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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 [문학가 산책] 새벽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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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장성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8-12-13 14:09 조회1,28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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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성녀(시인, 캐나다한인문학가협회회원)

 

카페의 빨간 문을 열고 들어서면

들창처럼 네모진 안경 뒤에

그 남자가 서 있다

 

싱글샷이죠? (늘 그렇듯이)

답을 아는 질문으로

어색한 침묵을 덮을 줄 아는 코리안 바리스터

 

밤 그림자 일렁이는 아라비카 진액에

호기심처럼 소복이 쌓이는 우유 거품

어떻게 이 유명한 카페의 바리스터가 되었는지,

새벽마다 마주치는 코리아의 힘: 아줌마(!)에게 

묻고 싶은 건 없는지

 

……궁금해진다

 

오늘 그가 그려준 나의 라떼는

에게 해의 창으로만 뜰 것 같은 불꽃무늬 태양

설레이는 맨발로 산토리니 언덕을 넘으며

소리치리라

소리치리라

눈부신 태양에 눈이 멀어

무작정 그대에게 입맞추었노라고

 

커피 속 나의 태양은 서서히 일그러지고

카페의 창으로 아침 해가 종소리처럼 떠오를 때

 

에스프레소 내리던 손을 잠시 멈추고

안경을 고쳐 쓰는 그,

 

새벽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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