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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 [江南人流] 패션 브랜드가 공예품에 빠진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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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중앙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9-05-23 03:00 조회1,53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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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가죽 명가 로에베(LOEWE)가 주최하는 ‘2019 로에베 크래프트 어워드’가 최종 후보자 29명을 발표했다. 올해로 3회째를 맞는 이 상은 문화에서 차지하는 ‘공예’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현대 장인 정신의 독창성, 탁월함, 예술적 가치를 널리 알리기 위해 2016년 로에베 재단에 의해 시작됐다. 우리가 이 상을 눈여겨보아야 할 점은 3회 연속 한국 작가들이 최종 후보작으로 선정됐기 때문이다. 한국 공예가 글로벌 시장으로 나가는 데 좋은 길잡이가 되어줄 로에베 크래프트 어워드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다.
글=서정민 기자 meantree@joongang.co.kr 사진=로에베 

블로잉 기법으로 작업하는 김준용 교수의 유리공예 작품. 두꺼운 유리를 깎아 다양한 컬러 파레트를 만들어내는 게 특징이다.

 
170여 년의 역사를 가진 로에베는 2013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영국 출신의 젊은 디자이너 조나단 앤더슨을 영입하면서 올드한 이미지를 벗고 새로운 패션 비전을 창출하는 브랜드로 주목받고 있다. 자신의 이름을 딴 패션 브랜드 ‘J.W.앤더슨’도 운영하고 있는 조나단 앤더슨은 럭셔리 패션시장의 이슈 메이커인 동시에 2017년부터 일본의 SPA 브랜드 유니클로, 미국의 신발 브랜드 컨버스 등과의 협업을 통해 젊은 층에서도 인기가 높은 스타 디자이너다.  
2013년 로에베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합류한 후 조나단 앤더슨은 브랜드의 전통을 계승하는 동시에 현대적인 라이프스타일과의 자연스러운 연결을 위해 아트, 디자인, 장인 정신이 조화를 이루는 ‘공예’를 키워드로 내걸었다. 동시에 로에베 재단과 함께 크래프트 어워드를 출범시켰다.  
청소년 때부터 다양한 형태의 공예품을 수집했다는 조나단 앤더슨은 “로에베의 본질은 바로 ‘공예’이며, 이는 가장 순수한 의미의 공예”라며 “이를 통해 우리는 로에베 만의 모더니티를 찾을 수 있으며 공예는 로에베와 항상 함께할 것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한국 작가들, 3회 연속 최종 리스트에 올라

 
전 세계 18세 이상의 공예가라면 누구나 로에베 크래프트 어워드에 응모할 수 있다. 단, 5년 이내에 만든 작품이어야 하며 본인만의 독창적인 컨셉트와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녹아 있어야 한다.  
이렇게 전 세계에서 응모한 작품들은 1차 심사에서 아티스트·작가·장인·큐레이터·디자이너 등으로 구성된 전문가 패널이 독창성, 정밀한 세공능력, 재료 사용능력, 작가 의식 등을 고려해 30명의 최종 후보자를 선정한다. 이후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최종 심사위원들이 올해의 우승자 1명을 가린다. 최종 우승자에게는 5만 유로의 상금이 주어지며, 최종 후보에 오른 30명의 작가 작품은 1년 간 로에베 재단이 여는 다양한 프로모션에 참여하게 된다.  
첫 회인 2017년도에는 75개국에서 4000여 개의 작품이 응모했고, 이 중 독일의 어니스트 감펠이 만든 목공예 작품이 최종 우승작으로 선정됐다. 2018년도에는 86개국에서 1900개의 작품이 출품됐고, 최종 우승작으로는 영국 출신의 공예가 제니퍼 리의 도자기 작품이 뽑혔다.  

2018년 최종 우승작인 제니퍼 리의 도자 작품. 수십 년 동안 전 세계에서 조금씩 수집한 흙을 층층이 쌓아 완성했다.

로에베 크래프트 어워드를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첫 회부터 올해까지 꾸준히 한국 공예가들이 최종 30인 후보작에 선정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는 섬유예술가 장연순, 옻칠 공예가 정해주, 유리공예가 김준용의 작품이 최종 30인 리스트에 올랐다. 올해도 금속공예가 고희승과 손계연(캐나다 국적으로 출품), 섬유공예가 김민희, 지승공예가 이영순이 최종 후보에 포함됐다.  

2019년 최종 29인 리스트에 오른 한국 작가들의 출품 작품-섬유공예가 김민희.

2019년 최종 29인 리스트에 오른 한국 작가들의 출품 작품-금속공예가 고희승.

 

 

 
소재의 혁신과 스토리가 키워드

 
특히 올해는 2018 어워드 최종 후보에 올랐던 유리공예가 김준용 교수(청주대 공예디자인학과)가 1차 심사위원으로 위촉돼 더욱 의미가 컸다. 김 교수는 유리공예 기법 중 입으로 불어서 작품을 만드는 ‘블로잉 기법’을 통해 유리를 두껍게 만들고 이를 깎아내는 방법으로 작업한다. 유리라는 물성이 가진 투명성과 빛의 투과성을 통해 유리 내·외부의 다양한 색의 스펙트럼을 보여주는 통시에 독특한 조형미를 표현하는 것이 특징이다. 그의 작품은 현재 유럽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데 김 교수는 “로에베 크래프트 어워드가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동시에 작가로서 글로벌 시장으로 나가는 좋은 징검다리가 됐다”고 말했다.  

로에베 크래프트 어워드 2019년도 한국작가 출품작-지승공예가 이영순.

지난 9일에는 서울 신사동에 있는 갤러리LVS에서 ‘작가로 산다는 것’이라는 강의를 통해 로에베 크래프트 어워드를 지망하는 학생들에게 여러 가지 조언을 하는 자리도 가졌다. 그는 이 자리에서 올해 심사위원으로 참가했던 경험을 살려 “비주얼이 뛰어난 것이 우선 눈에 뜨기는 하지만 결국 컨셉트가 중요하다”며 “죽거나 버려진 나무에 새 생명을 불어넣은 어니스트 감펠(1회 우승자), 본인이 여행을 하며 전 세계 각지에서 수십 년간 수집한 흙을 쌓아서 시간의 축적이라는 이야기를 들려준 제니퍼 리(2회 우승자)가 좋은 예”라고 설명했다.  

2017년 최종 우승작인 어니스트 감펠의 목공예 작품. 숲속 공방에 살면서 살아 있는 나무 대신, 죽거나 버려진 나무만을 골라 사용하는 작가다. 자연에 대한 애정으로 가득한 그는 평소에도 자동차 대신 자전거를 이용한다.

그는 또한 “나무·금속·유리·도자기 등 물성의 특징을 오랫동안 연구해 실험적인 도전과 경계를 넘나드는 작업에도 관심이 많다”고 덧붙였다. 로에베 크래프트 어워드는 다시 말하면 유럽인이 보는 공예의 가치가 무엇인지 확인할 수 있는 기회인데 이때 중요한 키워드는 혁신과 전통으로서의 문화유산, 그리고 장인정신이라는 것이다.          

2019년 최종 29인 리스트에 오른 한국 작가들의 출품 작품-금속공예가 손계연.

2019년 로에베 크래프트 최종 우승자는 6월 25일 발표될 예정이며, 최종 후보에 오른 29개의 작품은 다음날부터 7월 22일까지 일본 도쿄 소게츠 카이칸에 위치한 이사무 노구치의 실내정원 ‘헤븐(Heaven)’에서 전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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