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제석

 

작년(2018년) 5월 8일에 캐나다에 왔으니 벌써 1년하고도 반이 훌쩍 지났다. 내가 지금 있는 곳은 캐나다 BC주 북쪽에 있는 테라스(Terrace)시 라고 하는 인구 만 명이 조금 넘는 조그마한 도시이다. 이 곳에서 나는 팀홀튼에서 도너츠 만드는 일을 하고 있고, 아내는 호텔에서 프런트 데스크 일을 하고 있다. 

 캐나다에 오기 전 한국에서 직장 생활을 할 때는 캐나다에 와서 생활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었다. 25년 동안 한 직장에서 일 잘하고 있다가 갑자기 실직을 당하게 되었고, 취업이 안 되어 힘들어 하던 중에 2017년 12월에 캐나다에 살고 있는 선배를 만나러 여행을 오게 되었는데 캐나다가 너무 마음에 들어 선배에게 캐나다에 살고 싶다고 부탁을 하였고, 2018년 5월 8일에 캐나다로 오게 된 것이다. 

 50이 넘은 나이에 와서 생전 안 해 본 kitchen 일을 한다는 게 여간 힘든 게 아니었는데 이제는 제법 숙달이 되어서 육체적으로도 잘 적응을 하고 있고, 동료들과도 미숙하나마 영어로 재미있게 대화도 하면서 잘 생활해 나가고 있다.

 

 팀홀튼에서 일을 마치면 집으로 돌아가 아내가 차려 준 밥을 잘 챙겨 먹고 gym에 가서 운동하고 수영도 하고 집으로 돌아온다. 집에 돌아와서 한국의 유명 강사(법륜 스님, 혜민 스님, 김창옥, 김상운, 고미숙 등등)의 동영상을 열심히 시청한다. 

 

주말에는 내가 일이 없는 날이라서 더욱 더 나의 시간을 가지면서 여유롭게 지낼 수 있다는 것이 나에게는 은혜로운 일이다. 아침에  일어나서 이불을 털고 전날 빨래하고 널은 세탁물을 접어서 제자리에 갖다 놓는다. 그리고 컴퓨터 앞에 앉아 인문학 강의를 듣고 이어서 영어 선생님 (이 곳 테라스시에는 이민자들을 위해 무료로 영어 class를 운영하고 있다.)께서 빌려주신 영어 책을 읽고 그에 대한 동영상도 보면서 영어 공부에 매진하고 있다. 이 곳 캐나다에서 적응하며 살려면 영어는 필수라는 생각에 50이 넘은 나이지만 열심히 영어 공부에 매진하고 있다. 비록 영어 공부를 열심히 해도 원어민 같이 영어를 유창하게 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혼자 장을 볼 정도로 영어를 구사하기 위해 요즘도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 요즘은 정말 Utube가 잘 되어 있어서 편리하게 수많은 강의와 정보를 공유할 수 있어서 좋다. 

 

나의 점심과 저녁 식사는 대개 집에서 하는데 아내가 나를 위해서 음식을 만들어 놓고 출근을 한다. (아내는 오후부터 밤까지 일한다.) 아내도 일하느라고 힘이 들텐데 늘 나의 끼니를 준비해 주어서 너무나 고맙고 한편으로는 미안한 마음 그지없다. 아내는 이 곳에 와서 김치와 깍두기 만드는 법까지 배워서 직접 만들어 주었다. 덕분에 나는 매 끼니 때마다 김치와 깍두기를 정말 맛있게 먹고 있다. 그리고 아내는 나에게 떡볶이, 비빔국수, 잡채, 김밥 등도 해주어서 한국에 있을 때보다 더 한국 음식을 맛있게 먹고 있다. 아내에게 정말 눈물 나게 감사하다. 나 하나 믿고 캐나다에 왔는데 앞으로도 아내에게 늘 감사하는 마음 변치 않고 살아갈 것이다. 

 

하루하루 정말 소중하게 잘 보낼 것이다. 캐나다에 50살이 넘어서 이주했고 벌써 1년 반을 넘게 보내고 있다. 지금 이 나이에 많은 돈을 벌지 못해 아내에게 늘 미안한 마음이지만 그래도 캐나다에 와서 내가 일을 할 수 있음에 감사하다. 그리고 꾸준히 운동을 하면서 건강을 챙길 수 있어서 감사하고 나에게 영어 실력이 향상되라고 영어로 된 책을 빌려주신 Canadian 영어 선생님께도 감사하다.

 

 무엇보다 한국에서 내가 실직을 당해서 헤매고 있을 때 영어 과외를 하면서 가계를 꾸렸었고 캐나다에 와서도 힘들 게 일하고 있는 아내에게 너무나 고맙고 또 한편으로 미안하다. 

  아내를 위해 늘 기도할 것이다. 그리고 어디서 살든 늘 함께 오래오래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다가 아름답게 해피엔딩을 하고 하늘나라에서도 영원히 함께 했으면 좋겠다.

 

 오늘도 캐나다의 하늘은 맑고 드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