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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 [문예정원] 알래스카 크루즈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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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현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9-10-18 09:17 조회1,80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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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92c73c0f20026d8f9199a425f8946d9_1571415442_4447.jpg이 현 재 / 캐나다 한국문협 회원

 

 알래스카는 1867년 미국이 러시아로부터 단돈 720만 달러에 매입했다. 한반도보다 큰 땅을 밴쿠버 다운타운 고급 주택 한 두채값을 주고 매입했으니 미국인의 상술은 예나 지금이나 대단한 것 같다.

 

 2019년 9월 21일 늦은 휴가를 알래스카 크루즈로 선택했다. 모든 일정과 비용은 막내딸이 도맡았다. 결혼한 큰딸 가족이 뒤늦게 합류 했다. 이제 막 2 돌된 손주와의 동행이 걱정되었으나 같이 가기로 했다. 발코니 객실을 예약했는데 3인가족 7박8일 비용은 5,000 달러(미화) 정도이며, 거실문을 열면 바로 바닷바람을 쐴 수 있게끔 설계가 되어 있다.

 

 크루즈는 오후 4시 반에 출발하나 승객이 2,000명 이상이라 일찍 수속하는 것이 편하다고 해서 오전9시에 탑승지인 캐나다 플레이스로 향했다. 곳곳에 크루즈 안내요원들이 배치되어 있었으나 승선 및 하선 승객이 뒤엉켜 매우 혼잡했다. 짐을 먼저 부치고 모니터로 승선 수속을 했다. 짐은 나중에 방 앞으로 배달해 준다고 한다. 미국지역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여권이 필요하다. 승선 카드는 사전에 발급받아야 하는데 방 열쇠 역할을 함은 물론 배 안에서 사용하는 모든 대금 결제가 이 카드 하나로 이루어진다. 현금이 필요가 없다. 사용한 비용은 마지막 날 청구되며, 사전 승선 카드에 등록된 신용카드로 결제가 된다. 우리가 묵을 객실이 정리가 덜 된 상태라 이른 점심을 먹기 위해 9층에 있는 뷔페로 향했다. 양식, 중식, 일식, 후식과 과일 코너 등 5종류의 섹션이 있다. 술과 일부 음료수를 제외한 모든 음식이 무료이며 24시간 이용할 수 있다. 출발하면 인터넷이 안 되나 채팅 가능 웹을 설치하면 서로 메시지는 주고받을 수 있다. 

 

우리 방 번호는 6098호, 짝수다. 여기서 홀수와 짝수는 매우 중요하다. 6098호 옆에 6097호가 있는 것이 아니고 6096호가 있다. 짝수와 홀수는 벽으로 차단 되어 있어서 복도를 잘못 들어서면 먼 길을 돌아 나가야 한다. 방안에는 침대 2개와 소파 겸 침대가 하나 있고 욕실엔 샤워 부스가 별도로 있고 줄  달린 샤워기, 샴푸, 린스, 보디로션, 드라이기 등이 비치 되어있다. 첫날과 둘째 날은 정박지 없이 온 종일 항해를 한다. 다이닝룸은 세미 정장을 해야 입장할 수 있다. 크루즈 내에는 갤러리, 극장, 카지노, 쇼핑 룸, 라운지, 스파, 탁구장, 휘트니스, 풀장, 사우나 등이 있다. 매일 저녁 다음날 일정표를 방에 배달해 주며 룸서비스는 24시간 이용할 수 있다. 비치된 양식에 메뉴를 선택해서 방문밖에 걸어두면 배달해준다. 별도 팁은 안 줘도 된다. 

 

 800명쯤 되는 종업원들은 매우 친절하다. 만날 때 마다 인사하며 우리 방을 담당한 댄(Den)은 내 이름을 기억하고 마주칠 때마다 '하이! 미스터 리' 한다. 유난히 동양인 종업원이 많아 물어보니 인도네시아에서 단체로 취업을 했다고 한다. 그래서 댄에게 인도네시아어 하나를 배웠다.  ‘떠리 마까시(감사합니다)’. 가끔씩 이 말을 써먹으니 종업원들이 매우 반가워하며 인도네시아에 가본 적이 있느냐고 물어본다.

 

 2일 차 되는 날 파도가 심해 배가 조금씩 흔들린다. 속이 메슥거리고 어지러워 저녁을 먹다 말고 6층 객실로 올라왔다. 멀미약을 먹고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다음 날은 알래스카 주도인 주노(Juneau) 선택 관광이다. 우리는 나가지 않는 대신 배 안에서 보냈다. 식당에서 마주친 할머니와 잠시 대화했는데 호주에서 왔단다. 그 먼 호주에서도 캐나다까지 와 알래스카 관광을 하는구나! 저녁 9시 반에 댄스 쇼를 관람했다.  3커플이 테마 댄스를 했는데 춤보다는 배경이 더 인상적이었다. 댄스 관람 후 카지노에서 판매하는 로또를 구입했다. 매일 추첨하며 당첨금은 43만달러이다. 내게도 행운이 오려나?

 

 4일 차 되는 날은 스케그웨이(Scagway) 기차 여행을 하기로 했다. 내부가 목조로 제작된 옛날 기차로 산 정상까지 올라갔다가 되돌아 내려오는 3시간 코스이며 비용은 140달러이다. 스케그웨이는 19세기 골드러쉬 때 금을 찾아온 사람들로 북적거리던 지역이다. 해발 3천 피트 정상까지 철도가 놓여 있는데 수만 명의 노동자가 깎아지른 절벽을 따라 110마일의 선로를 건설했다고 하니 절로 경의를 표하고 싶어진다. 한국어 안내장도 준비되어 있다. 기차여행 후 다이닝룸에서 식사를 했는데 웨이터가 매우 정중하고 친절했다. 이름을 물어보고 나중에 크루즈 이용 후기에 우수 직원으로 추천하기로 했다.

 

 5일 차 되는 날은 조식으로 콘지를 택했다. 오랜만에 쌀죽을 먹었더니 속이 편안하다. 조식 후 갑판에서 빙하관광을 했는데 쾌청한 날씨에 푸른 바다와 하얀 빙하가 조화되어 절경을 이루었다. 크기가 다른 수많은 빙하 조각들이 끝없이 바다를 따라 떠다니거나 암초처럼 버티고 있었다. 저녁에 갈라쇼가 있었는데 모든 승객이 정장 차림으로 사진을 찍은 후 저녁 식사를 했다. 다음 날은 케치칸(Ketchikan) 시내 관광을 했다. 자그마한 어촌 소도시로 선착장 부근의 많은 상점은 크루즈 관광객으로 생업을 유지하는듯 했다. 마지막 시즌이라 반값 세일이 많았다. 시내 관광 후 아내와 두 딸은 스파를 하러 가고, 사위는 손주를 보고 나는 홀로 객실에 남았다. 저녁 늦게 스파숍에서 돌아온 두 딸과 새벽 2시까지 카지노에서 슬롯머신을 했는데 야속하게도 끝내 잭폿은 터지지 않았다.

 

  7일 차 되는 날, 오전에 마술 트릭을 알려주는 쇼를 보고 저녁에는 파도가 잠잠해져 레스토랑에서 편안하게 뉴욕스테이크를 잘랐다. 식사 후 매직 쇼를 관람했다. 같은 시간 라운지에서는 밴드에 맞춰 7,80대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정열적으로 몸을 흔들며 마지막 밤을 아쉬워하고 있었다. 동양계 노인들은 수줍어서인지 스테이지에는 나가지 못하고 자리에 앉아서 손뼉만 치고 있었다. 갈라쇼 때 찍은 사진이 잘 나와서 장당 40달러인 사진 80장을 540달러에 딜하여 구입했다. 마지막 뉴스레터가 배달되었다. 내일 오전 9시 반까지 하선을 해야 하며, 현재 탑승 인원은 종업원 포함 3,000명쯤 되고 일주일간 소비한 달걀이 10 만개쯤 된다고 한다. 엄청난 양이다. 수천 명이 먹고 마시고 씻고 한 음식과 물은 또한 얼마나 될까?  

 

 8일 차 마지막 날 아침이다. 출발지인 캐나다 플레이스에 다시 도착한 후 크루즈 뷔페에서 아침 식사를 했다. 손주가 있는 큰 딸아이 짐 꾸리는 것 도와주고 9시가 다 되어 하선 수속을 했다. 승객들이 거의 빠져나간 늦은 시간이라 수월하게 수속을 마쳤다. 예약한 택시가 주차장에 대기하고 있었다. 여행 전에는 투병 중인 아내와 두 살배기 손주의 건강이 걱정되었으나 무사히 여행을 마칠 수 있음에 감사했다.   

 

노후에 후회되는 일(詩庭 박태훈)……조금 더 참을걸, 더 베풀걸, 더 즐길걸, 더 저축 해둘 걸......여행을 마치고 나니 여기에 한가지 더 추가하고 싶다.  ‘나중으로 미루지 말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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