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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 [문예정원] 꽃밭을 가꾸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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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원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9-03-07 14:02 조회1,16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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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429c9cb94e24f6f5dee032373b9f30_1551996169_8185.jpg최원현 / 캐나다 한국문협 회원

 

 

아파트 생활이 일반화되어 버린 요즘에는 꽃밭이란 추억 속의 이름입니다. 그러나 어린 날 기억 속에 아름답게 자리하고 있는 것 중 하나가 꽃밭이 아닐까 싶습니다.

 

“아빠하고 나하고 만든 꽃밭에 채송화도 봉숭아도 피었습니다.”하는 동요처럼 아무리 좁은 집이라도 옛날엔 마당 한 귀퉁이나 그도 안 되면 상자에 흙을 채워서 라도 작은 꽃밭을 가꾸곤 했었습니다. 아빠와 꽃밭을 만들고 엄마와 꽃씨를 뿌리고 온 가족이 정성껏 가꾸는 일은 마음과 사랑의 하나 되는 터였습니다. 

 

문경새재의 3관문에서 2관문을 거쳐 1관문에 이르는 길을 넘었습니다. 흙 길의 촉감도 좋을 뿐 아니라 맑은 내(川)의 흐름이 옹골차고, 길 양 옆의 초목들은 어쩌면 그리도 싱그러운지요. 말 그대로 하늘 정원, 하나님의 꽃밭이었습니다. 길 너머로 봉긋이 모습을 드러낸 건너편의 산, 길가에 피어 있는 하얀 작은 꽃들은 마치 은하(銀河)를 보는 것 같았습니다. 

 

흐르는 물소리와 새소리, 이따금 아기 다람쥐가 말똥말똥 지나는 사람들을 신기한 듯 쳐다보고 있고, 바람이 일 때마다 향긋한 풀꽃 내음이 코끝으로 스며드는 이런 감격을 너무나 오랜만에 만나는 것 같습니다. 자연과 더불면 마음이 넉넉해집니다. 평화와 사랑은 그런 여유로움 속에 있었습니다. 

 

어린 날에 꽃밭을 가꾸던 일들이 생각납니다. 추억이 자연과의 만남으로 싱그러운 반가움이 되었습니다. 자연과 더불어 살던 날엔 초록 향기의 정이 넘쳤습니다. 무엇이든 나누며 서로 줄 알고 받을 줄도 아는 그런 열린 마음들이었습니다. 그러나 오늘의 우리 마음들은 시멘트 바닥과 벽에 갇혀 그보다도 더 딱딱하게 굳어버린 것 같습니다. 

 

삶은 꽃밭을 가꾸는 아이 같은 마음과 정성일 때 정으로 피어날 것입니다. 꽃밭은 마음이었습니다. 저 어린 날의 꽃밭을 가꾸던 아이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풍족한 것 같은데도 늘 모자람을 느끼는 요즘, 새삼 마음을 가꾸던 어린 날의 꽃밭이 그리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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