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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 [문학가 산책] 백묵으로 그린 고기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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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유병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9-08-15 16:48 조회2,08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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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16f97d59cdd00d99b9c9672de88001_1565912867_5423.jpg 유병수/ 시인, 소설가

우리가 볕바른 토담길에서

이 지구를 들여다볼 때

어린 시절 몰래 백묵으로 그려놓은 고기들은

지금쯤 강이나 바다로 나가 헤엄을 칠까?

 

이루지 못한 아득한 꿈처럼

고무신 바닥으로 황톳길에 눌러버린 눈물처럼

아니면, 우리처럼 어항에 갇혀

자라나는 수염이나 만질까?

혹은 선명한 피로 그려놓은

그 수많은 떳떳함의 손짓처럼,

벽과 벽을 넘어서 소리칠까?

 

뼈가 보이도록 고기들은 헤엄칠까?

 

분필 토막으로, 굵직하게 나타나던

뼈마디는 바다를 넘치게 한 것처럼,

 

혹은 비늘이 백묵 가루처럼 날려

온통 이 지구의 아이들을

콜록거리게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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