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 [문예정원] 어떤날 저녁
페이지 정보
작성자 조규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9-11-22 08:59 조회1,865회 댓글0건관련링크
본문
조규남 / 캐나다 한국문협 회원
수많은 차 수많은 사람들
발 디딜 틈 없는 항구 이 거리
나 홀로 붉은 노을 속
수평선에 묻힌다
발길이 바닷가에 닿은 들
쫓아, 썰물에 실릴 수 없어
두발로 딛고 서있는 여기
쓸어내어 도
쓸어 담아도 한없는
울리는 경적의 소음 같은
떨어져 뒤섞인 이삭 같은 희망과
이루어 지지 않은 다짐의 방황들
고개 돌리면 돋아 지며
하나 둘씩 밝아지는
미래 같은 점등의 시간
지난 세월에 겹쳐 저
땅거미 아스팔트 위
추상화를 그린다
소름처럼 밀려오는
살아 있어 만나는 것들
찍어 내버리고 싶은
어느 한 토막 없었으랴
그러나 가자,
저녁 밥상이기다리는,
가서, 따뜻한 것들로 가득한
가서, 이루지 못한 것 또한 가득한
보듬듯 수저 위 올려진
저것들을 넘기자.
가자, 가서
그 따뜻한 것들 중 하나 남은
오직 하나 남은
그의 어깨 다독이어
흐려진 사랑을 일 깨우자.
모든 것 빠져나가 쭈그러진
가슴을 채워 주자
가슴을 채워 보자.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