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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 [바다건너 글동네] 'Thank you'의 문화文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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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심현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9-09-11 12:22 조회2,16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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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834c08db3bbd6eed1e539039e18e43_1568229719_2743.jpg  심현숙 (사)한국문협 캐나다 밴쿠버지부 회원

 

 

캐나다로 이민 온 후 귀에 가장 많이 익었고 또 가장 많이 사용한 영어는‘Thank you’일 것이다. 하루가 ‘Thank you’로 시작되어 ‘Thank you’로 끝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정은 물론 학교, 공공장소 어디에서나 남녀노소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상대의 호의와 고마움에 대한 예의로 사용되는 것을 볼 수 있다.

  마치 모국어에서 접미어만큼이나 이들에게 습관인 그 말 한마디가 많은 사람들에게 용기와 큰 힘이 된다. 서로가 서로에게 감사하고 서로를 격려하는 말, 이 단순한 언어는 찌푸려진 얼굴을 펴게 하고 지쳐있는 사람을 일으켜 세우는 위력이 있다. 누군가가 내게 ‘Thank you’하며 미소 지을 때 상대에게 더 친절하며 겸손해지고 싶은 건 인간의 심리이다.

  이 곳에서는 어린아이들이 말을 배우기 시작 할 때 맨 먼저 가르치는 언어가 ‘please’와 ‘thank you’인 것 같다. 대부분 아이들이 부모와 함께 상점에 오면 사고 싶은 물건을 자기가 고른다. 물론 혼자서 물건 값도 치른다. 어른들은 자녀들이 물건을 살 수 있도록 적당한 돈을 미리 준다. 그러나 부모가 보기에 부당한 품목이 있을 때는 못 사게 제지한다. ‘No’한마디면 들었던 것도 제자리에 갖다 놓는다.

  어린이들은 상점 주인이나 점원이 담아주는 물건과 거스름돈을 받으며 ‘Thank you’라고 말한다. 혹 그냥 지나치는 경우에는 ‘What do you say?’하며 감사하다는 인사를 반드시 하도록 유도한다.

  미국에 사는 이민 2세인 여자 조카에게 두 돌이 채 안된 딸이 있었다. 그 아이가 낮잠에서 깨어나 물을 달라고 하였다. 몇 번을 달라고 칭얼대었지만 조카사위(미국인)는 주지 않았다. 나는 왜 그가 그런지를 이해할 수 없었다. 결국 아이는 울면서 ‘Please’라고 덧붙였다. 그때서야 기특하다는 듯 이름을 불러주며 물을 먹여 주었다. 이들은 자녀들이 어릴 때부터 산교육을 시키고 있는 셈이다.

  이곳에 와 살기 전에는 서양 사람들은 삶 자체가 넓은 땅덩어리 마냥 스케일이 크고 자유스러워 가정교육도 비교적 자유방임 하는 편인 줄 알았다.

  그러나 내가 인식하고 있었던 자유와 이들이 누리는 자유는 너무도 판이했다. 공공질서나 공중도덕 등 타인에게 피해를 주어서는 안 되는 예절 면에서는 교육이 엄격하다. 그렇다고 가정이나 학교에서 어떤 목적을 위해서 획일적인 교육은 시키지 않는다. 자연스런 분위기에서 개성을 존중하며 가능한 한 본인이 체득하여 납득하도록 한다. 이렇게 자란 아이들은 성인이 되어서도 남을 존중하고 도울 줄 알며 누구에게나 서슴없이 ‘감사합니다’하며 고마움을 표현한다.

  각국에서 이민 온 대다수의 사람들은 첫 비즈니스로 식품점이나 세탁소, 식당 등 힘든 업종을 하게 된다. 고국에서는 자기와는 상관도 없는 양 살아왔던 노동이 눈만 뜨면 다가온다. 이 낯선 일터에서 피곤에 지친 이들에게 ‘Thank you' 한마디는 산소 같은 활력소를 준다.

  나 역시 이민 초기 식당을 할 때였다. 새벽잠을 설치고 나가 둔한 손으로 손님들의 Breakfast를 만들다 보면 그들 주문과는 다른 달걀 프라이가 되고 만다. Overeasy를 시켰는데 노른자가 너무 익어 버리거나 아예 터져서 접시에 노랗게 흐 르기도 한다. 다음 차례 때문에 다시 만들 수도 없고 당황해 하는 내게 그들은 항상 괜찮다며 고맙다고 인사를 하였다.그때는 그들이 좋은 사람들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이제 돌이켜 보니 겉치레의 인사가 아닌 진심이었음을 알 것 같다. 이른 새벽부터 자기들을 위해 서비스를 해주니 고마웠던 것이다.

 


‘Thank you’문화는 하나님의 은혜에 대한 감사로부터 시작되었다고 본다.

  구약시대 이스라엘 자손이 애굽 땅에서 대열을 지어 나올 때 여호와께서 낮에는 구름기둥으로 밤에는 불기둥으로 그들을 인도하시고 광야 생활 40년 동안 메추라기와 만나를 먹여주셨다. 이들은 감사하여 하나님께 제사를 드렸다. 이 유례가 전해지고 전해져서 지금에 이른 셈이다.

  구교로부터 탄압 받은 청교도들이 종교의 자유를 찾아 환난과 고통 그리고 죽음까지도 불사하고 1620년에 신대륙으로 건너왔다. 처음 그들은 원주민들의 도움으로 농사를 짓게 되었다. 첫 추수를 하자 너무 감격스럽고 감사하여 첫 수확한 농산물들을 감사 예물로 올려 예배드리고 인디언들을 초청하였다. 이것이 ‘Thanksgiving Day'의 유래로 전해오고 있다.

  40년 전 만 해도 기독교에 기초한 서구 사회의 공립학교에서는 성경은 정규과목이었다. 어느 날 성경을 수업에서 제해버리고 기도를 금지시키면서 그 사회는 급속도로 병들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신앙의 조상을 둔 그들의 영혼 밑바닥에는 항상 감사함으로 차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결국 미국을 세계 최강대국가로 만든 것은 기독교 문화 곧 ‘Thank you'의 문화이다.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우리 민족도 이 언어에 인색하지 않고 익숙했으면 좋겠다. 나 또한 불평보다는 감사하며 살 수 있기를.

 

(2001년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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