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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 <전재민의 밴쿠버 편지>어느 가을 날의 소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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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전재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9-09-29 05:55 조회1,52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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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루의 시작을 일출로 시작했다. 딸아이의 시험장이 써리라 멀기도 하고 대중교통으로는 너무 시간이 많이 걸려 데려다 주는데 하늘에서 일출의 쇼가 벌어지고 있었다. 구름에 가린 하늘 저편에서 빛나는 태양이 구름까지 붉게 물들이고 스스로의 출현을 알렸다. 옆에서 시험 걱정을 하고 있던 딸아이에게 저기 저것 좀 보라고 하니 "와 정말 멋있다."라고 감탄사가 흘러 나왔다. 잠시라도 시험의 스트레스에서 해방되었기를 바랐다. 그래도 이 아름다운 모습을 그냥 갈 수 없다는 생각에 고속도로 한편에 차를 세우고 찍으려다 지나치면서 포기하고 자주 하늘의 쇼를 보니 딸이 불안했는지 "아빠 운전에 집중해 주세요."하고 어늘한 억양의 한국말을 한다.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일출의 모습은 써리에 도착해서 붉은 해가 솟아 오르면서 절정에 달하고 있었다. 어디 높은 곳에 가서 사진을 찍어야 하는데 하다가 네비양이 좌회전 우회전을 연속으로 말하는 말에 포기하고 딸을 데려다 주고 그래도 미련이 남아 어디 포인트가 나타나길 기다리다 해가 완전히 떠올라 백밀러에 비춘다. 기록으로 남기진 못했지만 멋진 장면을 가슴에 담을 수 있어 행복했다. 딸을 데려다 주는 공식적인 일과외에 또 다른 수확이 생긴 셈이다. 그렇다고 그냥 집으로 갈 제가 아니죠.

 

 리치몬드에 들어 서면서 강변도로쪽으로 방향을 틀어 강변에서 아침 일출의 일부를 기록으로 남길 수 있었지요.토요일 이른 아침 강변도로엔 사람이 없는 신선한 느낌이 좋습니다. 강물위에 아지랑이처럼 물안개가 피어 오릅니다. 통나무를 끌고 다니는 바지선이 물살을 가르며 강물을 내달리면 강물엔 햇살이 너울너울 춤을 춥니다. 차로 조금 이동해서 사진을 찍고 또 다시 이동하다 크란베리 농장쪽에 하얀 장막처럼 펼쳐진 안개가 멋져서 입가에 흐믓한 미소가 번집니다. 그러다 쓰러져 가는 집들과 컨테이너하우스 판자촌같은 보트하우스에 마음이 복잡해 집니다. 컨테이너를 모아서 쌓아 놓은 곳과 차들이 많이 주차된 곳등을 지나치면서 이곳도 머지 않아 개발이 되겠지. 아파트만 즐비한 멋없는 곳이 되면 자연을 즐기는 공간도 줄어 들겠지 하는 생각이 든다. 강변도로로 계속 가려다 왠지 7번 도로로 가고 싶어 차를 돌려 7번도로에 들어 섰다. 그곳에선 안개가 더욱 농장을 꿈결처럼 바꾸고 있었다. 멀리 메트로 타운의 고층빌딩과 안개가 깔린 농장. 마음은 이미 안개를 밟고 걷으면서 신선이 되고 있었다. 주차할 곳이 마땅하지 않아 갓길에 차를 세우고 사진을 찍다 보면 좀 더 가면 더 나은 포인트... 뭐 그렇게 아침 시간 아침도 먹지 않았는데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신선놀음에 도끼자루 썩는 줄 모른다는 말처럼 지나가는 사람들은 아마도 날 미친놈으로 보진 않았을지. 그러고 집에 돌아 오니 아내가 "사진찍고 왔지." 한다. "응." 같은 취미를 가졌다면 함께 할 수도 있었을텐데 하다가도 기회는 늘 혼자 있을때 오더라는 생각도 든다.

 

 오후에 문학회 행사로 점심을 먹고 1시에 집에서 출발했는데 나이트 스트리트가 평일처럼 밀린다. 뭔일이래 하면서 혹 늦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준비하기 위해 공연보다 한 시간 일찍 가는 것이긴 하지만 일찍 도착하면 버나비레이크 좀 돌 생각을 했던건 포기해야 할 것 같다.행사장엔 이미 낯선 사람들이 행사를 준비중이었다. 그래도 바로 내가 할일을 찾아서 하고 행사는 성공리에 끝났는데 쇼핑을 해오라던 아내의 말에 쇼핑리스트를 가져 오지 않았음을 깨닫는다. 그리고 다시 저녁식사를 함께 하는 곳이 쇼핑하는 한국마켓하고 거리가 있는 곳이라 그냥 포기하고 집으로 달리는데 붉은 석양이 길을 덮는다. 와우 이런 모습 좀처럼 보기 힘든데 어디 가서 사진을 찍나 하고 생각하다. 

 

 강변으로 가자하고 마린린 드라이브에서 무작정 좌회전해 들어 간 곳이 빅토리아 스트리트 그런데 주차공간이 없다. 그러다 공원 주차장을 봤다. 시간이 6시까지로 이미 지났지만 잠시 차를 주차하고 사진을 찍기로 한다. 아 멋진 장면이다. 개를 데리고 와서 개와 노는 백인 여자가 흘긋 쳐다본다. 나도 그녀가 물건을 물에 던지고 개가 물에 들어가 물어 오는 모습을 본다. 날파리들이 무리지어 모여든다. 잠시의 행복이 가슴에 꽉찬 행복으로 채워졌다. 그리고 도로에 들어서니 다시 아름답기 그지 없는 구름이다. 석양의 빛을 받아 붉게 물든 구름이 붉은 양탄자같다. 굴곡이 심한... 빨리 나이트 다리 건너가서 리치몬드 강변에 가서 사진을 찍자하고 리치몬드 강변에 도착하니 전봇대에 가로등에 걸리는게 많다. 그리고 아름답게 물들었던 구름이 다시 요술을 풀고 원래 모습으로 돌아 오고 있었다.

 

어느 선배 /전재민

 

내가 기억하는 그는
적당히 마르고
적당히 선함이
얼굴에 뭍어 있었다
세월이 수십년 지나도
그대로 같던 그는
적당히 세월에 찌든 
얼룩 같은 주름도
적당히 턱아래 붙은 욕심도 얼굴에 새기고
뉴스에서 보던 사람들처럼
살아 것이
얼굴에 보였

 

그도 꿈꾸던 길로 가고
나도 꿈꾸던 길로 가고
머나 길을 돌아  
만난 연인처럼
행사사진을 두고 만난
기억과 현실 사이
기왓장에서 떨어지는
빗물처럼
가슴에 무엇인가
툭하고
떨어지는 소리가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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