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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 [바다건너 글동네] 말의 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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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민완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8-11-29 14:56 조회1,23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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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 완 기(한국문협 캐나다 밴쿠버지부)  

 

 

 

    토요일 오후, 밴쿠버 지역의 한글 학교와 총영사관이 함께 주최하고 재외동포재단이  후원한 ‘어울림 한마당’ 행사를 관람 하기 위해 써리 퍼시픽 아카데미를 찾았다. 들어서는 현관 입구 양 옆에서 공연을 위해 열심히 리허설을 하고 있는 학생들의 모습도 인상적이었지만, 극장 안에 들어서자 객석을 이미 가득히 메운1000여명의 학생들과 학부모 그리고 관람객들의 열기가 사뭇 뜨겁기만 하였다. 조금 과장해서 표현 한다면 밴쿠버에 사는 모든 한국 어린 학생들은 총 집결한 듯 느껴졌다.

 

 

    대건한국학교의 윷놀이 합창과 율동을 시작으로 총 11개 학교의 공연이 다채롭게 이어지는 동안 무대 위에는 색동 저고리의 물결과 때로는 북과 소고, 탈춤 가락이 울려 퍼졌다. 저마다 최선을 다해 펼치는 순서가 끝나고 마지막에 객석과 무대가 하나되어 함께 부른 '오빠 생각'은 온전히 한국의 얼과 정취에 빠져 하나되는 순간이었다. 

 

 

    특별히 공연 가운데 ‘가나다라...’ 로 운을 띄워 부른 14행시의 노래 ‘우리의 한글’이 인상깊었다.

 

 

   가여운 백성을 위해 / 나라를 강하게 하기 위해 / 다른 나라와는 다르게/ 라라라라 랄라라/ 마음과 정성을 다해/ 바르고 올바로 살기 위해/ 사랑하는 마음이 담긴/ 아름답고/ 자랑스러운 우리의 한글/ 차별 없고/ 카!참 쉽고/ 타인을 이롭게 하며/ 파도처럼 세상에/ 하늘의 뜻을 펼친 우리의 한글

 

 

공연을 모두 마치고 출연한 모든 학생과 선생님들이 함께 무대에서 단체사진을 찍는 순간, 나의 눈에는 환한 웃음들 사이에서 피어나는 무지개를 볼 수가 있었다. 그것은 아름다운 우리말의 고운 빛이 우리들을 환하게 비추어 주고 있기 때문이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내내 이해인 선생님의 시  ‘말의 빛’을 떠올렸다.

 

 

 

     쓰면 쓸수록 정드는/ 오래 된 말/ 닦을수록 빛을 내는/ 고운 우리말

  

     “사랑합니다” 라는 말은/ 억지를 부리지 않아도/ 하늘에 절로 피는 노을 빛

      나를 내어 주려고/ 내가 타오르는 빛

  

     “고맙습니다” 라는 말은/ 언제나 부담 없는/  푸른 소나무 빛

      나를 키우려고 / 내가 싱그러워지는 빛

 

     “용서하세요” 라는 말은/ 부끄러워 스러지는/ 겸허한 반딧불 빛

      나를 비우려고 /내가 작아지는 빛

 

 

 

    부기:  밴쿠버 하늘에 우리 말의 고운 빛을 달고자 애쓰시고 헌신하시는 모든 한국어학교의 선생님들께 진심으로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전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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