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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 [문학가 산책] 외로운 장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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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송요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9-05-10 09:17 조회1,23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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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8e749926a7445baa892326827ca25c_1557505056_332.jpg송 요상 / 시인. 캐나다한인문학가협회  

 

 

장대는 왜 장대가 되었는지 잘 모른다. 

짧지 않고 길어졌는지를 잘 모르지만 

기뻐하거나 외로운 것은 장대의 감성이며 몫이다

 

장대는 도시의 숲과 열정의 들판과 

울창한 산의 정상에 서있기도 하고 

침묵으로 점점 자라면서 

친밀한 몸짓으로 주위를 돌아보고

성숙의 골짜기를 묵묵히 나가며 

 

누구나 그렇듯이 바람이 불고 싶은 대로 오가며

장대를 흔들어대면 가지와 잎으로  

소리를 낼 줄 아는 나무가 되었다.

 

외로운 장대는

모든 나무들이 물을 받아 자라가듯

비와 바람으로 나이테를 더해가며.

주위에 우뚝 서서 건장한 체구를 보였지만

유독 물욕을 좋아하는 드센 사람들의 사랑을 받으며 

권력과 물욕의 제물로 지속적인 변화에 순응했다. 

 

성년이 된 친구들 역시 더러는 곱게 잘리고 다듬어져

목재가 되고, 사람들의 친구가 되고 안식처가 되었다

 

장대는 네거리에서 지나치는 사람들과

수많은 사연을 싣고 다니는 차들을 그냥 지켜보고 있다.

그들의 표정과, 속마음의 사연을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장대를 부둥켜안고 의지해야 할 

길을 잃은 사람은 아무도 없지만

마치 외로운 디아스포라의 삶이 되어 

거리마다 온갖 풍물을 다 받아들이며 하루를 보낸다. 

 

물욕을 찾아다니는 길에 서서 

전깃줄로 이어가는 외로운 나무가되어

비가 오나 바람이 부나 아랑곳없이 어둠이 찾아오면 

암흑 속에서 징징대며

독박을 쓴 채로 사람들을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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