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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 외국인들 눈엔 좀비보다 갓···'모자의 킹덤' 조선에 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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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중앙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9-04-07 12:48 조회1,82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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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드라마 '킹덤' 스틸.

넷플릭스를 통해 방영된 드라마 ‘킹덤’의 반응이 놀랍다. 특히 흥미로운 건 킹덤을 본 많은 외국인들이 조선시대 사람들의 모자, 특히 ‘갓’에 매료됐다는 점이다. 트위터에 올라온 짧은 리뷰들을 보면 ‘팬시 햇’ ‘어썸 햇’ ‘뷰티풀 햇’ 등의 표현이 많다. “당신은 넷플릭스에서 킹덤을 꼭 봐야 한다. 좀비와 정말 팬시한 모자 때문이다” “킹덤을 통해 조선의 역사와 모자에 대해 좀 더 알고 싶어졌다” “시리즈 2의 내용이 벌써부터 궁금한데, 2부에선 조선의 모자를 더 많이 보고 싶다” “넷플릭스 킹덤은 좀비와 모자에 대한 드라마다” “모든 사람이 끝내주는 모자를 쓰고 있다” “넷플릭스 킹덤 정말 끝내주는데 최고는 좀비보다 모자” 등의 리뷰가 이어지고 있다.  

넷플릭스 드라마 '킹덤' 스틸.

2017년 국립민속박물관과 천안박물관이 공동으로 기획한 ‘모자 품격의 완성’ 전시의 도록을 보면 실제로 조선은 ‘모자의 나라’였다. 개항기에 조선을 방문한 프랑스 민속학자 샤를르 바라와 같은 외국인들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신분을 막론하고 각양각색의 모자를 쓰고 있는 모습을 보고 우리나라를 ‘모자의 나라’ ‘모자의 발명국’ ‘모자의 왕국’으로 부르며 극찬했다고 한다. 프랑스 화가 조세프 드 라 네지에르는 “모자에 관한 한 아리스토텔레스에게 자문을 해주어도 될 수준”이라며 감탄하기도 했다.  

넷플릭스 드라마 '킹덤' 스틸.

우리의 모자는 단순히 패션 소품이 아니라 의관정제를 통해 품격을 완성했던 일종의 문화라고 정의할 수 있다. 『한국복식사전』 저자인 강순제 가톨릭대 명예교수는 “고대부터 우리나라는 관모를 쓰지 않은 맨 머리(상투만 튼)의 남자는 상놈으로 분류했다”며 “신분과 용도에 맞는 다양한 모자가 존재하는 우리나라를 일본이 매우 부러워했다”고 말했다. 특히 양반들은 국정을 논의하러 갈 때 쓰는 모자와 집무를 볼 때의 모자, 집에서 쓰는 모자 등이 다 달랐을 만큼 그 종류가 다양했다. 특히 킹덤에 자주 등장했고 외국인들이 가장 많이 매료당한 갓에 대해 강 교수는 “우리민족이 만든 고유한 모자로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볼 수 없는 형태를 가졌다”며 “흑립, 초립, 백립, 칠사립 등 소재와 디자인, 용도에 따라 종류도 다양하다”고 설명했다.  

패션 디자이너 캐롤리나 헤레라의 뉴욕컬렉션 2011 SS

패션 디자이너 캐롤리나 헤레라의 뉴욕컬렉션 2011 SS

사실 외국인이 갓의 아름다움을 간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유명 패션 디자이너 캐롤리나 헤레라는 2011년 봄·여름 뉴욕컬렉션 무대에서 이미 여성 모델들의 머리장식으로 한국의 갓을 활용한 적이 있다.    
이번 킹덤의 모든 의상과 모자를 비롯한 장식품은 모두 권유진 의상감독팀이 직접 만든 것이라고 한다. 권 감독은 ‘명량(2014)’ ‘해적:바다로 간 산적(2013)’ ‘광해, 왕이 된 남자(2012)’ 등의 의상을 맡았었다. 다음은 권유진 감독과의 서면 인터뷰 내용이다.
 

권유진 의상감독

-시대 고증을 어떻게 했나.  
“‘광해 왕이 된 남자’ ‘명량’ 등을 작업하면서 조선시대 복식을 연구한 논문들을 많이 공부했다. 다만 ‘킹덤’은 극 자체가 좀비가 등장하는 허상의 드라마이기에 어느 특정 왕조를 정하지 않고 조선 중기 정도로 설정을 잡고 작업했다.”
 
-조선시대는 때에 따라 갓의 높이, 소매 자락의 넓이가 다 달랐다.  
“소매 길이가 길고 짧고 등의 유행이 있었지만 ‘킹덤’은 구체적인 시대를 표현한다기보다 조선시대 한복의 아름다움을 잘 드러내는 데 집중했다. 때문에 현재 대다수 한국 사람에게 익숙한 길이, 넓이를 사용해 이질감을 없애려고 했다.”
 
-전체적인 의상 컨셉트는 무엇이었나.
“일단 주제가 좀비이긴 하지만 변하기 전에는 모두가 잘 차려 입은 양반, 선한 양민들이라는 것에 초점을 두고 한복의 아름다움을 나타내려 했다. 좀비로 변하고 나서는 자연스럽게 피도 묻고 점차 낡아지기도 하지만 기본적인 한복의 선은 지켜야겠다고 생각했다. 극의 전개자체가 피가 낭자하고 살이 튀는 처절한 영화이지만 의상에 있어서는 한국 특유의 아름다움, 섬세함, 색상과 더불어 거친 민초들의 땀 냄새 나는 삶을 표현하는 것을 강조했다. 또 염두에 둔 것은 붉은 피가 많이 나오는 영화다 보니 붉은 원색의 색상은 가능한 피해서 컬러 조정을 했다.”
 
-의상을 직접 제작했다고 들었다.
“지금까지 영화 등 200여 작품에 참여했기 때문에 한복을 일일이 제작하는 것에 크게 어려움이나 부담을 느끼지는 않았다. 갓이나 각종 모자와 짚신도 다 직접 제작했고, 주인공 이창이 입은 곤룡포도 일일이 수를 놓아 작업한 것이다. 모자의 경우는 배우들의 얼굴 사이즈에 맞게 비율을 맞춰 제작했고, 차양의 크기는 계급에 따라 달리하고, 모자에 달린 장신구도 예를 들면 중후한 캐릭터는 무거운 장신구와 갓끈을 단다든지 등의 차이를 두어 제작했다.”
 
-넷플릭스라는 플랫폼의 특성상 전 세계인들에게 한국의 전통의상이 소개되는 데 대해 역사적, 미학적으로 책임감을 느끼기도 했을 텐데.
“일본의 의상인 기모노는 H라인이고 한복은 A라인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외국인들이 동양 의복하면 일본 기모노부터 떠올리는 게 일반적이라 이 기회에 한복의 우아함을 좀 더 알리고 싶었다. 모자에 대한 해외 반응들이 놀라웠고, 이를 통해 한국 시청자들도 우리 전통문화를 더 자랑스러워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서정민 기자 meantr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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