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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빙 | [독자투고] 존 바에즈의 노래를 들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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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류제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20-03-19 18:24 조회1,76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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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  shall  overcome

                        Joan Baez

 

We shall overcome

We shall overcome

We shall overcome some day

Oh Oh deep in my heart, I do believe

We shall overcome some day.

 

#1

이 노래는 존 바에즈가 1963년 8월28일, 미국 워싱턴 DC 링컨 기념관 앞에서 인종 차별 철폐를 외치는 25만 군중 앞에서 부른 노래이다. 그 모임은 마틴 루터 킹의 “I have a dream’이라는 연설로도 유명한 집회였다.

이 노래는 한국에 있을 때부터 내가 즐겨 부르던 노래였는데 요즘 이 노래가 더욱 절절하게 가슴에 와 닿는다.

 

# 2

요즘 코로나 바이러스가 전세계를 강타하고 있다. 한국도 그 심각성이 커서 나는 매일 한국 뉴스를 접하며 어서 빨리 코로나 바이러스가 한국에서 종식되기를 기도하고 있다. 캐나다에서도 요즘 확진자가 늘어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지금 내가 살고 있는 곳도 인구 만 여명의 작은 도시이지만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풍문이 돌고 있어 점점 사람들이 예민해지는 것 같다. 이러한 흉흉한 분위기 속에서 문제로 드러나는 것이 있는데 바로 이 바이러스가 중국에서 최초로 발생했고 한국에 확진자가 급속히 늘었다는 뉴스를 접한 일부 인종 차별주의자들이 슬슬 그들의 본색을 드러내고 있다는 점이다.

 

# 3

얼마전 내가 운동하고 있는 GYM에서 있었던 일이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러닝 머신을 이용하고 다른 기구를 이용하려고 이동하는데 어떤 백인이 나를 쫓아오더니 러닝 머신을 닦으라고 말하는 것이다. 나는 순간적으로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그런 거라 감지하고 미안하다고 인사하고 비치해 둔 타월과 스프레이로 깨끗하게 닦은 뒤 그 백인에게 닦는 걸 깜박했다고 다시 한번 사과를 하였다. 그런데 그 백인은 아무 대꾸도 없이 인상을 찌푸리더니 주머니에서 마스크를 꺼낸 뒤 마스크를 쓰고서 달리기를 시작하는 것이었다. 이 도시에 와서 마스크를 쓴 백인은 처음 보는 순간이었다. 순간 내 기분은 몹시 상했다. 운동 기구를 사용 한 뒤에 닦지 못한 나의 실수가 있다고 하더라도 운동 기구를 닦은 뒤에도 노골적으로 내 앞에서 마스크를 쓰고 달리기를 한다는 건 아무리 생각해도 인종 차별적인 행동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 사건이 있은 후로는 운동 뒤에 더욱 더 깨끗하게 운동 기구를 닦고 있지만 아직 그 백인을 같은 시간에 접하지는 못하고 있다. 다음에 만났을 때에도 그가 내 앞에서 똑같은 행동을 한다면 나는 2년 동안 이 곳에서 쭉 살면서 외국에 나가 본 적이 한번도 없고 매일같이 아픈 데 없이 이곳 체육관을 이용했기 때문에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당당히 말해 줄 생각이다.     

 

# 4

내가 겪은 이 사건 말고도 이 작은 도시에서 한인에게 행한 무례한 행동은 어느 호텔 레스토랑에서도 있었다고 한다. 한인 가족이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고 있는데 느닷없이 어떤 사람이 다가와서 한국인이냐고 물어본 뒤에 혹시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된 거 아니냐고 물어보더라는 것이다. 이렇게 작은 도시에서도 이런 일이 발생하는데 밴쿠버나 토론토 같은 큰 도시에서는 이 보다 더한 사건이 일어나고 있지는 않은 지 염려가 된다.

 

# 5

나는 2년 전 캐나다에 온 뒤 맑은 공기와 대부분 친절한 사람들에 감사하면서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최근에 불미스러운 사건을 겪으며 어디든지 완벽한 곳은 있을 수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하지만 앞으로 나는 마틴 루터 킹이나 존 바에즈 같은 원대한 꿈을 가지고 살아가려고 한다.

인종 차별주의자들 앞에서 당당하게 맞설 것이고 전쟁과 폭력을 단호히 반대할 것이며 권력자들과 그 추종자들 밑에서 무릎 꿇지 않고 떳떳하게 살아갈 것이다.

빈자나 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배려하면서 살 것이고 그들을 위해서 능력 닿는 대로 도우며 살 것이다.

내가 뭐 대단한 사람이라서 그런 게 아니고 내가 그렇게 살면 세상이 아름답게 변하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거 같아서 그렇다. 

그리고 그렇게 살면 내 삶도 아름다워질 거 같기 때문에 나는 그렇게 살아가고 싶다.

다시 한번 한국을 비롯한 전세계에 번지고 있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종식되기를 간절히 기도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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