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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 [문예정원] 조커의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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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박성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20-02-14 10:11 조회1,42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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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4bc39c96caaf3e75b331aa0d56c33e_1581703903_0191.jpg박 성 희 / 캐나다 한국문협 회원 

 

 

  너보다 못 배웠다고, 가진 게 없다고, 잘난 게 없다고 함부로 조롱하지 마. 발길질하지 마. 멸시하지 마. 넌 언제나 돈 많은 사람, 잘난 사람한테 굽신거리는 노예. 너보다 못난 누군가에게 아무렇게 대하면 너도 언젠가 조커한테 총 맞아!

  토드 필립스가 감독하고, 호아킨 피닉스가 주연한 미국 영화 <조커>가 사회에 던진 메시지다.

  영화 분위기는 어둡고 음침하다. 주인공 아서(조커)는 광대다. 어릴 때부터 정신질환을 앓는 양모와 가난과 우울 속에서 배우지 못하고 성장한다. 양모는 그에게 "넌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려고 태어난 아이야."라고 말한다. 성인이 된 조커는 양모 말대로 광대 노릇을 하며 간신히 입에 풀칠하는 삶을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시내 한복판에서 못된 패거리에게 놀림과 멸시, 발길질에 온몸이 피투성이가 된다.

  그에겐 웃음을 참지 못하는 병과 정신불안증이 있다. 그동안 무료로 정신과 상담을 받다 그마저 끊기게 돼 조커는 불안해진다.

  어느 날 조커는 동료 광대가 준 총을 몰래 지니고 있다가 어린이 병원에서 공연하던 중 총을 들키게 돼 광대 일마저 못하고 쫓겨난다. 그는 이제 철저히 혼자 힘으로 밥벌이를 해야 한다. 그러나 세상은 호락호락하지 않다. 그의 겉모습만으로도 사람들이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 않다. 

  직업을 구하러 전전하던 조커는 기차를 타게 된다. 기차 안엔 맨해튼 가에 있는 유명 은행원들이 어떤 여자에게 장난을 치고 있다. 이를 본 조커는 웃음을 참지 못하는 병이 도져, 단지 웃었다는 이유로 그들은 곧바로 그에게 무자비한 폭력을 가한다. 가만히 당하기 만한 조커는 이때 분을 참지 못하고 숨겨둔 권총으로 그들에게 발사한다.

  “너 같은 놈들은 죽어야 해!”

  분노와 억울함에 북받친 조커는 그들을 모조리 총으로 쏴 죽인다. 뉴스는 연일 한낱 광대가 유명 은행원들을 살해했다고 떠들어댄다. 뉴스를 접한 광대들과 소외된 약자들은 화가 치밀어 조커처럼 광대 가면을 쓰고 폭동을 일으킨다. 세상을 향해 자신들의 입지를 이야기하는 것이다. 그들도 사람 답게 살고 싶다는 걸 세상에 알리고 싶은 것이다. 경찰은 살인자를 찾지만 도망친 조커는 모른척하며 새 일을 찾아 나선다. 

  얼마 후 조커는 어떤 바에서 일을 잡기위해 억지 웃음거리를 이야기하던 중, 누군가가 이 장면을 동영상으로 만들어 인터넷에 올린다. 동영상은 곧 유명한 코미디 쇼에 소개가 되고, 급기야 조커를 초빙한다.

  조커는 꿈에 그리던 방송국 출연을 흔쾌히 허락하고 가장 화려한 모습으로 생방송에 출연한다. 생방송에서 그는 자기가 기차 살인을 저질렀다고 고백한다. 사회자는 조커에게 왜 그들을 죽였냐고 묻지 않고, 다짜고짜 “당신은 살인자이기 때문에 벌을 받아야 한다.”고 경고한다. 그러곤 조커에게 조롱과 멸시의 말들을 마구 쏟는다. 이때 조커는 “왜 나 같은 사람이 죽으면 본체도 안 하면서 고급 은행원이 죽은 건 그렇게 대단하냐.”고 방청객에게 항의한다. 그러곤 사회자인 유명 코미디언을 향에 탕 탕 탕!

  사회자가 조커에게 그들을 ‘왜, 죽였느냐’고 한마디만 물었어도 죽임을 면할 수 있었을 텐데. 무조건 약자를 깔보고 강자 편의 죽음만 드러내 놓고 있다. 우리는 태어날 때 다 같은 인격체로 태어났으며 그 인격은 누구나 동등하게 존중돼야하는데.

  영화 결말에서 조커는 경찰에게 붙잡히지만, 조커를 영웅으로 대접하는 수많은 광대들과 광대 같은 삶을 살아가는 집단들이 조커를 데려와 최고 찬사를 퍼붓는다.

  내가 너보다 우월하다는 신념, 돈이면, 권력이면, 다 되는 줄만 아는 사회에 <조커>는 경종을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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