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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 [바다건너 글동네] 시절 단상(時節 斷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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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민완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9-09-05 09:35 조회1,56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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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af11485bf01e7be2445eb16dc0f478_1567701276_5752.jpg  민완기(사)한국문협 캐나다 밴쿠버지부 회원 

 

어느새 9월이 찾아왔다.마냥 뜨겁고 길 줄만 알았던 햇살도 수그러지고,이제 바야흐로 가을로 접어드는 모양이다우리의 지혜로운 선조들은 그때그때 시절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보냈는지가 갑자기 궁금해져서 거실 한쪽의 만물박사‘Hey Google’에게 말을 걸어보았다. “한국 세시풍속 사전에서 우리나라 계절월별 별칭을 알려줘.”

 

깐깐 5음력 5월을 부르는 말오월은 하루하루가 깐깐하고도 지루하게 지내는 달이라는 뜻으로 매사 조심하라는 의미가 있으며특히 이달은 속칭 악월(惡月)이라고 불리는 이유가 냉장시설이 미비했던 시절음식이 부패하기 쉬운 데서 연유한 것이다.

 

미끈 6농사일이 바빠 한 달이 미끄러지듯이 빨리 지나간다는 뜻으로 농사의 전성기를 뜻하는 “메뚜기도 오뉴월이 한창”이라는 속담 역시매사 바쁘게 움직이는 농경문화의 특징을 나타내 준다.

 

어정 7건들 8글자 그대로 한 여름 폭염과 장맛비 가운데나무 그늘 아래서 어정어정 거리면서또는 물가에서 천렵을 즐기면서 한량처럼 건들건들대며 보내는 시절이라는 뜻.

 

동동 9이제 본격적인 수확 철을 맞아 두 발을 동동거리며 일을 해도 바쁘기만한 시절을 뜻함이다.

 

일찍이 작가 정비석은 4계절의 속성을 이렇게 구분한 바 있다.”봄은 사람의 기분을 방탕에 흐르게 하고여름은 사람의 활동을 게으르게 하며,겨울은 사람의 마음을 음울하게 하건만가을만은 사람의 생각을 깨끗하게 한다.” 또한 ’농가월령가’중 입추를 노래한 음력‘7월령’을 보면 가을이 성큼 다가옴을 다음과 같이 노래한다. “ 초가을이 되니 입추,처서 절기로다화성은 서쪽으로 흐르고 미성은 중천이라/늦더위 있다 한들 계절을 속일소냐/빗소리도 가볍고 바람 끝도 다르도다.”

 

아쉽지만 짧아지는 해와 함께 바람은 서늘해지고비가 또 자주 오게 되리라좀 늦은 더위가 이어지겠지만 가을을 시샘하는 질투의 잔열일 따름일것이다.

 

어정 7건들 8동동 9월’을 기억하면서 이제부터라도 시간을 쪼개어서 한 해의 수확을 잘 갈무리 해야겠다는 다짐을 동동거리며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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