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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 [문예정원] 어떤날 저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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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규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9-11-22 08:59 조회1,86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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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e8612c0c28604c62ff00cfe44583958_1574441966_4836.jpg조규남 / 캐나다 한국문협 회원

     수많은 차 수많은 사람들
     발 디딜 틈 없는 항구 이 거리
     나 홀로 붉은 노을 속
     수평선에 묻힌다

     발길이 바닷가에 닿은 들
     쫓아, 썰물에 실릴 수 없어
     두발로 딛고 서있는 여기

     쓸어내어 도 
     쓸어 담아도 한없는
     울리는 경적의 소음 같은
     떨어져 뒤섞인 이삭 같은 희망과
     이루어 지지 않은 다짐의 방황들

     고개 돌리면 돋아 지며
     하나 둘씩 밝아지는
     미래 같은 점등의 시간
     지난 세월에 겹쳐 저
     땅거미 아스팔트 위
     추상화를 그린다

     소름처럼 밀려오는
     살아 있어 만나는 것들
     찍어 내버리고 싶은
     어느 한 토막 없었으랴

     그러나 가자,
     저녁 밥상이기다리는,
     가서, 따뜻한 것들로 가득한
     가서, 이루지 못한 것 또한 가득한
     보듬듯 수저 위 올려진
     저것들을 넘기자.

     가자, 가서
     그 따뜻한 것들 중 하나 남은
     오직 하나 남은
     그의 어깨 다독이어
     흐려진 사랑을 일 깨우자.

     모든 것 빠져나가 쭈그러진
     가슴을 채워 주자 
     가슴을 채워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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