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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 외국인도 반한 한국 갓…아마존에서도 팔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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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중앙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9-04-07 12:48 조회2,60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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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닷컴에 올라온 갓 상품

세계적인 쇼핑몰 아마존닷컴에 조선시대 모자들이 상품으로 등장했다. ‘한국 드라마 킹덤 모자-조선시대 전통 모자’라는 설명과 함께 옆에는 드라마 '킹덤' 스틸도 첨부했다. 갓의 가격은 49.99달러(5만원대). 양반들이 집에서 쓰던 정자관의 가격은 39.99달러(4만원대). 연관 아이템으로 흰색 도포를 함께 추천하기도 했다. 가격은 109.09달러(12만원대). 아마존닷컴에선 이들 모자와 도포를 할로윈 의상으로 추천하는 모양새였다.  

드라마 '킹덤' 스틸

이는 넷플릭스를 통해 방영된 드라마 ‘킹덤’이 외국인들 사이에서 크게 인기를 끌며 벌어진 현상이다. 일종의 인기 드라마 속 아이템(굿즈)을 파는 것. 실제로 킹덤을 본 많은 외국인들의 트위터 리뷰들을 보면 드라마 속 모자들에 큰 관심을 가졌음을 알 수 있다. “당신은 넷플릭스에서 킹덤을 꼭 봐야 한다. 좀비와 정말 팬시한 모자 때문이다” “킹덤을 통해 조선의 역사와 모자에 대해 좀 더 알고 싶어졌다” “시리즈 2의 내용이 벌써부터 궁금한데, 2부에선 조선의 모자를 더 많이 보고 싶다” “넷플릭스 킹덤은 좀비와 모자에 대한 드라마다” “모든 사람이 끝내주는 모자를 쓰고 있다” “넷플릭스 킹덤 정말 끝내주는데 최고는 좀비보다 모자” 등의 리뷰가 이어지고 있다. 어떤 이들은 드라마 ‘킹덤’의 제목을 ‘갓킹덤’으로 바꿔 부르기도 했다. 신을 뜻하는 단어 ‘GOD’과 우리의 갓이 같은 발음임을 이용한 것이다.  

드라마 '킹덤' 스틸. 조선시대 양반들이 집에서 쓰던 '정자관'을 착용한 배우 류승룡.

드라마 킹덤을 통해 한국을 ‘모자의 나라’로 새롭게 인식한 외국인이 많은데, 이는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다. 2017년 국립민속박물관과 천안박물관이 공동으로 기획한 ‘모자, 품격의 완성’ 전시 도록을 보면 실제로 조선은 ‘모자의 나라’였다. 개항기에 조선을 방문한 프랑스 민속학자 샤를르 바라와 같은 외국인들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신분을 막론하고 각양각색의 모자를 쓰고 있는 모습을 보고 우리나라를 ‘모자의 나라’ ‘모자의 발명국’ ‘모자의 왕국’으로 부르며 극찬했다고 한다. 프랑스 화가 조세프 드 라 네지에르는 “모자에 관한 한 아리스토텔레스에게 자문을 해주어도 될 수준”이라며 감탄하기도 했다.  

캐롤리나 헤레라 2011 뉴욕컬렉션

캐롤리나 헤레라 2011 뉴욕컬렉션

캐롤리나 헤레라 2011 뉴욕컬렉션

유명 패션 디자이너 캐롤리나 헤레라는 2011년 봄·여름 뉴욕컬렉션 무대에서 이미 여성 모델들의 머리장식으로 한국의 갓을 활용한 적이 있다.  
우리의 모자는 단순히 패션 소품이 아니었다. 의관정제를 통해 품격을 완성했던 일종의 문화라고 정의할 수 있다. 『한국복식사전』 저자인 강순제 가톨릭대 명예교수는 “고대부터 우리나라는 관모를 쓰지 않은 맨 머리(상투만 튼)의 남자는 상놈으로 분류했다”며 “신분과 용도에 맞는 다양한 모자가 존재하는 우리를 일본이 매우 부러워했다”고 말했다. 특히 선비들은 국정을 논의하러 갈 때 쓰는 모자와 집무를 볼 때의 모자, 집에서 쓰는 모자 등이 다 달랐을 만큼 그 종류가 다양했다. 때와 장소, 상황에 맞는 모자를 착용해 예와 품위를 지키고자 했기 때문이다.  
특히 킹덤에 자주 등장했고 외국인들이 가장 많이 매료당한 갓에 대해 강 교수는 “우리민족이 만든 고유한 모자로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볼 수 없는 형태를 가졌다”며 “흑립, 초립, 백립, 칠사립 등 소재와 디자인, 용도에 따라 종류도 다양하다”고 설명했다.  
갓은 말총이나 가늘게 자른 대나무를 엮어 형태를 만들고 그 위에 흑칠을 해서 만든다. 갓모자의 높이와 양태(차양 형태의 둥근 부분)의 넓이는 시대에 따라 달랐다. 일종의 유행이 존재한 것. 조선전기의 기록은 없지만 중기 이후부터는 숙종·정조 때를 제외하고 양태가 넓은 갓이 보편적이었고, 고종 때 가장 좁은 갓이 되었다고 한다. 기록상으로는 인조와 효종 때 갓모자가 높고 양태가 너무 넓어 문을 드나들 때 방해가 될 정도로 큰 갓이 유행했다고 한다. 갓끈에는 호박 등의 보석을 달아 멋을 부리기도 했다.    
이번 킹덤의 모든 의상과 모자를 비롯한 장식품을 직접 제작한 권유진 의상감독도 본지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시대에 따라 의상과 모자의 유행이 달라 어느 시대를 배경으로 할지 고민하다가 좀비가 등장하는 허상의 드라마이기에 특정 왕조를 정하지 않고 조선 중기 정도로 설정을 잡고 작업했다”고 말했다. 권 감독은 ‘명량(2014)’ ‘해적:바다로 간 산적(2013)’ ‘광해, 왕이 된 남자(2012)’ 등의 의상을 맡았었다. 다음은 권유진 감독과의 서면 인터뷰 내용이다.
 

드라마 '킹덤'의 권유진 의상감독이 영화 '광해-왕이 된 남자'로 의상상을 받을 때의 모습. [사진 방송 캡처]

-조선시대는 때에 따라 갓의 높이, 소매 자락의 넓이가 다 달랐다.  
“소매 길이가 길고 짧고 등의 유행이 있었지만 ‘킹덤’은 구체적인 시대를 표현한다기보다 조선시대 한복의 아름다움을 잘 드러내는 데 집중했다. 때문에 현재 대다수 한국 사람에게 익숙한 길이, 넓이를 사용해 이질감을 없애려고 했다.”
 
-전체적인 의상 컨셉트는 무엇이었나.
“좀비로 변하기 전에는 모두가 잘 차려 입은 양반, 선한 양민들이라는 것에 초점을 두고 한복의 아름다움을 나타내려 했다. 극의 전개자체가 피가 낭자하고 살이 튀는 처절한 영화이지만 의상에 있어서는 한국 특유의 아름다움, 섬세함, 색상과 더불어 거친 민초들의 땀 냄새 나는 삶을 표현하는 것을 강조했다. 또 염두에 둔 것은 붉은 피가 많이 나오는 영화다 보니 붉은 원색의 색상은 가능한 피해서 컬러 조정을 했다.”
 
-의상을 직접 제작했다고 들었다.
“지금까지 영화 등 200여 작품에 참여했기 때문에 한복을 제작하는 것에 크게 어려움을 느끼지는 않았다. 갓이나 각종 모자와 짚신도 다 직접 제작했고, 주인공 이창이 입은 곤룡포도 일일이 수를 놓아 작업한 것이다. 모자의 경우는 배우들의 얼굴 사이즈에 맞게 비율을 맞춰 제작했고, 양태의 크기는 계급에 따라 달리하고, 모자에 달린 장신구도 중후한 캐릭터는 무거운 장신구와 갓끈을 단다든지 등의 차이를 두어 제작했다.”  
 
-넷플릭스라는 플랫폼의 특성상 전 세계인들에게 한국의 전통의상이 소개되는 데 책임감을 느꼈을 것 같다.
“일본의 의상인 기모노는 H라인이고 한복은 A라인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외국인들이 동양 의복하면 일본 기모노부터 떠올리는 게 일반적이라 이 기회에 한복의 우아함을 좀 더 알리고 싶었다. 모자에 대한 해외 반응들이 놀라웠고, 이를 통해 한국 시청자들도 우리 전통문화를 더 자랑스러워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서정민 기자 meantree@joongang.co.kr 도움말과 사진=드라마 '킹덤', 국립민속박물관, 천안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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