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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 [江南人流] "5월의 신부에겐 연분홍색 작은 부케를"…런던의 유명 플로리스트가 전하는 부케 트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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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중앙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9-04-24 03:00 조회2,47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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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가을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영국 런던의 유명 프리미엄 플라워 브랜드 '맥퀸즈'(McQueens)의 플라워 스쿨이 국내에 둥지를 튼다는 소식이었다. 유명 패션 디자이너였던 고 알렉산더 맥퀸의 가족이 운영하던 작은 꽃집으로 시작해 국제금융 분야에서 일하던 켈리 엘리스가 경영에 참여하며 런던의 유명 럭셔리 플라워 브랜드로 자리 잡은 곳이다. 이곳에서 수업하기 위해 유학길에 오른 국내 플로리스트 지망생의 수도 만만찮다. 맥퀸즈 플라워 스쿨은 지난해 9월 국내에 팝업스토어를 열었고, 올해 4월 초 청담동에 정식 오픈했다. 미국 뉴욕에 이은 세 번째 지점으로 아시아에선 처음이다. 봄날, 한국 지점 론칭과 함께 서울에 온 수석 디자이너 지비 자레바를 만났다. 

서울에 둥지를 튼 런던의 유명 플라워 스쿨 '맥퀸즈 플라워 스쿨'의 수석 디자이너 지비 자레바를 만났다. 강정현 기자

 
지비 자레바는 뮤지션으로 활동하다 플로리스트가 됐다. 고향인 폴란드에선 재즈·라틴 음악을 주로 하는 드러머로 음악 활동을 했고, 16년 전 영국으로 거주지를 옮긴 후 맥퀸즈에서 11년 동안 일했다.
 
-직업을 바꾼 계기가 뭔가.   
“우연한 기회였다. 6개월 정도 런던에서 지내볼 요량으로 왔다가 눌러앉게 됐다. 런던에서도 음악을 하고 싶었지만 일이 별로 없었다. 생계 유지를 위해 친구가 일하는 플라워 숍(그곳이 바로 맥퀸즈 플라워였다)에 조수로 들어간 게 시작이다.”
 
-이번에 서울 지점 근무를 자원했다고 들었다. 

“늘 새로운 경험에 도전하는 걸 좋아한다. 그래서 한국에 새 지점을 만든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지원했다. 학교가 자리 잡는 걸 도우면서 서울에서 새로운 삶에 도전하고 싶었다.”
 
맥퀸즈는 1991년 영국 쇼디치에 처음 문을 연 후 클래리지·만다린 오리엔탈·라이즈 호텔 등 런던의 5성급 호텔과 아마데미 시상식의 애프터 파티인 ‘배니티 페어’, 세계적인 테니스대회 윔블던 챔피언십 테니스 하우스의 꽃 장식을 담당하는 등 유럽의 대표적인 럭셔리 플라워 브랜드로 성장했다. 

맥퀸즈 플로리스트 지비 자레바가 지난 9일 서울 청담동에 오픈한 맥퀸즈 플라워 스쿨에서 리스 만드는 법을 강의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이곳의 수석 디자이너로 주로 대규모 꽃 장식과 설치물을 담당해온 지비 자레바는 대담하고 창의적인 작품을 선보이는 아티스트로 인정받고 있다. 그는 오랜 시간 런던의 클래리지·버클리 호텔의 메인 플로리스트로 활동하면서 호텔 안팎의 크리스마스 장식을 총괄했다. 지난해엔 아티스트 메간 헤스의 ‘아이코닉’ 전에 1000개 이상의 조화로 이뤄진 핑크 드레스 작품을 설치해 화제가 됐다. 2017년엔 런던의 유명 플라워 대회인 첼시 플라워 쇼에서 영화 '오즈의 마법사'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으로 ‘베스트 호텔 플라워 디자인상’ 1위를 차지했다.   
 
-유명 플로리스트가 된 비결은. 
“처음엔 짐을 나르는 등 힘이 필요한 일을 했다. 사람들이 잘 모르는데, 꽃 관련 업무는 노동 강도가 세다. 노동 시간은 거의 ‘미친’ 수준이다. 그래서 유럽엔 남성 플로리스트가 많다. 꽃을 접하면서 점점 꽃이 좋아졌고 나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플로리스트를 돕는 조수로 1년 반 정도 일한 뒤에야 내 작품을 직접 만들 수 있는 플로리스트가 됐다. 3년 뒤 큰 프로젝트에 참가할 기회를 얻었고, 이후부터 메인 프로젝트들을 주도적으로 하게 됐다.”
 
-원래 꽃을 좋아했나.  
“어린 시절엔 큰 관심이 없었다. 다만 어머니가 집에 꽃장식을 즐겨 했다. 크리스마스면 트리와 리스를 만들고, 계절에 맞춰 식탁에 꽃을 꽂았다. 그때 봤던 것들이 저절로 머릿속에 저장됐던 것 같다.”

 
-뮤지션을 그만 둔 것에 후회는 없나.
“이젠 다른 일을 한다는 걸 상상할 수 없다. 음악은 여전히 좋은 취미지만, 꽃은 내게 운명이 됐다. 사람들이 꽃을 보고 감동과 즐거움을 느낀다는 측면에서 이 일도 일종의 예술 활동이다. 단, 뮤지션에게 요구되는 고도의 기술보다는 감성적인 면이 더 발달해야 하는 분야다.”
 
-일하면서 느낀 영국과 한국의 차이점은.
“가장 충격적이었던 건 꽃 도매시장에 갔을 때 꽃을 물에 꽂아 놓지 않고 가로로 눕혀 켜켜이 쌓아 놓은 광경이었다. 꽃이 다 눌려 있는 모습을 보고 너무 놀랐다. 비행기로 배송받기 때문이라는 설명을 들었다. 런던에선 보통 하루 전날 네덜란드에 직접 주문해 받는데 그 과정에서도 항상 꽃을 물에 꽂아 놓는다. 그래서 유럽 전체의 플로리스트는 늘 싱싱한 꽃을 다룰 수 있다.”
 
-런던에도 꽃 도매시장이 있나.
“딱 한 곳 ‘코벤트 가든 마켓’이 있다. 만약 런던에서 큰 꽃 시장을 가보고 싶다면 이곳에 가면 된다. 일요일은 휴무다.”

지비 자레바가 장식한 런던 클래리지 호텔의 크리스마스 장식. [사진 맥퀸즈 플라워 스쿨]

지비가 진행한 영국 런던 호텔들의 내부 장식 중 하나. [사진 맥퀸즈 플라워 스쿨]

아티스트 메건 헤스가 지난해 런던에서 연 '아이코닉' 전에서 선보인 '핑크 드레스'. 지비 자레바가 10시간 동안 설치했다. [사진 메간 헤스 인스타그램]

-요즘의 꽃 트렌드는 뭔가.
“거의 패션과 비슷하다고 할 만큼 트렌드를 좇고 변화도 심한데, 요즘은 정원에서 막 따온 것 같은 내추럴 스타일이 인기다. 형태도 원형·타원형으로 정형화된 것보다 불규칙하게 높이와 길이를 조정하면서 전체적으로 안정감 있게 만드는 게 요즘 스타일이다. 또 천장에 꽃과 식물을 매다는 ‘행잉’ 스타일도 강세다.”
 
-본격적인 결혼 시즌이다. 신부의 부케는 어떤 게 좋을까.
“역시 내추럴 스타일로 하면 좋겠다. 지난해 메건 마클의 웨딩 부케가 대표적인 예다. 해리 왕자가 결혼식 전날 켄싱턴 궁 정원에서 직접 딴 물망초 꽃으로 만들었다는데 작은 꽃들이 삐죽삐죽 빠져나온 모습이 자연스러우면서도 균형감 있어 보였다. 크기도 작은 게 좋다. 온종일 부케를 들고 있어야 하는 신부에게도 좋은 일이다. 색은 강렬한 것보다 연한 파스텔 톤을 많이 쓴다. 그 중에서도 분홍색이 가장 사랑스러운데, 연한 분홍색의 꽃들을 다양하게 사용한다면 자연스럽고 화사한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다.” 
 
-집안을 꾸밀 수 있는 꽃꽂이를 제안한다면.
“흰색과 분홍색은 어떤 인테리어에도 잘 어울린다. 봄엔 튤립·라넌큘러스·무스카리가 제일 예쁠 때다. 식물 화분을 놓을 때는 각기 다른 높이의 것을 2~3개 한 곳에 모아 두면 자연스럽고 또 세련돼 보인다. 하지만 가장 좋은 방법은 자신이 좋아하는 꽃을 자기만의 방식대로 꾸미는 것이다. 꽃과 식물을 보면서 즐거움을 느끼는 게 중요하지, ‘어떻게 꾸밀까’로 스트레스 받지 않는 건 옳지 않다.”
 
글=윤경희 기자 annie@joongang.co.kr  사진=강정현 기자 cogit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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