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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 H&M 새 옷 아니라 중고 의류 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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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중앙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9-04-13 03:00 조회1,74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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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 2019 컨셔스 익스클루시브 컬렉션. [사진 H&M]

 
 H&M 그룹이 중고 의류와 빈티지 제품을 판매할 예정이다. 지난 4월 5일(현지시각)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2019 체인지 메이커스 랩(Change makers lab) 세미나에 참석한 H&M 그룹의 지속가능 경영 책임자 안나 게다(Anna Gedda)는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H&M이 스웨덴에서 중고 제품 온라인 판매를 시험 구동할 것”이라며 “먼저 ‘앤아더스토리즈’ 사이트로 시작해 다른 브랜드에까지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앤아더스토리즈는 H&M 그룹의 글로벌 SPA(제조유통 일괄형)브랜드다.  
 
H&M은 스웨덴의 신생 중고 판매 플랫폼 셀피(sellpy)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향후 앤아더스토리즈의 온라인 사이트에 ‘프리-러브드(pre-loved 먼저 사랑받았던 제품)’ 섹션을 구축해 사업을 전개할 예정이다. 안나 게다 책임자는 “이번 시도가 제품의 수명을 연장함으로서 환경적 영향을 줄이고 소비자들에게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며 중고 의류 사업을 전개하는 이유를 밝혔다.  
 

지난 4월 5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2019 체인지 메이커스 랩' 세미나에서 H&M의 지속가능 패션 비전에 대해 발표하고 있는 안나 게다. [사진 H&M]

 
이번 중고 의류 판매 결정은 H&M의 지속 가능 패션 경영의 하나로 이루어진다. H&M은 재활용 폴리에스터나 파인애플·오렌지 껍데기로 만든 지속가능 소재를 개발하고 이를 적용한 ‘컨셔스 컬렉션’을 발표하는 등 환경 이슈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일부 매장에서는 재활용 독려를 위해 소비자가 중고 옷을 가져오면 바우처를 제공하는 정책도 펼치고 있다. H&M을 비롯한 자라 유니클로 등 ‘패스트 패션(fast fashion)’ 브랜드는 그동안 쉽게 사고 쉽게 버리는 패션 트렌드를 양산함으로서 환경오염을 유발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유행 주기에 맞춰 저렴하게 사들인 뒤 시즌이 지나면 버리는 방식으로 패션 사이클을 빠르게 돌아가도록 만든 패스트 패션 왕국의 대표주자인 H&M이기에 이번 중고 판매 결정은 의외라는 반응이다. 누군가 한 번 사용했던 의류나, 시즌이 지난 빈티지 의류는 패스트 패션의 가장 대척점에 있는 ‘느린 패션’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로이터가 이를 두고 ‘후퇴(backward)’라는 단어를 사용해 보도했을 정도다.  
 

패스트 패션 브랜드. [사진 중앙포토]

 
한편 빈티지 의류 시장의 성장세도 이번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된다. 안나 게다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중고 의류 시장은 패션 산업의 성장하는 부분”이라고 했다. 실제로 중고 패션 시장이 10년 안에 패스트 패션 시장보다 커질 것이라는 보고가 있다. 소비 주축으로 떠오른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가 빈티지를 선호 하는 경향도 뚜렷하다.  
 
미국 경제 전문 매체 CNBC는 지난 3월 29일 “패스트 패션 업체들이 빈티지 시장에 위협받고 있다”는 보도를 냈다. CNBC에 의하면 2018년 기준 미국의 중고 의류 시장은 240억 달러 규모며 이는 2028년 640억 달러로 치솟을 전망이다. 반면 패스트 패션은 현재 350억 달러에서 2028년 440억 달러 규모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패스트 패션 브랜드는 실제 실적 부진을 겪고 있다. CNBC에 따르면 H&M은 지난해 4분기 이익이 10% 하락했다. 자라의 모기업인 인디텍스는 올해 1월 7%의 매출 증가를 보였지만 이는 2년 전 보고한 성장률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국내 상황도 다르지 않다. 2008년 국내 들어온 자라리테일코리아는 2017년 처음 영업이익이 하락해 2016년 대비 마이너스 54.75%를 기록했다. H&M을 운영하는 한국법인 에이치앤엠헤네스앤모리츠는 2010년 국내 진출 이후 매년 꾸준히 성장했지만 2017년 영업이익이 2016년 대비 2.8%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다.  
 

친환경적 브랜드 철학을 고수하는 스텔라 매카트니의 2017 겨울 컬렉션 광고 캠페인. 지속가능한 윤리적 패션은 패션계의 새로운 화두다. [사진 스텔라 매카트니]

 
새로운 옷에 대한 욕구가 줄어들고 있는 시대다. 지속가능한 윤리적 패션은 확실히 트렌드가 됐다. 이런 시대에 패스트 패션 브랜드가 또 한 번 발 빠르게 승부수를 띄웠다. 이번엔 새 옷이 아니라 중고 옷이다.  
유지연 기자 yoo.jiyo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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