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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 [문학가 산책] 내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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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유병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9-10-18 09:21 조회1,51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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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92c73c0f20026d8f9199a425f8946d9_1571415680_0301.jpg유병수/시인, 소설가 

 

 

 

바람은 죽어서 노래가 되어

 

도시의 한복판에서도

 

벌거벗고 잠들어야 하는 거리를

 

휘청대면서 휘청대면서

 

수평선도 지평선도 어둠에 묻힌

 

지구의 끝까지 걸어가

 

스스로 열리는 문 앞에서

 

우주의 한 점 별빛을 보고

 

별빛을 보고 모든 비의를 깨달아

 

거역할 수 없는 힘으로

 

계절의 순환하는 꽃들을 차례로 일으켜 세워

 

그들의 순진한 머리 위에

 

마법의 축언을 내리고

 

끝내는 그들을 절망에 울게 하고

 

절망의 눈물로 그들의 얼굴을

 

해맑게 씻고, 아침까지 해맑게 씻고

 

어느 축복받은 아침까지

 

더욱 더욱 해맑게 씻어

 

드넓은 영원의 팔목에 시계를 채운 뒤

 

아름다운 신부인 꽃들에게

 

토성환의 옥가락지를 예물로 드리고

 

시간의 노예인 그들을

 

쌍두마차에 태워

 

잠시 신혼의 단꿈에 젖게 하고

 

잠시의 꿈속에서 영원을 보여주고

 

덧없이 꿈꾸는 법이나 가르치고

 

그리고 노래는 바람처럼 스러져

 

스러져 내 노래는 또 무엇이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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