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숙인/시인(캐나다한인문학가협회 회원)

 

 

 

첫 눈이 내리는 날에는

꼬리 흔들며 마구 뛰어놀다

어디론가 사라져버리는

자유로운 똥개가 된다 

 

유명한 레스토랑 찾아가

이름도 잘 안 외워지는

이탈리안 파스타를 주문하고

고급 와인을 마신다 

 

아로마 향 안개 속에

천연 스파를 즐기고

바디 오일을 두른 채

전신 마사지를 받는다 

 

명품 숍 매장에서

신상 루이비통 고르고

심장을 대신 내려놓은 채

불 꺼진 집으로 귀가한다 

 

첫 눈이 내린 다음 날에는

꼬리 내리고

다시 쳇바퀴 도는

우리 안 다람쥐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