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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 [바다건너 글동네] 이민 1세들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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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유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20-01-08 11:31 조회1,90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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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4e2a76c9ddcb7d84f7beab9765ebd74_1578511879_2653.jpg김유훈


  2020년 새해가 밝아왔다. 다사 다난 했던 2019년은 역사속으로 사라졌다. 해외에서 고국을 바라보며 새해에는 우리 대한민국이 자유 민주주의 국가로 새로운 변화와 희망이 생겨나기를 기대해 본다. 비록 내가 해외에 살고 있지만 고국의 소식에 목말라 하는 동시에 삶의 현장에서 힘겹게 일하느라 어느덧 내 얼굴에는 인생항로가 그려진 노인이 되어 거울앞에 나타났다. 믿을 수없는 내 나이에 이제 앞으로 살아있을 주어진 시간을 세어보니 눈앞이 아찔하다. 그러나 모두가 가야할 인생 길 피할 수 없으면 즐겁게 살기로 생각을 바꾸니 마음이 편안해졌다. 

 

내가 처음 밴쿠버 공항에 도착 했을 때 40대의 젊은 목사로 환상과 꿈이 있었다. 그러나 그 꿈이 깨어지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냉혹한 이민의 현실을 알게 되었으며 우리 한인들이 외국 땅에서 살아가는 모습들은 눈물겹도록 힘들었다. 그 당시 선배 이민자들은 오래 전 거이 빈손으로 카나다에 와서 자라잡고 있었으며 일부 의사와 전문직 외에는 여러 분야에서 대부분 힘든 일 즉 노동에 가까운 일들을 하고 있었다. 그즈음 한국에서 많은 돈을 갖고 온 투자 이민자들이 많이 있었다. 그리고 그들은 모텔이나 주유소 등 비교적 규모가 있는 사업을 하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민 1세들은 언어와  문화의 차이를 극복하기 위해 수 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야만 했다. 특히 우리 민족은 전통적으로 자녀들을 위해 부모들이 아낌없이 교육에 올인하는 민족이다. 우리 이민자들 역시 어려운 여건에서 자녀들을 잘 키워서 주류사회속에 들여보내는 역할을 하였다고 볼 수 있다. 더우기 이민자들에게는 선택할 직업이 별로 없었지만 자녀들을 위해서 한국에서는 해 본적이 없는 일을 온몸이 부서지도록 일하였던 이민 1세들의 삶이다.

 

 나 역시 지나온 날들을 돌이켜보니, 아무 연고없는 이 땅에서 나를 믿고 따라온 가족들을 위해 무언가를 하여야 했다. 유학, 목회, 그리고 생업을 하였지만 나쁜 인간을 만나 아픔을 겪은 후, 트럭을 배우게 되었다.  무식하면 용감하다는 말대로 미국과 카나다의 고속도로를 용감하게 달리며 살아왔다. 대형트럭의 핸들을 잡은지 어언 18년이 지났다. 그리고 이민자들에게 트럭커라는 직업을 안내하고 상담해 주었다. 나는 목사 이후, 트럭전도사로서 알려지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내가 트럭을 몰고 미국과 카나다 전역을 다니며 그 때마다 생겼던 일들, 내가 만난 사람들과의 인연, 그리고 아름다운 자연의 4계와  하루에도 수 없이 변하는 장관들을 보며 느끼는 감정을 주체할 수 없어 쓰기 시작한 글들이 노트로 5권이 넘었을 때, 운명처럼 반병섭 목사님을 만났다. 그리고 그분께서 내 글을 보시고  “김목사, 글의 소재가 너무 좋은데, 글쓰기 훈련이 안되었네”, 하시며 “나한테 쓴 글들을 갖고와서 훈련 받게나”하셨다.  그 후 나는 2~3년 동안 반병섭목사님 앞에서 내가 쓴 글을 읽으며 교정과 훈련을 받게 되었다. 그 후, 목사님께서 “김목사, 이번에 꼭 책을 내게나!” 라고 말씀하셔서 나는 2013년 한국에 있는 “순수 문학사”에서 “목사에서 트럭커로”를 출판하였다. 그리고 이 책은 2013년 “한국 순수문학 수필부문 우수상”을 수상하였다. 

 

그리고 내가 발표했던 글 중에 “대한민국 군대예찬”을 반목사님 앞에서 읽어드렸을 때, 그분이 “이 글은 참 감동적이며 상을 받을 글인데, 그런데 좌파 문학가들이 보면 상을 주지 않을 걸”하시며 “보다 건전한 곳에 보내게나”하셨다. 그 후 나는 “ 한나라당 주최 재외 동포 수필 공모전”에 응모하였으며 이 글은 “제 1회, 재외 동포 수필 우수상”을 받게 되었다. 

 

 나와 반병섭 목사님과의 만남은 운명같이 하늘이 연결해 준 만남이였다. 왜냐하면 내가 트럭을 몰고 운전을 한 것 뿐 만 아니라 글을 쓰게 되는 계기를 찿을 수 있게 해 주었으며, 동시에 수필의 재료를 찿아 떠나는 현대판 김삿갓 같은 방랑자의 삶을 알게 해주신 분이기 때문이다.

 

이제, 이민 30년 가까이 되어 지난 날을 되돌아 보니 많은 우리의 이민자들이 이 외국에서 열심히 살며 가정을 잘 지켜내고 우리들의 1.5세들과 2세들을 주류사회로 독수리처럼 날려 보낸 우리들의 이민 1세들 모두에게 새해를 맞이하여 뜨거운 박수를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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