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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 <전재민의 밴쿠버 편지>Baden powell Trail.(Deep C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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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전재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9-07-01 03:01 조회1,61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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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글에 밴쿠버에서 가장 사진 찍기 좋은 곳을 치니까 인스타그람에서 가장 핫한 지역으로 나오는 곳이Quarry Rock Hike Trail로 나와서 아침 먹고 집에서 9시에 출발해서 휴일이니 사람들이 아직 없겠지 했는데 Deep cove의 상황은 틀렸다. 아침 일찍부터 다들 놀러 나와서인지 주차장은 이미 풀이었고 길가의 주차장도 한 자리도 남아 있지 않았다. 두바퀴를 돌다가 반대편쪽으로 차들이 가길래 따라 갔더니 그쪽도 갓길에 주차장에 이미 꽉 차있었고 아주 멀다고 생각되는 곳까지 이미 차들이 꽉 들어 찼다. 앞에 백인 차가 계속 주택가로 가길래 나도 따라 갔더니 어떤 관공서 같은 곳에 그차가 들어 갔고 나도 따라 들어 가 하나 남은 스탭이라 바닥에 쓰여 있는 곳에 차를 세우고 입간판을 보니 초등학교 건물 주차장이었다. 

 가뜩이나 길치인데 이따 이곳에 찾아 올 수는 있을까 하는 마음에 학교 이름을 사진찍어 두고 길따라 나오니 아직도 주차를 못해서 헤메는 차들이 많다. 그리고 이 주차 몸살을 앓고 있는 딥코브에 처음 왔던 1997년 여름을 잊을 수 없다.

어린 아이들을 데리고 점심 준비도 않고 무작정 중고차 산 것을 끌고 딥코브 좋다는 것만 듣고 종이 지도를 사서 지도를 보고 외우고 또 외워 찾아 가다가 세이프웨이에서 후렌치빵이랑 슬라이스 터키를 사서 딥코브에 도착해서 보니 이게 바로 천국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움푹 파여 들어 온 바다가 아늑하기까지 하고 바다는 푸르디 푸르고 하늘도 푸르러서 바다와 하늘이 만나는 지점이 아득하기만 하고 저 건너 편에도 산이 있는 것이 이곳이 강인지 바다인지 구분이 되질 않았었다.거기다 작은 배들이 정박해 있고 카약을 타는 사람들을 보니 이곳이 정말 캐나다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었다. 그리고 언덕의 잔듸밭에서 자리를 잡고 앉아 후렌치브래드를 손으로 반을 갈라 마요네즈도 상추도 토마토도 넣지 않은 손으로 만든 샌드위치를 우리 가족은 나누어 먹었다. 그때는 많이도 젊었었고 아직도 할 수 있는 것이 많다고 생각했던 시절. 딥코브는 또 다른 이상향이었다.물론 캐나다의 나무 집들이 다 그런 느낌을 주지만 특히 딥코브의 집들은 아기자기한게 자연하고 너무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던 그 시절.

 

 하지만 이젠 주차전쟁에 몸살을 앓고 있는 현지 주민입장에서 보자면 별반 도움이 되지 않는 많은 사람들이 즐기다 가는 비취가 내심 싫지나 않을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주차를 할 수 없어 지역의 비지니스에도 많은 영향을 미칠듯한 상황에 주차난을 해결하지 못하면 더이상 아름다운 천국 딥코브는 지옥이 될 수도 있겠다 싶다.딥코브 끝에서 끝을 가로 질러 가는 듯한 상황. 그렇게 BP트레일의 시작점이기도 한 딥코브에서 일단은 쿼리 락 하이킹으로 목표를 잡고 산행을 시작하려는데 같은 산우회 회원 한 분이 하산을 하고 있다. 반갑게 인사를 하니 주차가 쉽지 않은 걸 아시고 아침 일찍 왔다가 가는 길이라고... 많은 사람들 틈에 나무계단이 유난히 많은 트레일을 따라 오르자니 답답한 느낌을 감출 수 없다. 그래도 오르막이고 숨도 차고 해서 속도를 늦추어 가며 따라가다 사진도 찍고 하면서 계속 트레일을 간다.트레일이 좁은 곳이 많아 서로 양보해야 왕복할 수 있는 공간도 많았고 나무 난간은 사람들의 손때가 뭍어 빤질빤질 해졌다. 그러고 보니 트레일도 사람들 발길에 빤질짠질 해졌다고 해야 맞겠다. 오르다가 내려 가고 또 오르고 내려가고 다시 오르고 일반적으로 산에 오르는 산행과는 좀 거리가 있는 오르락 내리락하면서 좀 떨어진 방향으로 가는 듯 했다.

그리고 느낌에 다 온 것 같은 분위기와 큰 바위에 많은 사람들. 바위에 올라 사진을 찍으면서 아니 이걸 보려고 사람들이 그리 많이 몰려 오나 하는 느낌과 일말의 배신감같은 실망이 몰려 왔다. 좋은 산행을 너무 많이 한 탓일까? 도저히 이것을  밴쿠버 인근 최고의 스팟이라고 인스타에서 소개한 이유를 납득할 수 없었다. 그러다 응 하고 떠오른 생각. SNS에서 입소문을 타고 한둘이 오게 되다 이젠 많은 젊은 사람들이 이곳에 오게 되면서 너도 나도 인스타그램에 올리면서 인기 산행지가 되어 버린 것이구나 하는 느낌. 젊은 사람들이 많았다.대부분의 산행지는 젊은 이들이 그리 많지 않은데 특히 일본 젊은 친구들이 아주 많이 일본어로 자신들의 정체성을 알려왔다. 바위위에서 뒤에 있던 친구들도 한국말로 정체성을 알려왔다.모른체 하고 사진만 두어장 찍고 돌아서 나와서 산행을 더 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들어서 BP트레일엔 그 많던 사람들이 다 떨어져 나가고 적막감마져 돌았다. 비피트레일을 따라가다 지도를 보니 올드 벅 트레일과 만나는 트레일이 있어 그쪽으로 방향을 잡고 오르는데 숲속이 아닌 땡볕. 야생화가 이쁜 길을 걸으면서 사진도 찍고 행복감에 젖어 있을 무렵 갑자기 길이 없어 진듯 풀이 무성하고 잔 가시덤불같은 곳을 헤치고 나가니 갑자기 급경사다. 급경사에 길이 정말 토끼 길같은... 그렇게 올라 간 곳은 씨모아 스키장 올라가는 도로였다.올라 가야 하나 하고 오르다 보니 이건 아닌 것 같다. 다시 내려 갔다. 지나는 차들이 배낭을 메고 폴을 든 내가 도로를 걷고 있는 걸 신기하게 쳐다 본다. 자전거 타는 사람들은 힘들어서 마지막 힘까지 주고 있는 듯 보인다. 그렇게 몇백미터를 내려가니 트레일 헤드가 나타났다. 바덴 파월 트레일을 다시 들어 선 것이다. 그렇게 트레일을 만나 삼거리에서 올라 가다가 또 삼거리를 만나 어디로 가나 하고 있는데 자전거 타는 사람들이 비피트레일은 저 아래로 내려가다 오른쪽으로 간다고 알려 줬다. 다시 아래로... 그리고 계속 비피트레일을 따라 가니 길에서 점심 먹는 사람들도 보인다.나도 밥먹어야 하는데 하면서 좀 더 가서.. 하다 보니 많이 내리막길이다. 이거 이따 올라 와야 할텐데 걱정하면서 내려가다 보니 큰 통나무가 쓰러진 옆에 물이 있고 쉬기 딱 좋은 곳이 있다.시간은 1시를 넘겼다. 오다가 밴취있는 곳에서 간식하나 먹은게 다라 배도 고프고 물가에 혼자 앉아 점심을 먹고 조금 내려 가니 또 삼거리가 나오는데 좀 내려 가면 트레일이 일반 도로와 만나고 씨모아 그릭하고 만난다. 이곳에서 다시 돌아 가기로 한다. 시간이 돌아 갈 시간이다.

 그런데 또 길을 잃었다. 자전거 도로 이다.아까 내려 오던 험한 길이 아니고 자전거 길이라 그래도 완만한 편이다.그렇게 자전거 트레일로 오르다 백인 여자 둘을 만나 나 트레일을 잃은 것 같다. 비피트레일이 저위에 있냐고 하니 좀 더 올라 가면 만난다고가르쳐 준다. 이제 부터 내리막길. 빠른 걸음으로 재촉하여 내려 오니 다시 만난 씨모아스키장 가는 길. 길을 건너 아까 올때 다른 길로 오느라 오지 못한 길을 가다 보니 앞에서 어린 아들을 자전거 가르쳐 주는 아버지를 만나서 계속 뒤따라 가면서 그들을 지켜봤다. 아직 초등학교 저학년같은 그 백인 아이는 패달 밟는 것도 익숙치 않은데 산길을 자전거 타라고 가르친다. 넘어 지면 다칠텐데... 부지런히 길을 내려 오니 다시 만난 쿼리 락... 사람들이 아까 오를때보다 더 많다. 추월하고 또 추월하고 달리다 시피 내려 와서 딥코브 바닷가에서 바람을 맞으니 시원한데 바다엔 벌써 수영하는 사람들과 다이빙하는 아이들이 많다. 물을 다 먹어 화장실에 식수로 목을 축이고 주차한 초등학교 까지 걸어 가는 길에 피로와 행복이 몰려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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