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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 [문학가 산책] 윌링돈 저녁 까마귀 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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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승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8-11-29 14:54 조회1,05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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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승돈 / 시조시인, 캐나다한인문학가협회

 

  

 

윌링돈 하늘빛이 지레 충혈된 것은

 

그곳으로 가마귀떼가 몰려들기 때문일까

 

 

 

오늘은 어디서 영역권 다투느라

 

주홍글씨 피도 설핏 뿌렸지만

 

세상 살점 썩은 몫을 발라내선지

 

섭리처럼 움켜쥔 날갯짓이 충만하다

 

 

 

누군가 호명에  의해 점호라도 받듯

 

수백에서 기천에 이르는 검은 베레모들

 

저마다 관심 가지고픈 얘기들을 물어다가

 

저공하는 하늘 밑 낮은 지붕 구들장 놓고

 

 

 

전신주 어께를 늘여 어디론가 교신해도

 

하늘 끝 배달 안 되어 반송되는 구름과

 

긴 정체구간 늘어선 가로수가 쏟아낸

 

제 철 바람 동참 못한 낙엽들처럼

 

 

 

모였다 헤치기의 반복 늘상 부산하고

 

빈곤한 가지에 매달려 검은 눈을 반짝인다

 

 

 

남은 어둠에서 숙성된 저녁별이랑

 

노숙의 양말 뒤집듯 눈 감지 못한 생선 실은

 

일 마친 내 수레도 마감 서두른 일몰 후

 

 

 

윌링돈 배경화면을 컴퓨터에 올려보면

 

아직도 나를 따라온 가르마 정수리로

 

하늘대오(隊伍) 지어 삽시간 지쳐 가버린

 

'가옥 가옥' 울던 자판에 받침 버린 뒤엔

 

 

 

'가오 가오' 내쫓는 시늉만 남아

 

'가마 가마' 손사레 친 졸음 끝의 고요

 

 

 

올 한해 만남부터 내친 그리움까지

 

활강도 비상도 못한 글썽임에다가는

 

'가갸깍 가갸깍' 모국어 풍경(風磬)을 매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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