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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 [문학가 산책] 위니펙에서의 첫 이민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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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양해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20-01-17 09:05 조회14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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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2c1ab4faed4b01838843f20d6371fa_1579280712_176.jpg양해국(캐나다한인문학가협회 회원)


캐나다 위니펙 공항에 도착했을 때는 캄캄한 밤이었다. 이민답사를 위한 방문지는 한 겨울인 2월이었다. 첫날밤을 보낸 다음날 아침 하늘은 유난히도 하늘이 파랬고 비교적 매섭지 않았던 날씨 또한 도시근교 답사에 지장이 없었고 좋은 인상을 같게 되었다

방문 가이드의 도움으로 힘들지 않은 며칠간의 방문일정에  이정도면 살 수 있겠거니 결심하고 한국으로 돌아와서 가족에게 캐나다의 좋은 점들을  설명할 수 있었다. 곧 이민의 꿈을 키우면서 기대에 부푼 하루 하루는 이삿짐을 꾸리는데 몰두했다.

캐나다로 모든 짐을 보낸 후 출국을 며칠 앞두고 우리 가족은 경기도 이천에 사는 처남 집으로 갔다. 이별을 나누는 가운데 한번 고국을 떠나면 한국에 오기 어려울지 아니면 영영 다시 오지 못할 수도  있을 것 같았고 한국인의 밥상 터줏대감인 김치 또한 못 먹을 것 같아서 열심히  향수 섞어 한입이라도 더 먹으려 했던 기억이 난다

2003년  7월 27일 에어캐나다에 몸을 실은 우리가족은 기대 반 우려 반속에 위니펙 공항에 도착하니 한낮이었다. 간단한 서류심사를 받는데도 더욱 낯설었고 두리번거리며 공항 밖으로 나오자 반갑게도 미리 약속해놓은 이민정착을 위한 가이드가 기다리고  있었다.

한동안 지난 후에 알게 되었는데 북미지역에는 썸머타임을 적용하기 때문에 밤 11시경 까지 도 창밖이 훤해서 시계를 보곤 의아해했다

달이 뜨는 밤이면 달이 어찌 그리도 큰지 고국에서 보아왔던 쟁반같이 크다는 달은 위니펙의 달엔 비교가 되지못했고 별이 뜨는  밤에는 고국에서는 북두칠성이 북녘하늘 거의지평선 가까이 보였는데 바로 머리위에 위치하니 얼마큼 위도가 높은지 실감이 났었다

가을인가 했는데 10월 말경의 첫눈은 무릎까지 올라왔고 온 천지가 하얀 세상으로 바뀌었다

흰 눈 소복이 쌓인 가로수 가지 위에 햇빛이 비추면 그 순간 눈이 녹아 가지에 물기가 어리는데 금세 다시 얼어 얼음이 된 상태에서 햇빛이 비치면 그 찬란하게 반짝이는 정경은 환상적인 연출이었다.

넓은 주차장에 쌓여 있는 눈은 부지런히 트럭에 실어 시내 서쪽에 위치한 한 장소에 겨우내 모아져 자그마한 눈 동산이 만들어지고 여름까지도 남아 눈 동산을 자랑하고  이듬해 또 그다음해도 같은 장소로 모아지는데 이것 역시 위니펙의 자랑거리였다.

12월의 크리스마스 장식의 퍼레이드 또한 많은 기업인들이 참여하여 겨울 추억에서도 있을 수없는 위니펙을 만드는 일에 일조하였다

아침에 해가 맑은 날 청명하고 실온이 섭씨 영하 35 이하일 때 오전 9시 30분에서 약 10시 사이에 잠깐 나타나는 착시현상은 태양이 세 개가 동시에 동녘하늘에 나타나는데 위니펙 주민들은 이를 썬독(Sun Dog) 이라 불렀고 나 역시 일생에 처음 보았던 현상 이었다

정착지 겨울에 필요한 주의사항을 가이드께서 꼼꼼히 알려주는 교육 중의 하나는 항상  자동차 연료를 가득히 채우고 양초, 담요, 비상식량(초콜릿) 등을 차안에 가지고 다닐 것 등을 알려주었고 만약 눈 또는 사고로 차를 움직일 수 없을 땐  차안에서 대기하며 밖으로 걸어 나오지 말고 체온유지를 위한 자동차 시동작업을 반복하며 구조가 될 때까지 기다릴 것과 가정에서도 비상식량과 양초 등을 준비하여 둘 것을 덧붙였다. 동계시즌에 거의매일 계속되는 영하 15도 이하의 날씨에 동상과 동사의 중요한  대비를 강조해준 셈이다.

10월 하순에 시작된 긴 겨울은 5월 중순이 되어야 음지에 잔설이 조금 남아 있는 가운데 호수들의 얼음이 녹는데 이때쯤이면 따스한 남쪽나라 여행을 다녀온 기러기 가족들이 삭막했던 호수와 들녘을 채웠다

이로써  봄의 향연이 시작되었고 온 세상의 모든 민들레는 마니토바주 위니펙으로 다모여 노란  꽃으로 피어난 것 같았다. 노란색의 축제는 유채꽃,  해바라기 꽃들도 한 역할을 담당하는데 부족함이  없었다.

일출 무렵 지평선 자락에 펼쳐있는 구름은 햇살을 받아 고국의 서해안 해안선 마을로 착각 속에 빠지게 하였고, 여름날 피어오르는 구름은 장엄함과 두려움이었고 멀리 지나가는 먹구름(토네이도)은 고국에 군 복무할 때 야간 사격 하는듯한 번갯불의 연속이었다. 

어김없는 세월의 흐름에 계절은 바뀌어  가며 위니펙에 대한 정도 차곡차곡 쌓여갔다. 공원을 산책할 때 만났던 사람들은 웃음 가득한 따뜻한 얼굴로 반겨 인사해주고 육지로 둘러싸인 육지의 섬 위니펙까지 이민 온 우리 동포들 마음이 너무 고와서 그때 만나서 똑같은 정착의 어려움을 함께 나누어가며  이민의 정을 주고받았던 분들끼리 지금도 안부를 물어가며 정답게 지낸다. 몇몇 가정들은 밴쿠버로 이주해 와서 지금도 그곳의 추억을 한 잔의 차에 섞어 즐기며 식사도 함께 하고 있다.

우리네 삶속 생의 길에는 첫 사랑도 있겠지만 이민 정착지에서 함께 하였던 정 역시 아름다운 추억이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가끔씩 첫 정이 그리운지 캘거리에 살고 있는 둘째 아들 가정도 위니펙을 이야기  하곤 한다.

이러한 나의 이민 추억이 얽혀있는 그곳 지금 살고 있는 밴쿠버에서 약 2800여 키로나 떨어진 곳이기에 한번 가고 싶어도 쉽게 길 나설 수 없고 첫 정이 가득한 그때 그곳의 생활들을 가끔씩 마음속에서 꺼내 위니펙의 추억을 달래보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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