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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 [바다건너 글동네] “새장을 벗어난 새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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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유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20-07-08 09:00 조회1,25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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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8783364_RgWwLGDk_890b9b4ca7500cdcce915337333b0f1c33c97b32.jpg김유훈(사)한국문협 밴지부


  루마니아의 목사 “리차드 범브란트”의 산문집 “새장을 벗어난 새의 이야기”는 냉전시대의 희생양이 된 목사님의 자서전이다. 그  내용은 그가 공산주의에 저항하다 감옥에 가게 되었을 때 그가 겪은 감옥생활 14년을 신앙으로 이겨냈던 이야기들을  쓴 글이다. 그가 감옥을 벗어난 기쁨의 표현으로 새장을 벗어난 새로 비유하고 있다. 나는 오래전 이 책을 읽었지만 내가 나이가 들수록 잊을 수 없는 책의 제목과 그 내용들이다. 모든 사람들은 무언가에 얽매인 감옥살이보다 자유로운 삶을 열망하고 있다. 


지나온 나의 과거를 돌이켜보면 내가 신학을 시작한 1980년 부터 20년 동안은 전도사, 부목사, 그리고 담임목사를 하며 세상의 문화와 동떨어진 교회안에서의 생활이였다. 즉 영화, 대중음악은 물론 과거 친하게 지냈던 친구들과 연락조차 못하고 지내야했다. 왜냐하면 한국에서 목회자의 삶은 세상과 달라야만 한다는 것을 선배 목사들에게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왔기 때문이였다.


  그러나 내가 카나다에 와서 서양의 신학 특히 Regent에서의 강의를 접하고 난 후 나의 고정관념은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하였다. 즉 세상과의 결별이 아니라 세상속에서 함께 지내고 대중문화는 물론 현시대를 살아가는 방법에서도 세상을 이해하고 그 속에서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야 한다는 것이였다. 내가 만난 Paul Stevenson 교수님은 그리스도인의 자유함을 늘 강조하였다. 그의 강의를 들은 후 부터 내가 그동안 갖고 있었던 한국적인 목사의 권위와 체면이라는 것이 어쩌면 새장의 틀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갖게하였다. 


 그 후 나의 생각은 조금씩 변화를 하게 되었다. 오랫동안 잊고 지냈던 우리의 대중문화를 조금씩 이해하기 시작하였다. 특히 우리 두아이들에게 엄격하게 제한하였던 머리염색 , 귀걸이를 허용하는 등등의 자유를 주기시작하였다. 사실 동양아이가 서양의 애들 틈에서 무언가 동질감을 느끼려고 한 것을 이해하며 애들을 보듬어주었더니 바르게 잘 자라주었다. 나의 변화는 새가 새장을 벗어나는 과정이였다. 그러나 새장을 벗어낫어도 그 새는 날 수가 없었다. 새가 날으려면 든든한 날개와 매의 눈을 갖고 먹이를 사냥할 수 있어야 한다. 이민의 삶은 장난이 아니고 냉혹한 현실이였다. 날개가 있어도 날지 못하는 새, 새장에 있으나 밖에 있으나 마찬가지인 병아리와 다름이 없었다. 이즈음 Paul Stevenson 교수님의 강의는 나에게 새로운 활력소가 되었다. 즉 세상속에서, 현장에서의 사명으로 할 수 있는 일이 더 많이 있으니 교회안에서의 목사만을 주장하지 말라는 이론이였다. 그 당시 어려운 교회를 맡아 시무하던 중 도저히 유지할 수 없어 나는 조기에 은퇴를 하게 되었다.    


비록 새장을 벗어났지만 날지못하는 새에게 더 어린 병아리 둘을 데리고  한창 젊은 아내와 함께 이 땅에서 살아가기위해 발버둥쳐야만 했다. 대부분의 이민자들이 고생하며 살길을 찿아가듯이 나역시 맨땅에 헤딩하며 찿은 것이 트럭이였다. 벌써 18년, 트럭의 운전대를 잡고 카나다와 미국 곳곳을 다니며 수 많은 경험들을 글로서 기록한 것이 수필이 되었다. 


그리고 운전 중에 듣는 우리의 음악인  대중가요들은 외로운 운전자들에게 큰 위안이되었다. 우리들과 동 시대를 살면서 불렀던 정겨운 옛 노래를 듣게되면 나도 모르게 추억속에 잠겨 외로움을 잊게된다. 특히 장거리 운전 중 졸음이 엄습할 즈음엔 큰 소리로 그 노래를 따라 부르기도 하고, 아름다운 경치를 보면 감상에 젖어 글을 쓰기도하며 지내온 세월이 꿈만 같다. 과거 날지 못했던 병아리 같기만 했던 새가 지금은 카나다와 미국 전역을 날아다니는 독수리 같은 새가 되었다. 내가 새장을 벗어나 높이 날고 보니 김우중의 말대로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라는 것을 직접 경험하며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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