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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 [문학가 산책] 어떤 탐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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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유병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9-09-27 09:10 조회2,07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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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f9cb1c0f25abb7b44cfad92ebf26182_1569600592_6767.jpg  유병수/시인, 소설가


하긴 빛 들 때 발끝에 채이던 항구는 얼마만큼 떠올라 있어서 조금씩 높아지는 거리를 아침이 잽싸게 가로지르곤 바다로 뛰어드는 것을 볼 수 있었다. 파랑새 깃으로 땅 밑을 헤치고 창문을 내면 열린 대지는 내가 살던 중생대의 지도를 예쁘게 그려줄 텐데 하늘은 메아리 땅은 그림자 아버지는 노을을 받으며 걸어가셨어. 대낮에 뜬 낮달이 하늘 귀퉁이를 떼어 내어 입 벌린 아우성을 밤새 쏟았고 나는 탐험가니까 마지막 전설을 타고 상승해야겠지. 항구에서 빛은 내 주변을 함정처럼 파 놓았고 분간 없이 시선들은 손목을 거머쥐며 갈채를 보냈으나 바다는 목청을 갈라 파도도 없었고 채 물기도 가시지 않은 어릿광대는 첫 무대에서 독기 솟은 등을 더듬을 수밖에. 퇴색한 아침의 휘장 속으로 빨려 들어가며 얼핏 거리가 부서지는 꿈같이 일어서서 바다를 눈부시게 발가벗기는 것을 봤는데 포로의 안락의자는 사정없이 허리를 저미고. 키 큰 인형의 다리가 깃발처럼 자라서 몸을 감고 있는데 씨 뿌린 남자의 울음 같은 늪에서 내가 본 것은 언 땅을 헤치며 올라오는 중생대의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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