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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 [바다건너 글동네] 내 마음의 산책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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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석봉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20-08-04 10:09 조회1,36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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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8783364_uq4TjdJC_573112d6c64a5be1d89732ada5f4d19337774324.jpg김석봉

사)한국문협 밴쿠버지부 회원


돌담이 길게 함께 걷고 있다

약한 비가 어깨를 누르고

깃을 세운 겉옷 위에 낡은 외로움이 따라 온다

어렸을 때 혼자 서있던 검은 강가 둑길도

젊었을 때 둘이 걸었던 빛나던 성당 산책로도

따라와 함께 걷는다

내일 우리가 갈 길을 알지 못해도

모두 함께할 것을 안다

마음의 산책로를 따라가 본다

봄바람에 개나리 담장이 흐드러진 동네를 지나

소나기 내리고 푸러른 흰 구름을 넘고

연홍시 붉게 피던 가을 노을을 지나면

푸르고 깊은 밤을 만난다

밤하늘을 미끄러져 내리는 하얀 별들 보며

언덕에 서서 소리쳐 노래한다

아베 마리아, 아베 마리아

별은 폭포가 되어 부서지고

수천 마리 은치가 되어 강물 위를 나른다

허공에 수만 수천 마리가 떠 있다

우리는 다시 걷는다

은치 가득한 별빛 강가로

밤하늘 먼동을 따라 새 꿈이 솟아나는

내 마음의 산책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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