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 [캐나다 한 중간에서] 언니의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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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윤문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9-07-31 11:38 조회1,470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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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문영
까만 밤에는 나의 둘째 언니의 작은 등이 생각난다.
내가 초등학교 들어 가기 전이고
기껏해야 언니는 초등학교 사학년 정도나 됐을 것이다.
까만 어둠이 골목의 길을 가리면
언니는 무서워 하는 나룰 위해
등을 내 밀었다
당시에 언니의 등은 커보였을 지 모르지만
지금 생각으론 한없이 작은 귀여운 등이었을 것이다
나는 짐짓 멈춤도 없이 언니 등에 올라 탔다
그리고는 언니가 불러 주는 노래를 들으며 잠이 들었었다
개찬니 안니.. 개찬니 안니..
얼마나 오래 걸렸을 까 잠이 들어 버린 나는
언니가 큰소리로 하는 말. .. 개찬다!! ...라는
날 놀래 키는 그 순간만 기억에 남았으니
언니가 업어준 공은 없었던 것이다
까만 밤이 오면
어쩌다 내 막내동이가 재잘재잘거리며
멀쩡히 씩씩하게 잘가고 있더라도막내동이에게
업어 줄 까.. 한다
업어 줄까.. 라고 말을 할 때
멀리서 풀벌레 울음 소리 들리고
내 고향 정릉 천에 흐르는
빨랫 방망이 소리 들리고
무심코 등을 내민 언니의 작은등이 보인다
못 이기는 척 업히는
막내동이가 내 등을 덥치자
멀리서 까만 밤의 별 하나가 내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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