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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 [바나건너 글동네] “트럭커의 가을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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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유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9-11-07 09:00 조회1,98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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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06fbd962b6e48670eb7478c5b0c77ef_1573146149_6286.jpg김유훈(사)한국문협 밴지부

 

“여행”이란 단어는  가슴을 설레이게 한다. 심지어 가수 “조용필”이 부른 “여행을 떠나요”란 노래만 들어도 여행을 떠나고 싶은 생각이 든다. 한국에 있을 때는 해마다 여름이면 어디론가  떠나고 싶었다. 그리고 단풍이 물드는 가을에는 내장산이나 설악산에 가서 가을의 정취를 만끽하였다. 지난 날,  나의 결혼은 10월 하순이였다. 그리고  신혼여행은 10월 말  가장 아름답게 물든 단풍이 절정인 설악산에서 보냈다. 그리고 40년 후, 현재 나는 카나다에서 트럭을 타고 하루가 멀다  하며 여행을  떠나며 살고 있다. 지금처럼 단풍이 물든 가을 뿐 만 아니라  4계절을 산넘고 물건너 그리고 숲과 계곡이 있는 곳으로 트럭을 타고 여행을 하고 있다. 

 

나는 지난  9월 말, 써리에서 생산된 지붕재를 가득 싣고 미국 Lynnwood 에 있는 건축자재 도매상에 내려놓고 다시 물건을 실으러 간 곳은 Olympia 의 서쪽 끝자락에 있는 Hoquiam 이란 곳이다. 미국 워싱턴 주 서쪽, 그곳에는 태평양을  접하고 있는 Aberdeen과  Hoquiam있으며 그리고 석양이 아름다운 곳으로 유명하다. 그리고 근처에 울창한 숲이 있어 목재를  가공하는 제재소가 많이 있고  이에 필요한 철공장 역시 함께  성업 중이다. 나는 그 곳에  있는 철공장에서  철제 제품을 싣고 카나다로 오게 되었다. 약간 먼  거리이긴 하지만  트럭커에게는 좋은  일감이며 동시에 오는 길 가는 길에 경치가 좋은 BC주 남동쪽의  Castlegar라는 곳까지 물건을 배달하는 일이다. 

 

 나의 트럭은 고속도로를 따라 올림피아, 시애틀을 지나 동쪽으로 향하며 스노콜미 산 등선을 올랐다. 미국의 시애틀 근교는 울창한 숲, 높은 산 그리고 계곡이 어우러진 곳이다.  특히 내가 실은 짐은 아주 가벼운 물건이라 트럭을 운전하는 데 조금도 힘들지가 않아  산 등선을 오르는 데 아주 가볍게 달릴 수 있었다. 사실 예전에 이 산을 넘을 때면 트럭에 실은 목제나 철제가  너무 무거워 경치조차 제대로 볼 수 없이 운전을 해야했다. 한 겨울에는 눈이 많이 내려 수 많은 트럭과 차들이 엉켜서 고생했던 길이다. 그러나 내  트레일러에  실은 물건이 가벼운  덕분에 나는 즐거운 마음으로 아름다운 경치를 구경하며 달릴 수 있었다.  얼마를 달린 후 만난 곳은  Columbia 강이다.  이 강을 건너려면 산위에서 약 10마일을 내려와야 한다. 그리고 강의 양쪽에  있는  계곡은 미국에서도 유명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밴프를 가려면  Revelstoke 에 있는 컬럼비아강의  다리를 건너가야 한다. 그리고 이 강은 카나다 내륙을 거쳐 미국의 워싱턴 주를 지나 남쪽 포틀랜드를 거쳐 태평양으로 흐르는 거대한 강이다.  

 

 워싱턴  주  고속도로 I-90의  끝은 Spokane이다. 그 곳에서 다시 북으로 달리면 카나다 국경이 나온다. 그  길 역시 산과  강이  함께  어우러진  길이다. 카나다를 건너온 콜럼비아 강이 바로 그 부근의  산골짜기를 거쳐서 구비 구비 흐르고 있었다. 나는 그 곁을 지나며 한동안 자연의 경치를 만끽하며 트럭을 몰았다. 그리고  카나다 국도 NO.3를 들어서면 곧  BC주에서 아름답기로 손꼽히는 Christina 호수가  나온다. 로키산의 끝자락에 자리한  이곳은  내가 다닐  때마다 느끼는 것인 데  “참 아름답다”하며 감탄하는 곳이다. 그리고 높은 산은  대부분 주립  공원들로 둘러싸인  산길을  돌아 돌아  도착한 곳이 Castlegar였다. 이곳이야 말로 작은 도시치고 너무 아름다운 곳이라 글로 표현하기에는 부족하다. 즉 Columbia 강과 다른  강이 함께  만나는 곳으로  도시 가장자리에 강물이 휘돌아 가고 있으며 주변의 산은 약 3000피트 높이의 산들 자리한 도시가 바로 Castlegar이다. 그리고 근처에 호수 Christina가 아름다움을 더해주고 있어  누구에게나 자랑하고 싶은 곳이다.  

 

특별히 가을의 한 가운데, 그 푸르던 잎새들이 단풍으로 변하여 울긋 불긋 저 마다의  자랑인 색을 드러내고 있는 모습은 장관이였다. 그 중에서도 계절의 변화에 푸르름을 그대로 간직한 사철 소나무과의 나무들은  여전히 변함이 없다. 이 모두는 자연이 우리에게 보여주는 한 폭의 그림이였다. 

 

나는 그곳에서 물건을 무사히 내린 후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아주 유명한 관광지인 Osoyoos호수와 매닝  주립공원을 지나왔다. 내가  트럭운전을 지난 18년  동안 하여  왔지만  지금처럼 한번에  태평양바다, 올림피아 공원, 스노콜미 산언덕을 넘고, 콜롬비아 강을 건너고, 카나다 국경을 지나 Christina 호수를 거쳐 Castlegar로, 그리고 Osyoos 호수를 지나 매닝 주립공원을 거쳐 돌아오기는 처음이였다. 트럭운전은 때로는 힘들기도 하며, 위험하기도 하지만 지금처럼 이렇게 눈이 호강하며 기록 영화를 보듯이 한번에 자연의 아름다움을 마음것 보며 달리기는 처음이였다. 

 

 나는 이런 길을 달리며 한동안 감상에 젖어들기도 하였다. 그리고  한겨울 눈길에서 아슬아슬하게 운전하며 등에 식은 땀을 흘리며 달렸던 그  길들, 그리고 캄캄한 밤중에 앞을 볼 수없어 위험을 무릎쓰며 달려갔던 그 곳들이 지금은 이렇게  아름다운 길이였음을 알게 되었던 것 처럼 내 인생의 어려웠던 그  순간 순간 일들이 세월이 흐르고 나니  모두 추억의 한 장면으로  변해가고 있다고  생각되었다.  그리고 비록 트럭을 몰고 일하며 다닌 길이지만  여행은 많은 것을 보고 느끼게 해 준  귀한  시간이였다. 그러므로 여행은 삶의 활력소이며  아름다운 자연은 하늘이 내려준 선물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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