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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 [문예정원] 자라나는 손주들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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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의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9-11-22 08:58 조회1,91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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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e8612c0c28604c62ff00cfe44583958_1574441880_5561.jpg김의원 / 캐나다 한국문협 회원

 

우리는 올해에 초등학교 4학년 된 쌍둥이 손녀와 1학년이 된 손자가 있다. 이곳에 사는 많은 지인이 아들이나 딸이 성장해서 집을 나가면 학업이나 직장의 일로 같은 타운에 사는 일이 드문 편이다. 다행스럽게도 아들도 며느리도 밴쿠버에서 직장을 갖게 되어 일주일에 정기적으로 두 번씩 아들네를 방문하여 손주들과 시간을 같이 보낸다.  한 번은 주중에 하루 학교 수업이 끝나면 집으로 데려가 부모들이 귀가할 때까지 여러 가지 게임도 하고 학교 놀이터에서 같이 놀기도 한다. 또 한 번은 매주 토요일, 오전에는 손주들이 부모와 같이 시간을 보내고 우리는 오후에 동참하여 시간을 같이 보낸다. 아들 하나를 낳아 키운 우리는 손녀들과 손자와 같이 놀아주며 자라나는 모습을 보며 참으로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딸을 키워 본 적이 없는 우리는 아들 키울 때와 전혀 다른 새로움을 발견해 가며 많은 것을 배운다.

아주 어릴 때는 우리가 주동이 되어 게임도 하고, 그림도 그리고, 놀이터도 가고 헸는데, 나이가 들어가면서 자기들의 의견을 내고 자기 취향대로 행동하기 시작한다. 특히 쌍둥이는 어릴 때는 똑같은 옷을 입혀도 두말없이 입고 다녔는데 요사이는 일부러 다르게 입으려고 한다. 스타일이나 색깔도 다른 것을 선택한다. 손자는 아직 어려서인지 남자라서 인지 옷에 대해서는 입히는 대로 두말없이 입고, 심지어 누나들이 입던 옷을 입혀도 별로 불평이 없다. 먹는 것에 있어서도 취향이 달라서 엄마 고민거리 중 하나다. 하는 행동도 언니 쌍둥이는 무엇을 만드는 것을 좋아하고, 동생 쌍둥이는 책 읽기를 좋아하고, 손주는 퍼즐, 트랜스포머, 레고 같은 것을 갖고 놀기를 좋아한다. 손주들이 커지니 요즈음에는 주중에 학교에서 돌아오면 숙제하랴, 몸 씻으랴, 악기 연습하랴 우리와 놀 시간이 별로 없다.

토요일 오후는 손주들의 자유 시간이어서 날씨가 좋으면 데리고 놀이터를 가지만, 날씨가 궂으면 집에서 T.V. 프로그램을 보거나 Blue Ray 영화를 보게 된다. 여기서 서로 취향이 다르기 때문에 무엇을 보느냐는 결정을 하려면 시간이 걸린다. 쌍둥이는 아웅다웅 하다가도 의견이 일치되지만, 손자까지 일치되기는 쉽지가 않다.  그래서 많은 경우 손자와 나는 손자 방으로 올라가 카드 게임을 하거나 레고 놀이를 한다. 손자는 기타를 배우는데 나와 같이 기타연습을 하기도 한다. 가끔 의견이 일치되어 영화를 같이 보게 되는 때도 있다. 토요 새벽기도회에 참석하기 위해 일찍 일어나 잠이 부족한 나는 영화 도중에 잠이 드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손주들은 나를 “Sleeping Grandpa”로 부르고 전에는 깨우기를 시도하였었지만 요사이는 기권한 상태다.  최근에 제작되는 어린이를 위한 만화 영화들은 Computer Animation 기술 발달로 인해 매우 현실적이고 고품질이어서 어른들도 볼 만하다. 아들 키울 때 보았던 어린이 영화들은 물론 최근에 나온 영화들도 거의 다 섭렵했다. 아마도 나만큼 어린이 영화를 많이 본 할아버지는 별로 없을 거다. 그래서 영화 내용에 대해서 애들과 대화가 된다.

쌍둥이의 어휘 실력이 늘고, 책도 많이 읽고 해서 요사이는 쌍둥이들이 영화 내용을 나보다 더 잘 이해한다. 중학교부터 책으로만 영어를 배우고 캐나다에 유학 외서부터 실제 대화하기 시작한 내 실력으로는 영화 속의 빠른 대화를 완전히 알아듣기란 불가능하다는 것을 다시금 실감한다. 내가 잘 못 이해하는 것을 쌍둥이들이 가끔 시정해 주는 형편이다. 생각해 보니 요사이 우리가 아이들보다 잘하는 것이 한국말과 글, 수학밖에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좀 섭섭한 감이 든다.

참으로 감사한 것은 아이들이 몸이 자라며 지혜와 지식이 자라고,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자란다는 사실이다. 그저 철부지로 알고 있던 손녀들이 요사이는 우리를 배려하는 모습이 보인다. 자기들이 학교에서 감기에 걸려오면 남에게 전염된다는 것을 알고, 특히 노인들이 어린이와 같이 약하다는 것을 알고, 우리 보고 조심하라고 한다. 어느 토요일 오후 아들 집에 가니 쌍둥이들이 우리에게 미안하다고 했다. 왜 그러느냐고 하니 자기들이 친구 생일 파티에 초청받게 되어 우리와 같이 지내지 못하게 되어서 미안하다는 것이다. 너무나 귀여워서 둘을 꼭 껴안으며 안전하고 재미있는 시간을 보내고 오라고 했다.

성경의 시편 127장 3절에 보면 “보라 자식들은 여호와의 기업이요 태의 열매는 그의 상급이라”고 하였다. 우리에게 허락하신 여호와의 기업인 자녀들이 몸이 자라며, 지혜와 지식이 자라고,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자라는 것을 보며 오늘도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부디 기업이 튼튼하게 세워져 이 세상에서 사는 동안 꼭 필요한 존재로서 승리하는 삶을 살도록 오늘도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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