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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빙 | <전재민의 밴쿠버 사는 이야기>눈오는 날의 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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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전재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9-02-08 15:30 조회1,24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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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쿠버에 눈이 내리던 날

 

 밴쿠버에 하루 종일 눈이 내린다고 일기예보가 있던 오늘 지인한테 들렸다가 코퀴틀람 H마트에서 있는 배우 김수로님과 그의 동료들의 사인회가 있다는 코퀴틀람 H마트로 가려고 하니 눈이 퍼부어 댄다. 스노우 타이어도 아닌데 장거리를 간다는 것은 아무래도 부담감이 있다. 지인이 어제 저녁도 함께 했다고 하고 오늘도 버나비 마운틴을 같이 갔다가 아리수 식당에서 식사를 한다고 해서 나도 함께 하면 안되겠냐고 하니 답이 없어서 그냥 출발하려다가 그만 뒀다. 엊그제 부터 아파트 보일러가 고장이 나서 보온도 안되는 아파트에서 떨어서 밤에도 잠도 제대로 못자고 설쳤기 때문인지 목도 아프고 으슬으슬 추운것이 안가는게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못내 아쉬워서 하늘을 보니 눈이 그치고 햇볕이 나오는 3시반...3시반부터 사인회를 한다고 했는데 지금이라도 출발할까 하다가 그냥 두기로 하니 아쉬움이 남는다. 아들하고 대화를 하면서 서로가 생각을 나누었지만 생각의 격차가 크다는 것만 느끼게 된다. 아들은 왜 말을 안했냐고 했고 난 그런걸 꼭 말을 해야 아느냐고 하고 서로가 서로를 생각한다면 쉽게 이해할 일인데도 캐나다에서 교육을 받은 아들은 캐나다식 사고 방식을 가지고 있고 그런 아들이 정말 미워서 캐나다 사람들 처럼 냉정하게 대할까 하다가도 부모된 마음에 그게 안된다. 요즘 렌트비도 비싼데 혼자 벌어서 살아 가는게 얼마나 힘드는줄 아느냐가 나의 논지의 요지라면 아들은 어려우면 말을 해야지 알지 어떻게 아느냐고....아들에게 렌트비 보태라는 말이 안떨어진다.아들에게 람보르기니같은 고급차를 선뜻 사주는 중국인들도 많은데 아들에게 생활비를 보태라는 말을 하기 정말 힘들다. 나같은 경우 결혼하기 전 집에서 직장생활을 하거나 노가다 일을 다닐때 수입을 전부를 어머니에게 가져다 드리고 용돈을 타 썼지만 아이들은 그런 생활방식을 이해 하지 못한다.집에서 있으면 자연스레 소죽도 끓이게 되고 외양간의 소똥도 치우고 밭일을 하고 싶지 않아도 밭일을 하고 소꼴도 베고 나무도 하고 자연스레 집에서 부모와 살면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인줄 알았지 이거 해라 저거 해라 일일이 시키지는 않은 것 같다. 내가 한 그대로 아이들도 집에서 일도 도와주고 부모를 이해하면서 서로 도우면서 살기를 바라지만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서운한 점만 생각하고 있고 영어문장을 손봐달라고 하면 영어를 왜 공부를 안했냐고 핀잔이나 주고 그러니 나도 영어권에서 태어나지 않은 것이 속상하기조차한다. 캐나다 이민을 왜왔냐고 하는 아이의 말이 왜 나를 나았냐고 하는 말로 들린다. 아이들 교육을 위해서 이민을 왔다지만 아이들이 내마음에 들지 않고 나의 인생이라고 말할때마다 정말 후회가 된다. 한국에서 학교를 다니다 온 아이들은 경쟁에서 살아 남는 법을 아는듯 악착같이 공부하고 직장도 일찍 잘 잡는 것 같은데 아이들이 원하는 대로 되지 않아 속상듯 하다. 물론 대부분의 부모들처럼 아이들이 의사나 변호사가 되면 좋겠지만 이젠 그런 허황된 꿈을 꾸지 않는다. 그저 안정된 직장을 가지고 평범한 행복을 누리면서 살아 가는 모습을 보고 싶을 뿐이다. 소확행을 실행하고 싶은 마음이다. 아이들을 볼때 비교를 하지 않으려고 해도 내가 저나이에 어떻게 힘들게 살았는데 하는 생각을 하면 내맘처럼 따라 주지 않는 아이들이 밉다. 자녀가 잘되어 도와주길 바라기보단 아이들이 잘되야 부모의 마음이 편안하다는 것을 몰라준다. 너희들이 잘사는 모습이 부모가 행복해 하는 모습이란걸 왜 모르니하는 말을 해도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아이의 표정과 관습과 생각의 차이를 느낄때마다 마음만 아프다.

 

 한 집에 살아도 같이 밥을 먹기조차 힘든 요즘 시대엔 밥먹는 시간에도 핸드폰만 들여다 보는 가족의 모습에서 어린시절 청년시절의 내가 그자리에 겹쳐서 떠오른다. 나는 성공한 인생을 살지 못했으니 너만이라도 성공한 삶을 살아라고 기원하지만 그 기도조차 이해하지 못하는 아이들의 모습에 그냥 한국에 있을 걸 하는 후회까지 밀려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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