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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티 | '다이어트 주사' 2주 맞으니…식욕 줄지만 눕고만 싶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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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중앙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9-02-14 00:00 조회1,17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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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도 이런 화젯거리가 없다. 최근 여자들 몇몇이 모이는 자리에 가면 '삭센다 주사' 얘기가 빠지지 않는다.   

장안의 화제, 삭센다 주사.

 
이 주사의 정체는 다이어트 치료제다. 자신의 몸에 직접 주사해야 하는 불편함에도 올해 3월 국내에 처음 출시되고 4개월 만에 품절 사태를 빚을 만큼 인기다. 그도 그럴 것이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이 주사만 매일 맞으면 살이 빠진다니 다이어터에게 이보다 더한 매력이 없다.   
삭센다는 덴마크 제약회사 노보 노디스크가 개발한 비만 치료제다. 2010년 당뇨병 치료제로 출시한 인슐린 주사 ‘빅토자’의 임상시험을 하다 보니 혈당 조절 효과뿐 아니라 체중 감량 효과가 커 해당 성분만을 따로 추출해 비만 주사로 개발했다. 그 성분 이름이 ‘리라글루티드’여서 삭센다 주사를 리라글루티드 주사라고 부르기도 한다. 마치 협심증 치료제를 개발했다가 남성 발기부전에 효과를 보여 개발된 ‘비아그라’ 이야기와 비슷하다. 

펜처럼 뚜껑을 벗기면 1회용 주사바늘을 꼽을 수 있는 부분이 나온다. 사진은 주사바늘을 꼽아 놓은 상태다. 주사바늘은 반드시 1회용으로 한 번에 1개만 사용한다.

 
포만감을 주고 식욕을 떨어뜨려 결과적으로 다이어트가 되게 한다는 원리다. 위장에 음식물이 찼을 때 우리 몸에선 더는 음식을 먹고 싶지 않도록 하는 호르몬 GLP-1이 분비된다. 위장에 음식물이 오래 머물며 잘 소화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인데, GLP-1의 영향력은 안타깝게도 5분 이내에 사라진다. 다시 말하면, 5분 뒤면 다시 식욕이 돌아온다는 얘기다. 
삭센다는 이 GLP-1과 유사한 작용을 하면서 지속 기간은 훨씬 길다는 게 특징이다. 약효가 떨어지는 반감기가 12시간 정도로 하루에 한 번만 주사해도 하루 종일 식욕이 잘 느껴지지 않는다. 미국 식품의약처(FDA)의 승인을 받은 비만 치료제로 안전성에 대한 신뢰도 또한 삭센다 주사의 인기에 한몫 한다.   

처음 시작은 0.6mg부터.

 
안전하고 쉬운 다이어트 방법이라니, 직접 체험해 보기로 했다. 
지난 9월 11일 삭센다 주사를 처방하는 병원을 찾아갔다. 이 주사는 일반 약국에서 사용자 마음대로 살 수는 없다. 반드시 의사의 처방에 의해서만 구입할 수 있다. 의사가 환자의 상태를 보고 주사요법을 진행해도 좋은지를 판단한 후에야 약을 내준다. 그렇다고 특별한 검사를 하는 건 아니다. 내 상태를 눈으로 확인하고 몇 가지 문진을 한 뒤 바로 처방받을 수 있었다. 원래는 FDA의 지침대로 체질량지수(BMI) 30kg/㎢ 이상인 비만환자나 BMI 27kg/㎢ 이상으로 당뇨병·고혈압·고지혈증 등의 질환이 있는 사람에게만 적용하기 위해 의사의 처방을 반드시 받도록 한 것인데, 이미 그 기준은 무너진 것 같다.   
가격은 펜(펜 형태로 생겼다) 1개에 12만~14만원 선으로 형성돼 있다. 펜 하나에 18mg의 주사액이 들어있는데 이를 하루에 한 번 자신의 용량에 맞게 주사하면 된다. 처음 시작하는 사람은 0.6mg부터 시작한다. 매일 주사해서 어느 정도 내성이 생기면 1.2mg, 1.8mg 식으로 용량을 늘려간다. 하루 최대 용량은 3.0mg이다.

0.6mg씩 주사한다면 딱 30일 분량이 나온다. 하지만 제약사 측이 제안하는 1주차 0.6mg, 2주차 1.2mg, 3주차 1.8mg, 4주차 2.4mg, 5주차 이후 3.0mg의 용량으로 치료할 경우 17일 이후엔 새로 약을 처방 받아야 한다. 한 피부과 전문의는 "하루 3mg씩 맞을 경우 6일이면 펜 하나가 끝난다. 처음엔 가볍게 시작하더라도 치료 비용이 만만치 않게 드는 셈"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사용 적정 기간이 정해져 있지 않기 때문에 원하는 목표 몸무게까지 줄이지 못하면 비용 부담은 더 커질 우려가 있다. 
주사는 배, 허벅지, 팔뚝 중 한 곳에 놓는데 1cm 정도 길이의 가는 바늘로 주사해 사실 통증은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문제는 주사를 직접 놔야 한다는 것. 처음엔 정말 진땀이 흐를 정도로 무섭다. 

주사 바늘이 가늘어 통증이 크진 않다.

 
첫 번째 주사를 가이드대로 0.6mg 맞았다. 주사 후 즉시 느껴지는 증상은 없다. 2시간쯤 지나자 슬슬 몸에서 신호가 왔다. 속이 조금 울렁거리기 시작하고 곧 저녁식사 시간인데 식욕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평소 같으면 허기 때문에 음식을 찾을 시간인데 확실히 약 효과가 느껴졌다. 그대로 저녁을 거르고 잠이 들었다. 첫날은 무난히 넘어갔다. 
오히려 문제는 둘째 날이었다. 아침에 일어나니 메스꺼움이 느껴졌다. 의사가 미리 "구역·구토가 있을 수 있다"고 경고했기에 올 것이 왔구나 싶었지만, 그리 유쾌하진 않았다. 마치 전날 술을 많이 마신 후 느껴지는 숙취와 비슷했다. 속이 이리 울렁대니 음식 생각은 전혀 안 났다. 이 상태로 다시 삭센다 주사를 맞는 건 무리라 판단하고 하루를 건너 뛰었다. 주사 후 48시간이 지나자 메스꺼움은 사라졌다. 그때 다시 0.6mg 주사. 이런 식으로 1주일을 진행하고 그 다음 주는 1.2mg으로 용량을 늘렸다. 
식사량은 현저하게 줄었다. 폭주하던 식욕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밥 반 공기만 먹어도 배가 부르고 더 먹히지 않았다. 내 경우 메스꺼움 때문에 이틀에 한 번 꼴로 주사를 맞아서 그런지 체중이 많이 줄진 않았다. 울렁거림이 심할 땐 마치 배멀미를 하는 듯했다. 치료를 시작하고 한 달간은 적응기간으로 메스꺼움이 있다고 한다. 주사 첫날 바로 1kg이 줄고 그 이후로는 체중에 변화가 없다가 2주째 끝자락에 가서야 1kg이 추가로 빠졌다. 2주간 총 2kg 감량이다.   
대신 배가 홀쭉하게 들어가고 몸이 감량 체중보다 훨씬 가볍게 느껴졌다. 앞으로 계속한다면 체중이 더 빠지겠지만, 음식을 극도로 제한하는 다이어트를 장기간 하는 건 건강상 문제를 일으킬 위험이 커 추천하고 싶진 않다. 주사 요법을 하는 동안은 내내 기운이 없고 피로를 쉽게 느꼈다. 섭취하는 에너지가 없으니 당연한 결과다. 운동을 함께 병행하면 다이어트 효과가 커질 거라는 걸 알고 있었지만 할 수 없었다. 온몸에 힘이 없어 눕고만 싶었다. 
혹 삭센다 주사를 결심하고 있다면 자신의 상태와 맞는지, 혹 문제는 없을지 미리 신중하게 따져보고 시도하길 권하고 싶다. 치료 초기엔 구토, 설사, 변비, 소화불량, 복통 등 위장 장애가 있을 수 있다. 시간이 지나면서 저혈당, 두통, 기력 저하, 어지럼증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과거 갑상샘암에 걸렸거나 가족력이 있는 경우도 하면 안 된다. 또한 3달 투여 후 5% 이상의 체중감량이 없으면 효과가 없는 것이니 투여를 중단해야 한다. 

 
윤경희 기자 anni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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