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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 비틀스·퀸이 섰던 곳…팝의 성지 웸블리 달군 B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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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중앙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9-06-03 01:00 조회1,44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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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가수 최초로 지난 1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단독 콘서트를 연 방탄소년단. 유럽 각국에서 온 6만여 관객이 운집해 열띤 환호를 보냈다. 네이버 V라이브 플러스 생중계로 지켜본 사람들도 14만 명에 달한다. [연합뉴스]

“우리 둘 다 방탄소년단(BTS) 팬이에요. 나도 BTS를 좋아한다고요.”
 
1일(현지시간) 오후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BTS 공연 ‘러브 유어셀프: 스피크 유어셀프(LOVE YOURSELF: SPEAK YOURSELF)’를 앞두고 런던 시내가 축제 분위기에 휩싸였다. 아침 일찍부터 도심에 마련된 팝업스토어 앞에서 오픈을 기다리고 있던 마리아(41)는 기자가 계속 딸 밀라(13)를 향해 질문하자 이렇게 답했다. 지난해 딸 덕분에 한국의 보이그룹 BTS를 알게 됐다는 그는 딸보다 더 들떠 보였다.
 
공연을 보기 위해 스웨덴에서 온 마리아는 “사랑과 정신적 건강을 전하는 음악의 메시지가 특히 좋다”며 “BTS가 아이들에게 좋은 롤 모델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밀라의 친구는 할아버지와 함께 왔다”며 옆에 있던 이웃을 소개했다. 공연 시기에 맞춰 오픈한 팝업스토어는 팬들이 함께 노래하고 춤출 수 있는 공간과 다양한 포토존을 마련해 인기를 끌었다. 주최 측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문을 연 런던 팝업스토어 방문객은 하루 평균 2000명에 달했다.
 
‘민간외교관’이라는 별명에 걸맞게 기업의 열띤 홍보전도 분위기를 달궜다. 전날인 31일에는 피카딜리 서커스 광장에서 BTS가 모델로 활동하고 있는 현대자동차 팰리세이드 영상 광고가 1시간 동안 노출되면서 일대가 마비되기도 했다. 건너편 전광판에는 LG전자 스마트폰인 G7 씽큐의 광고까지 함께 나와 런던이 아닌 서울 시내 한복판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을 자아냈다. 앞서 30일에는 영국 ITV채널에서 생방송된 ‘브리튼스 갓 탤런트’ 준결승 무대에서 BTS가 축하 공연을 했다.
 

BTS 팬들이 팝업스토어 앞에서 입장을 기다리며 굿즈 목록을 보고 있다. [런던=연합뉴스]

이날 런던은 최고 기온 27도. 올해 들어 가장 맑고 더운 날씨로 다양한 국적과 연령대의 팬들을 반겼다. 11세 딸과 함께 독일에서 온 아빠 마이클(39)은 “딸이 너무 어려서 혼자 공연을 보러 갈 수 없어 같이 왔다. 딸 때문에 매일 BTS 노래를 듣다 보니 이젠 꽤 익숙해졌다”고 말했다.
 
이번 투어는 지난해 20개 지역에서 42회 동안 104만 명을 동원한 ‘러브 유어셀프’의 연장 선상에서 이뤄지는 스타디움 공연으로 미국·브라질·영국·프랑스·일본 등 8개 지역에서 열린다. 티켓 오픈과 동시에 전석이 매진되면서 당초 10회에서 16회로 늘어났으나 지난해 투어 지역에 포함됐던 캐나다·네덜란드·독일 등이 빠지면서 이처럼 부모님 손을 잡고 온 팬들이 북미와 유럽 각국에서 몰려들었다.
 
이번 웸블리 공연이 특별한 의미를 갖는 것은 장소가 가진 상징성 때문이다. 1923년 대영제국 박람회장으로 처음 문을 연 이곳은 48년 런던올림픽 등 대형 스포츠 경기가 열린 곳이다. 2007년 리모델링 이후 다시 문을 연 이곳은 현재 축구선수 손흥민이 소속된 토트넘 홋스퍼의 임시 홈구장이기도 하다. 대중음악계에서는 비틀스·마이클 잭슨·오아시스 등 세계적인 슈퍼스타에게만 허락된 ‘꿈의 무대이자 팝의 성지’다. 지난해 퀸을 주인공으로 만든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의 하이라이트인 1985년 열린 자선 콘서트 ‘라이브 에이드’가 열린 곳으로도 유명하다.
 

BTS는 새 앨범 콘셉트에 맞춰 핑크색 의상을 입고 무대에 올랐다. [연합뉴스]

BTS는 한국 가수 최초로 웸블리 무대에 서게 된 것도 모자라 1~2일 양일간 2회 공연을 통해 12만 관객과 만났다.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개인이 한꺼번에 표를 사서 되파는 일이 가능한 유럽에선 최근까지도 티켓값이 500만원을 웃돌기도 했다”고 전했다. 역대 웸블리 공연을 매진시킨 가수는 단 12팀. 최근 한국에서 공연한 오아시스 출신 노엘 갤러거는 “한국 보이밴드가 웸블리에서 한국어로 노래를 부른다니 믿을 수가 없다”며 놀라워했다.
 
공연에 앞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BTS 멤버들은 설렘과 흥분을 감추지 않았다. 전 세계에서 100여 명의 취재진이 몰려들어 열기를 더했다. 슈가는 “TV에서만 보던 웸블리에서 공연할 수 있게 돼 영광”이라며 “‘21세기 비틀스’라는 호칭이 부담되지만, 우리는 ‘21세기 BTS’로 자리매김했으면 좋겠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이어 “아무래도 비틀스와 철자 이니셜이 같아서 많이들 불러주시는 것 같다”(RM)며 “역사적인 곳에서 BTS의 새로운 역사를 쓰겠다”(제이홉)라고 덧붙였다.
 
지난달 미국·브라질에서 42만 관객과 만나고 투어 중반에 돌입한 이들은 그간 갈고닦은 기량을 마음껏 뽐냈다. ‘디오니소스’로 시작해 ‘소우주’로 맺기까지 160분간 24곡을 소화하는 동안 드넓은 무대를 쉴 새 없이 뛰어다니느라 일곱명의 멤버들이 한 화면에 잡히는 시간이 몇 분 되지 않을 정도였다. “스타디움에 입성한 만큼 페스티벌 느낌을 주고 싶어 지난 공연과는 달리 선곡을 많이 바꿨다”는 설명처럼 ‘쩔어’ ‘뱁새’ ‘불타오르네’로 이어지는 메들리는 제목 그대로 웸블리를 불타오르게 했다.
 

피카딜리 서커스 광장에 모여든 팬들. [사진 트위터]

공연 시작 한 시간 전부터 입장해 뮤직비디오 속 노래를 따라부르며 예열을 마친 아미(팬클럽)도 지칠 줄을 몰랐다. 지난 4월 발매된 앨범 ‘맵 오브 더 솔: 페르소나(MAP OF THE SOUL: PERSONA)’에 수록된 신곡 ‘작은 것들을 위한 시’나 ‘메이크 잇 라이트’가 나와도 문제없었다. 영국 오피셜 차트와 미국 빌보드 차트에서 나란히 정상을 차지한 앨범인 만큼 한국어 떼창이 계속 이어졌다.
 
리더 RM은 “비틀스·콜드플레이·아델·에드 시런 등 일일이 나열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전설을 보유한 영국은 우리에게 매우 높은 벽이었다”며 “하지만 오늘 밤 우리가, 여러분과 함께 그 벽을 허물었다. 우리가 계속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증거”라는 말로 감사를 표했다. 이번 앨범에 함께 한 할시와 에드 시런을 비롯해 체인스모커스·니키 미나즈 등 막강한 피처링 군단을 자랑하는 이들은 함께 작업해 보고 싶은 뮤지션으로 폴 매카트니와 콜드플레이를 꼽기도 했다.
 
진과 지민은 “이곳에서 이걸 꼭 해보고 싶었다”며 퀸의 프레디 머큐리를 흉내를 냈다. “에~오” “아~미” 등을 선창하며 호응을 끌어냈다. 뷔와 정국은 “아미가 이 모든 것을 만들어줬다. 오늘을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라고 말하며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다. “BTS와 아미는 배터리처럼 서로서로 충전해 주는 관계”라는 말처럼 아미밤(응원봉)으로, 핸드폰 불빛으로 서로를 비췄다.
 
BTS는 공연에 앞서 헝가리 사고에 대해 “고인의 명복을 빌고, 실종자들의 무사 귀환을 기원한다”고 위로의 메시지를 전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RM은 같은 시간 스페인에서 리버풀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 출전한 손흥민 선수를 응원하는 의미로 ‘SON’이라고 적힌 모자를 쓰고 나와 눈길을 끌었다.
 
웸블리 객석을 채운 것은 6만 명이지만, 현장에 가지 못한 14만 아미 군단은 네이버 V라이브 플러스를 통해 공연 생중계를 지켜봤다. 유료 서비스 가격은 3만3000원. 최고가 티켓(24만원)의 8분의 1 수준으로 싸지 않은 가격이지만 땀방울과 숨소리까지 고스란히 전달돼 방구석 1열의 값어치를 톡톡히 했다. 일본 극장 300여 곳에서도 ‘딜레이 뷰잉(녹화 상영)’됐다. 이번 투어는 7~8일 프랑스 파리, 다음 달 일본 오사카·시즈오카로 이어진다. 
 
런던=조민진 기자, 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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