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 [문학가 산책] 윤 형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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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태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20-07-15 11:00 조회1,269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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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영/시인(캐나다한인문학가협회 회원)
반가워하지 않는 세상에 태어난 꽃들이
야단맞은 아이들처럼 부풀어가는 꽃대를 숙이고 있네
어젯밤 꿈속으로 수상한 여인들의 자태가 어수선하더니
내 눈썹의 반을 지워가 버렸네
나날이, 알 수 없는 기대와 혐오가 교차되는
수레바퀴 속 같아서
슬픈 풀잎 위를 거닐다 내려오는 황혼 길
검은 요정이 쏜 화살을 맞았다네
새순 머금은 키 큰 미루나무와 개암나무에 걸린 모이통으로
찾아드는 블루제이와 숲속 메리골드 한 포기까지 화석처럼
굳어버린,봄이 시작한 오늘
이별은 항상 무서운 것이어서 홀로 저물고 싶은 꽃의 마음
그 공터에 음산한 새떼들이 모여드네
윤형, 꿀맛처럼 달디단 사람의 사랑을 어찌 잊을까
넓게 펴지는 붉은 혀를 보네
이제사 내속의 한 꺼풀 야윈 벽이 허물어지고 편안하며
순한 빛들이 여과 없이 채워질 것이라 믿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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