법을 물으니 "제게도 뾰족한 수는 없지요. 그저 나무의 본성에 이르게 할 뿐인걸요." 하고 말했다.

 '무릇 나무의 본성이란, 뿌리는 뻗으려 하고 덮는 흙은 평탄해지려 하지요. 흙은 또 자라던 땅의 것이 좋고 꼭꼭 밟아 뿌리에 붙여주는 걸 좋아합니다. 심고 나서는 건드리지도 말고 걱정도 말며, 돌아서서는 다시 돌보지 말아야 합니다. 나무를 심기는 품 안의 자식같이 하고, 두기는 버린 자식처럼 해야 그 본성이 온전해지면서 제대로 자랍니다. 저는 다만 나무가 자라는 걸 해치지 않을 뿐 키우거나 무성하게 하지는 못합니다."

 

 갑자기 한여름에 다녀온 죠프리레이크 사진을 보면서 곽탁타 이야기가 생각이 난 건, 자꾸만 큰 아이를 밀어붙이는 나 자신을 보기 때문이다.

 지난여름 아이들 아빠와 함께 죠프리레이크로 하이킹을 떠났다. 한 참 산불로 인해 시야가 좋지 않아 망설이다가 떠난 죠프리였지만 다행히 아름다운 자태를 품고 있었다. 그간 차를 운전해서 다녀 걷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해서 체력이 바닥이므로 산행은 조금 힘에 겨웠다. 그러나  푸르른 나무로 병풍처럼 둘러싸인 에메랄드빛 호수와 그 뒤에 만년설로 덮힌 산의 풍경은 그 힘겨움을 가뿐히 사라지게 했다. 그런 아름다움에 반해 나의 욕심이 우리 아들을 밀어붙이고 있었다. 인생 사진 하나 건지고자 호수에서 수영하는 게 어떠냐고 은근히 아들을 조이고 있었다. 걱정이 많은 아들은 차가운 물에 심장마비라도 올까 고민하고 고민하다가 엄마의 낮은 목소리와 종용하는 눈빛을 거절하기 어려워 윗옷을 벗어 시도하려고 했지만 이삼십여 분을 그저 망설이기만 하였다. 그게 뭐라고 나는 아들은 자꾸만 물속으로 집어넣는가. 그동안 얼마나 많이 나는 아들을 남들 얘기를 듣고 남들처럼 키우려고 했을까. 오랜만에 아빠와 함께한 우리 가족의 산행에서 엄마의 실망스러운 눈빛에 우리아들은 마음이 많이 다쳤을 것이다.

 오늘 무심코 지난여름 아빠와 함께한 여행 사진을 보며 상념이 많아진다. < 밴쿠버에서 살아남기  by 제이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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