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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 [문예정원] 여운 남긴 김우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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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 낙 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9-12-27 09:10 조회2,03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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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e1123c52b078d155e5a3a734fc74a46_1577466581_5614.jpg최낙경/캐나다 한국문협 

 

며칠 전 대우그룹 창업주인 김우중 회장의 부음訃音을 접하다. 그는 1936년 대구에서 태어나 연세대학교를 졸업하고 1967년에 대우실업을 창업하여 대표이사가 된다. 1967년에 한국기계, 대우중공업 사장을 비롯하여 새한자동차, 대우중공업, 한미금융 사장을 역임하면서 1998년 8월 대우그룹이 해체될 직전까지 그룹 회장을 지낸다. ‘창조, 도전, 희생’이라는 대우정신으로 매일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열정을 쏟았고 대우의 ‘세계경영’ 전략으로 국교가 없는 나라에 우회수출을, 동유럽권에는 수교를 전제한 수출을 도모하고 일본 일색의 페루에서는 기발한 창의의 AS로 자동차 수리 시장을 일궈낸다. 

 

80년대 노사분규 때 매일 이른 아침, 직접 노무자 집으로 찾아 가서 그들 가족과 함께 식사를 하면서 대화를 나눈 일, ‘운동권 정신은 도전을 하는 대우의 정신’이라면서 이들을 기업의 해외주재원으로 파격적인 기용을 하는가 하면 이러한 노조원 40명을 대거 특채하는, 다소 이변성異變性 인사까지 도출導出하기도 한다. 이러한 고인은 공교롭게 필자와 동년배이자 연세대라는 학연에다 수산청에 재직할 때에 대우센터에서, 그리고 한국기계를 인수하여 어선용 기관의 국산화 과정에서, 당시 새롭게 부상하는 원양어업에 대한 상담 등으로 만남의 인연은 있었지만, 그보다 창의 롭게 세계경영을 향하여 활기차게 도전하는 모습은 아직도 잊을 수 없다. 

 

대한축구협회를 비롯하여 아시아 경기조정위원회, 요트 협회, 국제 민간 경제협의회장 등 사회활동을 아우르면서 연세대, 고려대와 미국 워싱톤 대학의 명예박사도 받고 40년간 한 번도 흑자를 보지 못한 한국기계를 인수하여 ‘실무자들에게 생산 원가를 철저히 제시하라, 그리고 제품 판매에 대해서는 나에게 맡겨라‘ 라는 지시와 함께 이른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전력을 투구하여 우리나라 대표적인 기계공업기업으로 성장시킨다. 또한 북대서양 조약기구(NATO)가 있는 벨기에 북서쪽 ‘앤트 위프’라는 도시의 어느 정유회사로부터 뜻밖의 인수의사를 받는다. 일본, 독일, 미국 등 기라성 같은 회사로부터 모두 거절당하는 이 기업을 전격 인수하여 노사분규를 잠재우고 1년 내에 흑자 기업으로 전환하니 당초 이 회사를 팔았던 사장이 다섯 배의 값으로 되사겠다고 제의를 하는 쾌재를 울린다. 이로서 그는 국내외에서 “부실기업 정상화의 명수”라는 별명까지 듣게 된다. 그러한 별명과 함께 국내의 철탑•동탑•금탑 산업훈장과 한국의 경영대상, 다액多額수출 대통령 유공기와 수단국의 최고훈장, 국제 상공회의소 국제 기업인상, 마로니에 기업문화상, 파키스탄의 민간 최고훈장 등도 수상한다.

 

그러나 ‘세계경영’이라는 공격적인 경영을 폈으나 IMF 경제위기 가운데 기업구조개선 작업에 이르게 되니 최고경영자로서 얻은 그의 명성도 막을 내리게 된다. 그룹 해체 후 해외 도피 생활을 지속하다가 2005년 6월 입국하여 분식회계, 횡령 등의 혐의로 기소되어 동년 12월 대통령 특사로 사면되고 2019년 12월 8일 향년 83세로 별세하게 된다. 각계에서 추모하는 행렬이 이어지면서 재계 서열 2위의 그룹으로 전국경제인연합회장직까지 수행한 일은 그 어느 누구도 감히 할 수 없다는 화두로 차가운 섣달의 빈소를 따뜻하게 지키며 그를 추모하고 있을 것이다. 

세계경영연구회 최윤권 위원은 본인이 설립한 학교법인 아주대학의 부속병원에서 1년여 동안 치료를 받으면서 ‘사람이 태어나서 이름 석자의 족적을 남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한다. 임종단계에 이르러서는 죽음의 시기를 연장하는 불필요한 행위를 거부하고 자연 그대로 눈을 감았다는 것이다. ‘내 마지막은 내가 결정한다’는 취지가 담겨 있고 자기 삶을 자기 의지대로 살고 간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대우실업이라는 회사를 창업하여 10년 만에 대우센터를 짓고 그 큰 빌딩에 대우직원(10만 명)을 가득 채우는 꿈을 불과 5년 만에 이룬다. 대우조선은 세계에서 가장 큰 도크(船渠, dock)와 세계에서 최대 규모인 봉제공장을 남기고 섬유판매량의 세계기록도 남긴다. 하지만 세계 으뜸가는 작품을 만드는 것과 ‘존경받는 기업인으로 기억되기를 바라는 것은 아쉽게 여운만 남는다. 도전정신의 표상도 징역 8년 6개월에 추징금 18조 원을 선고한 법원의 판단으로 고인에 대한 평가도 엇갈린다. 어떻든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는 고인의 명복을 진심으로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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