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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 [바다건너 글동네] 인생은 짧은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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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종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9-05-22 14:03 조회1,34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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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f873a0a2702ece989f12e26eb535c6_1558559012_9516.png이종구

                                             (사)한국문협 캐나다 밴쿠버지부 회원

 

 

 서울 후암동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것이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이제 환갑이 훨씬 지나고 시니어대열에 올라  석양을 바라보며 회고하는 나이가 되었으니 시간이 너무 빠르게 지나가는 것 같다.

어려서는 내가 가지고 있는 불편한 몸을 남이 알까봐 조금 두려웠으나, 나이가 들어가면서 성년이 되어가니 신체적인 결함은 그리 대수롭지 않게 여겨진다. 하나의 구속사적으로 나에게 주어진 소명이랄까? 한참 자라나는 나이에는 좁은 소견, 자신만이 소유한 지식의 한계 속에서 판단하고 잣대로 재며 시간 여행을 하는 것이 아닌가? 

새삼스레 사춘기가 한창인 고교시절 점심시간에 틈틈이 북악산 아래 학교 교정 소나무 아래에서의 사색을 통해 인생의 본질에 대해 스스로 자문해 보았던 때가 떠오른다. 그 시절에 친구들과의 만남, 스승님들과의 만남이 이루어지는 가운데 인생이 점점 풍요로워지지 않았나 싶다. 참 뜻 깊은 여행이었다. 나는 대학시절 연세대학교 부속병원 내에 있는 소아재활원에 찾아가서 자원봉사를 하였다. 한편으로 그 곳에서 장애아동을 도우면서 나의 미래를 그들을 위해 살아가기로 다짐도 했다. 일종의 사명(Calling)을 받았다고나 할까? 대학에서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그 과와 관련된 언어장애의 초점을 맞추었다. 그리고 장애아동의 심리를 위해 교육심리를 전공하였고 , 그 뒤 미국에서 언어병리학을 수료하고 다시 특수교육학을 최종적으로 공부하였다. 그 뒤 장애현장 분야에서 언어치료를 담당하고 나중에는 대학의 특수체육학과에서 후진을 양성하였다.

 

지식과 정신세계가 풍요로웠으나, 결혼하는 시기에 새로운 아픔을 맛보았다 .또 다시 불편한 몸이 새로운 결혼생활의 고통으로 찾아와  방황하기 시작했다. 그 뒤 이민을 통해 새로운 삶의 환경이 전환점이 되어 새로운 삶의 여정이 시작되었다.정신적인 여유가 없는 이민생활 속에서도 한동안 껄끄러운 부부관계도 있었지만 일에 묻혀 빠른 여행이 되었다.

 

 2014년 한국을 방문해 내가 70년대 초 다닌 대학을 방문해 교정을 거닐게 되었다. 한 40년이 언제 지나갔나 싶게 인생의 무상함을 느꼈다. 아직도 마음은 대학생이고 교정을 오간 것이 엊그제 같은데…..

이민 온 사이 인생이 바쁘게 훌쩍 지나가버린 듯싶다. 지금 나의 여행시간은 늦가을로 접어들어 가고 있다. 이제 머지않아 겨울이 다가오면서 여행의 종착지가 멀지 않음을 느낀다. 요즈음 평균 수명이 늘었다고는 하지만 앞서 40년이 며칠같이 느끼면서 나머지 20-30년은 그보다 더 짧게 느껴지지 않으라는 법이 없지 않을까.

내가 살아온 인생의 어려움 중의 가장 큰 사연은 간이식 수술이었다. 그 수술이 나를 다시 긴 여행으로 보내지는 계기가 되지 않았는지 모르겠다. 생에 대한 의미를 다시금 생각하며, 새로운 사명을 가지고 나머지 인생을 귀중하게 사용하여서 예전의 내가 아닌 전혀 다른 바울과 같은 사람으로 살아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김동길 교수 말씀대로 주변에 먼저 간 동료교수, 친구, 제자들을 보내고 또 가족들, 누님을 보내고 현재 나는 살아 있는 동안 사람들에게 최선의 사랑을 베풀며 산다는 말처럼 나도 그렇게 살고 싶다. 그래야만 임어당 선생의 말씀대로 ‘세상 구경 한번 잘했다’ 라든지 또는 천상병 시인의 천진난만한 시 구절처럼 나의 인생도 즐거운 소풍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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