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 [문학가 산책] 환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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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유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8-12-07 09:47 조회1,253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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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림(시인. 캐나다한인문학가협회)
처음으로 세상에 나온 차들이
단번에 빗길 젖은
작은 타운을 벗어나고
어둑어둑한 상가
문에 서성이던 오픈 표지판들
하나둘씩 등이 돌려져
환하던 전등 빛이 떠난다
잎이 진 나무들이
지즐대는 소리 후르르 떠난
빈 둥지 껴안고
빗방울을 목에 걸어
바람에 마구 흔들린다
누진되는 어두움에 대하여
침묵하는 것이 습관이 되었을까
아무런 안부의 말도 없는
비 오는 가을밤 지나는 풍경이
무겁고 질퍽거린다
삶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대자연이 이끌리는 한 방향으로
굴곡진 낯설고 어설픈
내일 내일로 떠나온 여행
환절기 몸살의 시간은
어제의 날들 중
부끄러움에 대하여 용서를 구하며
나이가 드는 대로
세월이 준 지분을 받들고
기꺼이 오늘의 새벽을 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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