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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 [문예정원] ‘퀸’이 한국을 흔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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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선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8-11-29 14:55 조회1,08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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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선희 / 캐나다 한국문협 회원

 

“와우, 대박이다. 진짜 멋있어. 이런 밴드를 이제야 알았다니. 노래는 정말 많이 들어봤는데 그게 ‘퀸’의 노래인지 몰랐어. 진짜 짱, 너무 멋진 밴드야.”

록그룹 ‘퀸’을 다룬 영화 ≪보헤미안랩소디≫를 보고 나오며 고등학생인 딸이 흥분을 감추지 못한다. 특히 ‘위일록유(We Will Rock You)’를 들었을 때 감동이 끝내줬다며 감탄 연발이다. 바로 휴대폰 검색에 들어가더니 이후 계속 ‘퀸’의 노래를 듣고 있다. 딸은 친구들과 한 번 더 영화를 보고, 친구 엄마가 ‘퀸’의 팬이라며 보러 간다고 하자 따라가서 세 번이나 보았다.

한국은 지금 영화 ≪보헤미안랩소디≫의 열풍으로 들썩거린다. 영화를 보고 감동한 사람들이 딸처럼 두 번, 세 번 보러 가기도 한다. 다른 사람들이 느낀 감동도 우리 딸과 다르지 않음을 알 수 있다. 프레디 머큐리의 기일인 11월 24일을 맞아 그의 노래를 함께 부르며 볼 수 있는 싱어롱관도 특별히 편성했는데 금방 매진이 될 정도라고 하니 열풍은 열풍이다. 록을 모르거나 그룹 ‘퀸’을 모르던 사람도 영화를 보고 난 후에 ‘퀸’의 노래를 찾아 들으며 그의 노래에 빠져드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영화는 잔지바르에서 태어나 영국으로 이민 온 아시안 계 이주민 파록 벌사라가 ‘퀸’의 프레디 머큐리로 다시 태어나 록의 전설이 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공항에서 화물 하역을 하던 프레디가 로저 테일러와 브라이언 메이가 만든 밴드 ‘스마일’에 합류해서 밴드 이름을 ‘퀸’으로 바꾸고 본격적으로 그들만의 음악을 시작한다. 평생의 연인 메리 오스본과의 사랑과 양성애적 성향의 성 정체성 문제, 스타가 된 후의 외로움과 언론에의 시달림 등 개인적인 고뇌도 엿볼 수 있다. 6분 길이의 낯선 노래 ‘보헤미안랩소디’의 탄생과정도 재미를 더한다. 에이즈로 인한 절망에도 포기하지 않았던 프레디 머큐리의 음악에 대한 사랑과 열정이 ‘퀸’의 대표 곡 20여 곡과 함께 어우러진다.

‘퀸’의 팬이거나 보는 이들에 따라선 프레디 머큐리의 성격묘사나 이야기 전개에 불만을 가질 수도 있겠다. 이야기 구조가 치밀하지 못하거나 지루하다고 평하는 사람도 있다. 나도 일정 부분 그 얘기에 동감한다. 그럼에도 ≪보헤미안랩소디≫가 신드롬을 일으키는 원인은 무엇일까.

가장 중요한 요인은 역시 이들의 음악이다. 발을 두 번 구르고 손뼉을 한번 치는 리듬의 ‘위윌록유’는 사람들의 가슴에 전율을 일으킨다. 영화의 제목으로도 쓰인 ‘보헤미안랩소디’는 혼돈과 동요가 그대로 드러나 한 번 들으면 잊을 수 없는 특별한 곡이다. 이외에도 ‘위아더챔피언’, ‘돈스탑미나우’, ‘러브어브마이라이프’ 등등 누구나 한 번 이상은 들어봤을 매력적인 음악이야말로 영화의 힘이다.

특히 마지막 20분의 ‘라이브에이드’ 공연의 재현은 압권이다. 1985년 공연이 있었던 웸블리스타디움에 함께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관객들과 무대, ‘퀸’의 공연 모습까지 당시의 감동과 열기를 그대로 전한다. 이 마지막 장면에 몰입한 영화 관객은 엔딩크레딧이 다 올라가도록 일어서질 못한다. 누구도 쉽게 자리를 뜨지 못하고 다 함께 끝까지 음악을 즐기는 건 드문 일이다.

좋은 음악은 시간을 뛰어넘는다. 수백 년 지난 클래식 음악이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연주되는 것처럼. ‘퀸’의 음악이 ‘퀸’을 모르는 젊은 세대마저 아우르며 한국인의 감성에 크게 호소하는 것은 흥미롭다. 다시 전설이 된 ‘퀸’의 음악이 한국인들의 음악적 감수성을 맞춤 저격한 듯하다. 프레디 머큐리의 목소리에는 강함과 부드러움이 동시에 있다. 자신감으로 충만해 폭발하듯 내지르는 파워와 한편으로는 쉽게 상처받을 듯한 연약함이 뒤섞여 감성을 자극하는 묘한 매력이 있기에 세대를 넘어 모든 한국인들을 사로잡고 있는 것은 아닐까. ‘퀸’의 음악이 지금 한국을 흔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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