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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 [문예정원] 미스터 션샤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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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현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8-10-25 16:06 조회1,32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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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현재 / 캐나다 한국문협 회원

 

 막내가 초등학교 일 학년 때 이민을 왔다.벤쿠버 근교 미션에 있는 엘리먼터리에 전학을 했는데 학교에 한국인은 전혀 없었고 막내를 포함 이민 가정은 총 2세대이었다. 그나마 하나 있던 이민 가정의 자녀는 얼마 후 ESL을 졸업하고 우리 아이 혼자 남게 되었다. 학생 하나에 ESL선생 두 명이 붙었다. 우리 아이 하나 때문에 두 명의 교사가 직업을 유지 하고 있는 셈이었다. 교사 두 명이 열과 성을 다해 가르친 덕분에 아이의 영어 실력은 부쩍 늘었으나 대신에 한국어가 어눌해졌다.이리 저리 생각한 끝에 한국에서는 잘 보지 않았던 드라마를 빌려다 보기로 했다. 매주 한인 마트에 들러 장도 보고 외식도 하며 근처에 있는 한국 비디오 가게에서 당시 인기 있던 대장금, 올인, 가을동화, 천국의 계단등을 빌려다 보았다. 덕분에 막내의 한국어 실력은 일취월장 했지만 가족들은 드라마 보는 재미에 빠지게 되었다.

 

 최근 종영된 미스터 션샤인은 '도깨비' '태양의 후예' '프라하의 연인'등을 집필한 김은숙 작가의 작품이다.그녀가 시도한 첫 사극이기도 하다. 신미양요(1871년) 가 일어났던 구한말을 배경으로 의병들의 활약과 로맨스를 그렸다.노비의 자식인 주인공 유진 초이(이병헌)는 부모가 상전의 손에 죽임을 당하는 것을 직접 목격 하고 도망쳐 우연히 만난 선교사의 도움으로 미국으로 밀항을 하게 된다.수 십년의 세월이 흐른 후 미국인 장교로 신분이 바뀐 유진은 꿈에도 잊지 않았던 부모의 복수를 위해 주한 미국 공사 군관으로 부임을 하게 된다. 그러나 양반댁 애기씨 고애신(김태리)을 만나게 되면서 유진의 운명은 한치 앞을 내다 볼 수 없는 소용돌이에 빠진다. 애기씨와 인연이 있는 또 다른 두남자...... 백정 출신으로 죽음 일보 직전에서 애기씨의 도움으로 살아나 일본 야꾸자 칼잡이가 된 구동매(유연석), 유진의 부모를 죽인 상전의 손자 이자 애기씨의 정혼자인 선한 눈매의 김희성(변요한)과 친구도 아니고 적도 아닌 묘한 관계를 이어 간다. 

 

 애기씨와 인연을 맺은 세 남자는 나중에 의병 대장이 되는 애기씨 고애신을 지키기 위해 기꺼이 목숨을 내어 던지고 결국 마지막 회에 전부 죽음을 맞는 새드엔딩이다.교과서에도 실린 마지막 회의 의병 사진은 '데일리 메일' 종군 기자였던 영국 출신 맥켄지 기자가 1907년 경기도 양평군 지평 인근 야산서 촬영한 걸로 알려져 있다.  

 

 미스터 션샤인의 매력은 매회 수채화 처럼 아름다운 화면으로 한편의 영화를 보는 것 같은 즐거움에 있다.그중 인상적인 장면은 말을 탄 유진 초이가 담 너머 애기씨와 그윽한 눈길을 주고 받는 장면, 남장이 잘 어울리는 애기씨가 복면을 하고 지붕 위를 나는듯이 질주하는 장면, 이완익의 집에서 마주친 쿠도 히나(김민정)와 애기씨가 장총과 펜싱으로 화려한 검법 대결 하던 장면, 함안댁(이정은)과 아범(신정근)이 상전이자 자식 같은 애기씨를 위해 장렬한 죽음을 맞으며 그동안 서로 못했던 애정 표현을 하는 장면등이 기억에 남는다. 

 

 또한 감성적인 OST가 일품이다.신승훈,백지영,황치열등 가창력과 감성을 갖춘 스타급 가수 15명이 참여 했으며 그중 백지영의 See You Again이 기억에 남는다.또한 매 회 음미해 두고 싶을 만큼 가슴에 와  닿는 대사들도 일품이다. 그중 몇 개를 꼽아 보면......  '화려한 날 들만 역사가 되는 것은 아니다.(황은산 포수/애기씨 스승)' '총관의 옷 깃 하나 건들지 말라!왕위는 내어 주었으나 그는 절대로 내어 주지 않을 것이다.(고종)'  '당신은 당신의 조선을 구하시오.나는 그대를 구할것이니.(유진이 애기씨에게)'  '판에서 누가 호구인지 모르겠으면 바로 네가 호구다.'...... 이중 가장 기억에 남는 명 대사는 이정문 대감이 고종에게 아뢰는 다음 대사이다.

 

 "폐하! 신이 가장 두려운 것은 싸워 보지도 않고 대한이 일본의 손에 넘어 가는 것이 옵니다. 빼앗기면 되 찾을 수 있으나, 내어 주면 다시 찾을 수 없다 하였습니다." 

 

  실업률은 사상 최고치에 이르고 경제 지수는 연일 하락하며 주변 열강들의 움직임이 구한 말의 상황과 별반 다르지 않게 흘러 가는 요즘 고국의 현실을 보면서, 이정문 대감 같은 충직한 신하는 없는 것인가......하는 생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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