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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 | 음식물 쓰레기 줄여준다는 밀키트... 포장 쓰레기는 수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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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중앙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9-05-13 23:00 조회1,71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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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벌이 가정과 1인 가구가 늘면서 국내 밀키트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밀키트(Meal Kit)는 고기·새우 등 생물과 채소를 포함한 신선식품, 국수·밥, 양념까지 요리에 필요한 모든 식재료를 양에 맞게 미리 손질해 박스 하나에 담아 파는 일종의 간편식 제품이다. 업계가 추정하는 국내 시장 규모는 400억원 규모로 향후 5년 내 7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2011년 스타트업 마이셰프 등이 시작했고 2016년 이후 미국 밀키트 브랜드 '블루 에이프런'의 성공을 보고 동원홈푸드 등 대기업 여러 곳이 뛰어들었다. 지난 4월엔 국내 거대 식품기업 CJ제일제당까지 밀키트 시장에 합세했다.  
밀키트 업체가 내세우는 장점은 식재료를 모두 손질해 보내주기 때문에 음식 준비가 쉽고, 또 음식물 쓰레기를 줄일 수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식재료 포장에 쓰이는 포장재 쓰레기가 과도하게 많이 배출된다는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다. 국내 밀키트 브랜드 4개의 포장 쓰레기 양을 직접 살펴봤다.

배달된 밀키트 박스들. 왼쪽부터 잇츠온, 프레시지, 쿡킷의 순으로 주문 이틀 뒤 오전 7시 전에 모두 배송 받았다. 잇츠온 박스는 직원이 직접 전달받았지만, 비교를 위해 다른 제품 박스들 옆에 놓고 사진 촬영했다. 오른쪽 사진은 오후 3시 경 도착한 심플리쿡의 종이박스.

 
비교 브랜드는 프레시지(프레시지)·잇츠온(한국야쿠르트)·심플리쿡(GS리테일)·쿡킷(CJ제일제당). 프레시지·쿡킷은 새벽배송으로, 잇츠온은 인편으로 오전 7시 배달, 심플리쿡은 시간 지정을 할 수 없어 일반 택배 배송으로 받았다. 메뉴는 최근 인기가 높은 '밀푀유 나베'로 통일했다. 쿡킷의 경우 동일 메뉴가 아직 출시되지 않아 가장 비슷한 '소고기 스키야키'로 대체했다.   
 
새벽배송으로 받은 프레시지와 쿡킷은 식재료의 신선도는 좋았지만 포장재 양이 과도하게 많았다. 프레시지는 스티로폼 박스와 종류별로 식재료를 포장한 비닐팩 11개, 이를 담았던 큰 플라스틱 박스 1개, 손바닥보다 큰 보냉제 2개, 플라스틱 박스를 감싼 종이띠 1개가 나왔다. 

프레시지의 밀키트 밀푀유 나베 상품.

이 제품 하나를 포장하기 위해 사용한 스티로폼 박스, 플라스틱용기, 냉매제, 비닐 등이 탁자 위에 수북이 쌓였다.

 
쿡킷은 프레시지 것보다 더 큰 스티로폼 박스에 물건이 담겨 왔다. 고기와 야채·양념 등을 분리해 담아 포장재 사용이 더 많았다. 고기를 담은 은박보냉팩 1개, 채소·양념을 따로 담은 종이박스 1개와 손질한 대파·아스파라거스 등을 담은 플라스틱 용기 2개, 채소·양념을 담았던 비닐팩들이 나왔다. 그나마 보냉제는 물을 얼린 것을 사용해 녹여 흘려 버릴 수 있게 했다.        

스티로폼 박스 안에 담겨있는 CJ제일제당 쿡킷 제품 포장. 고기는 위쪽 은박보냉팩에, 야채 양념 등은 아래 종이박스에 담는 구성이다.

쿡킷 소고기 스키야키 제품에 사용한 포장재. 스티로폼부터 플라스틱, 종이, 비닐까지 상당히 많은 양이 나왔다.

쿡킷 안에 들어있던 얼음 보냉제. 물 100%로 만들어 사용 후 뜯어 흘려 보내면 된다니, 그나마 환경을 생각한 고민의 흔적이 엿보였다.

 
심플리쿡은 포장재가 많이 사용됐으면서도 제품의 신선도 마저 떨어져 가장 만족도가 떨어졌다. 포장은 큰 종이박스 안에 한번 더 모든 재료를 커다란 은박보냉팩에 담았다. 배송일만 지정 가능하고, 배송 시간은 택배회사 재량에 맡기다 보니 포장을 더 꼼꼼하게 한 것으로 보였다. 사용 후 포장 쓰레기는 큰 종이박스 1개, 은박보냉팩 2개, 채소·양념 등을 감싼 포장 비닐과 비닐랩, 고기·채소·양념을 담은 용기 등 플라스틱 용기 5개, 고기용 드라이아이스 보냉제 2개, 일반 보냉제 4개가 나왔다. 포장재를 많이 사용했지만, 오후 3시 경 받은 상품의 고기는 거의 다 녹았고, 채소도 타사 대비 숨이 죽어 있었다. 

심플리쿡 박스와 박스 안에 들어있던 은박보냉백.

은박보냉팩 안에 들어있던 본상품. 고기는 드라이아이스 보냉제가 들어있는 작은 은박보냉팩에 다시 한번 싸고, 그 외 식재료는 이중으로 단이 나뉘어진 플라스틱 용기에 담아 비닐랩과 비닐봉지로 다시한번 밀봉했다.

심플리쿡 밀푀유나베 제품 1개에 사용된 포장재들.

 
그나마 포장 쓰레기가 가장 적게 나온 건 잇츠온이다. 재료를 담은 A4용지 크기만 한 종이 박스 하나에 박스를 담은 큰 비닐봉지 1개와 제품을 종류별로 포장한 크고 작은 비닐팩 12개, 손바닥보다 작은 크기의 보냉제 1개가 나왔다. 직원(프레시 매니저)이 직접 전달해 다른 제품 대비 포장재 사용이 적었다. 인건비로 포장재 비용을 대체한 셈이다.   

잇츠온의 밀푀유 나베가 배달된 형태. 종이 박스를 비닐봉지에 넣어 직원(프레시 매니저)이 직접 전달했다.

박스 안에 식재료가 종류별로 비닐팩에 개별 포장되어 있고, 손바닥보다 약간 작은 크기의 냉매제가 들어있다. 사용 후 쓰레기는 이들을 포장했던 비닐과 박스가 나왔다.

 
양의 차이는 있지만, 모두 일회용 포장재가 수북이 쌓였다. 요리와 식사는 간편했지만, 먹고 난 뒤 치워야 할 재활용 쓰레기의 양이 엄청났다. 2만원 내외의 상품에 이렇게 많은 포장재가 사용됐다니, 과연 이 중 포장재 비용은 얼마나 포함돼 있을지 궁금해질 정도였다.
익명의 업체 관계자는 "밀키트는 양날의 검"이라며 "식재료를 신선하고 보기 좋게 배달하려니 포장재 사용은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의 김미경 플라스틱 캠페인 팀장은 지난 4월 1일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 및 해결 방안에 관한 대국민 인식도 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플라스틱 포장재 자체를 줄이는 과대포장 규제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글·사진=윤경희 기자 anni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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