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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 [바다건너 글동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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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심현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20-02-13 09:04 조회6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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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f948ce820a7cedb3d654ca96580333_1581613473_7348.jpg심 현 숙

사>한국문인협회 캐나다 밴쿠버지부 회원 

  

  또 한 번 송구영신 예배를 드렸습니다. 다시 해가 바뀝니다.

  태평양이 보이는 바닷가에서 그 해 첫 번째의 태양을 바라보고 싶었습니다.

  지평선 너머에서 장엄하게 떠오르는 불덩어리 같은 태양으로부터 지칠 줄 모르는 에너지를 얻고 싶었습니다.

  새해아침, 가족과 함께 햇볕이 반짝이는 해변을 걸어보는 게 나의 꿈입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올해도 한국에 사는 노모와 친척, 친구, 그리고 미국, 호주와 이곳에 사는 지인(知人)들에게 새해인사를 할겁니다. 

  시대가 변천해도 변하지 않고 내려오는 신년 인사를 덕담처럼 주고받습니다. 아무리해도 손해날게 없고 아무리 받아도 표 나지 않는 말입니다. 언어의 관습에 의해서 새해의 축복은 이어져 가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냥 스쳐 지나가는 막연한 인사 같지만 이 말만큼 확실하게 한해를 축복해주는 말이 또 있을까요?

  애 어른 할 것 없이 이 한마디에 서로를 다시 확인하고 기쁨과 위안을 느낍니다. 

  새해에 복을 많이 받으라는 것은 무슨 뜻일까요?

  매해처럼 올해도 똑같이 새해가 돌아왔다는 사실, 같은 일의 반복, 이것이 우리들의 축복이라는 뜻입니다.

  그러나 만사형통할 때에는 그것이 복이라는 걸 몰랐습니다. 오히려 똑같은 생활에서 오는 권태로 일상생활을 떠나보고도 싶었습니다.

  다시 회귀 될 수 없는 일상을 상실한 후에야 그 평범했던 하루하루가 얼마나 큰 축복이었는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저는 제 자신에게도 복을 기원해봅니다.

  시간이 약이라고 이제 장애인 남편의 신체가 차츰 편안하게 느껴집니다. 

  2008년 새해에는 더 많이 미소 지으며 감사하게 살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얼마 전 40년 지기 선배 남편이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함께 이민 온 후 남편에게는 친형제 이상이었던 분이었습니다. 7년 전 폐암이 발견되었지만 병원 치료와 식이 요법 등으로 건강을 유지해왔었는데 갑자기 악화되어 이 세상에서는 다시 만날 수 없게 되었습니다. 

  남편이 교통사고로 사경을 헤맬 때, 영하 40도의 빙판을 날마다 달려와 병상을 지키며 형님의 생명을 연장해주시라고 하나님에게 기도 드렸던 사람입니다. 지금 남편은 살아있고 그 분만 가셨으니 애통함에 마음이 저려옵니다. 금방이라도 운동모를 쓰고 현관으로 들어설 것만 같습니다. 외롭고 힘들었던 이민 땅에서 희로애락을 함께 나누며 쌓아왔던 우정이 허무하게 멈추었습니다. 

  이런 일이 한 해 동안 주변에 일어나지 말기를 바라는 인사입니다. 지금은 서로 웃고 대화를 나누지만 언제 누가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것이 세상사 아닙니까? 

  새해의 인사를 형식적이고 진부하다고 생각할 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가슴속 깊은 곳으로부터 진심으로 정성스럽게, 수많은 사람에게 이 말을 전하려 합니다. 

  “새해에 복 많이 받으십시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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